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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의광장

그 거리에 내가 있어야만 하는 이유(100Km완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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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소재홍 작성일03-11-06 18:18 조회50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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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서울울트라마라톤대회 주최측 및 봉사자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제목: 그 거리에 내가 있어야만 하는 이유(울트라 100Km완주기)

너! 왜 뛰니? 묻거든 “글쎄 너도 뛰어봐.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뭔가를 느낄 거야”
정말 인간의 욕심(욕망)은 끝이 없는 건가.
마라톤 입문 만3년 동안 10Km 6회, 하프 17회, 풀 13회를 완주하고, 이제는 울트라를 넘보며 65Km 1회, 결국 이번에는 100km까지 왔다,
동 기간동안 5,198Km를 달렸으며, 2003년 목표 2,003Km에서 10월 현재 1,928km를 달렸으니 나머지75Km는 수일 내 달성될 것 같다.

누가 왜 그런 미련한 짖을 했느냐고 묻거든 저는 이유를 이렇게 말하고 싶었습니다.
인생을 축구경기에 비교하면 전반전 45분이 끝나고, 이제 후반전이 시작되는 나이에 스스로 살아온 길을 뒤돌아보고 또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지 생각해보는 계기를 갖고 싶었고, 지금까지 나만을 위한 삶에서 이제 남을 위해 베푸는 삶과 회사 및 가족에 대한 자아반성의 시간을 갖고져 했습니다.

마음을 같이한 동호회원 5명이 자칭 “독수리 5형제”라 칭하고 본 대회참가를 신청하였고,연습으로 8월30일~31일 강화 65Km울트라 마라톤을 달렸으며 개인적으로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려고 한강변 코스를 무수히 달려도 보았습니다.

25일(토)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대회 날이 다가오면서 긴장과 두려움에 물들어가고 대회 전날은 소화도 안 되는 심리적 부담이 시계를 멈추어 놓고 싶다.
2~3일 동안 하나하나 챙겨 안방 윗목에 나열해 놓았던 대회준비물을 완주의 각오와 함께 가방속에 챙겨 집을 나섰다.
04시부터 서약서 작성 및 물품보관을 마치고 새벽05시에 출발해야 하는 관계로 양재역 근처 여관에서 일행과 함께 잠을 잤지만 긴장탓 인지 잠을 설쳤다

26일(일)
03시30분에 일어나 양재동 교육문화회관 녹지광장에 도착하니 캄캄한 밤에 많은 건각들이 비장한 각오로 완주의 결의를 다져본다.
나의 완주목표는 총 12시간30분으로 1Km당 7분씩, 10Km마다 스트레칭 3분씩, 제1관문에서 옷과 신발을 갈아 신고 휴식포함 30분으로 계획을 세웠다.

쌀쌀한 새벽 공기를 마시며 05시에 출발이다.
컴컴한 양재천의 밤길은 우리를 반갑게 맞이했고, 가로등 불빛 아래 보이는 환경보호 조각품들이 매우 인상적이다. 다시 탄천을 거슬러 올라가니 아침이 밝아오기 시작하며 갈대 숲 사이로 피어 오른 물 안개는 완주를 기원하며 손을 흔든다.
자원 봉사자들의 응원 속에 잠실종합운동장 앞 확 트인 한강 변을 따라 강동대교 못 미쳐 암사동Turn지점( 29.5km)을 돌아오니 강 건너 워커힐이 한눈에 들어온다.
올 때 보다 많은 시민들이 한강 변을 달리며 가을의 일요일 아침을 만끽하고 있었다.

앞,뒤 번호표에 내가 추가로 적은 문구를 생각해 본다.
【(상단에) “사랑하는 오경자(부인이름), 소용호(아들이름), 소미라(딸이름)와 함께 달려요”
(하단에) ”회사의 건실한 발전과 형님의 쾌유를 기원하며”】

같이 참가한 가톨릭마라톤동호회원독수리 5형제는 계획한 시간을 정확히 지키며 달리다 보니 나도 모르게 한 무리의 페이스메이커가 되어있었다.
”달려라! 기쁜소식을 전하는 사람들” “추기경 김수환” 이라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달렸다.
뒤 따라오던 어느분이 굉장한 의문을 가지셨는지 용기를 내어 질문을 한다.
"어째 성함들이 다 똑 같으십니까? 전부 김수환씨 네요."
그러자 뒤따르던 다른 한분이 대신 대답하십니다.
"김수환이면 무슨 신부님 성함 같은데요....." “아하~ 김수환마라톤클럽 이시군요”
이런 무식하기로 서니…..,이런 사람을 위하여 내가 앞에서 이렇게 뛰고 있나…….

반포지구를 지나 가을 하늘을 보며 긴 호흡을 쉬어본다.
오늘을 위하여 그렇게 달려본 이길, 멀리 여의도 63빌딩이 보인다.
형님의 쾌유를 빌어본다. 작년 12월 위암수술을 받고 건강이 안 좋아 지금은 휴직중이다.
가을 하늘만큼이나 형님의 건강도 하루빨리 화창해 졌으면 좋으련만…..

제1관문(여의도 63빌딩 앞 강변주차장) 53Km지점에 도착하니 전 가족이 나와 열렬이 응원을 한다.
날씨가 추운 관계로 땀이 나지 않아 옷은 갈아입지 않고 스트레칭 후 신발과 양말만 바꿔 신고 음식을 먹으며 가족과 함께 사진을 찍고 20분 휴식후 다시 달렸다.

가양대교를 지나서 “배터지는 집” 사장(마라톤 매니아)이 자비로 준비한 전복 죽을 한 그릇씩 준다. 고마움을 느끼며 한 그릇 후다 닥 먹어 치우니 일행 중 한명이 다리통증을 호소한다.
약간 속도를 늦추어 같이 달리며 생각해 본다.
집안의 가장으로서 부인에게 사랑 받는 남편으로, 아이들에게 존경 받는 아빠상을 생각해 본다.
방화대교 못 미쳐 64.8Km지점에서 Turn하니 이제 갈 길만 남았다.
돌아오는 길에 전복 죽을 반 그릇 더 먹고 돗자리에 누워 다리를 하늘높이 올려 자전거타기 자세로 스트레칭을 했다.

다시 여의도 제1관문 자리에 오니 일행 중 다른 사람이 다리에 쥐가 나서 사혈침으로 양다리를 무자비하게 찔러댄다.
수박 몇 조각과 주먹밥을 먹고 통증을 호소하는 일행과 함께 다시 달린다.
약8분 속도로 달리면서 회사의 건실한 재건을 위하여 내가 할 일은 무엇이며, 우리부서의 효율적인 업무형태와 부서원들의 신명나는 일터분위기 조성을 위하여 어떻게 해야 할것인가를 생각해 본다.

반포지구 제2관문(83Km지점) 체크포인트가 눈앞에 보인다.
자주 있는 대회도 아닌데 함께 달리다 골인지점 제한시간에 걸리면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이 앞선다. 제2관문 통과 후 먼저 달려 보겠다고 일행에게 양해를 구하고 앞질러 나갔다.

90Km에서 마지막 스트레칭을 마치고 달려 나가니 걷는 주자들이 많고 나는 그들에게 “힘”을 외치며 추월하는 그 기분에 더욱 힘이 절로 난다.
잠실종합운동장 못 미쳐 양재천으로 접어드니 다 오는 기분이다.

95Km지점에서 부인에게 핸드폰을 하니 양재역 이란다.
택시를 타고와서 교육문화회관에 도착하면 전화하라 하고 속도를 늦추었다.
나의 골인하는 모습을 우리 가족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98Km쯤 부인의 골인지점 도착 전화를 받고 다시 힘껏 달렸고, 마음같아서는 100Km보다 더 멀리 달리고 싶었다.
제2관문(83Km)에서 골인지점(100Km)까지 17Km를 나름대로 힘을 분배하면서 때로는 구령을 부치며, 때로는 달리며 정한 삶의 수정계획을 기필코 실천하겠다는 의지로 힘차게 외치면서 달렸다.

약간 어둠이 내리는 가운데 새벽에 출발했던 그 장소가 이제는 골인지점이 되어 시야에 들어온다.
드디어 골인이다.
부인과 포웅 하고 이어 아들, 딸을 켜 안아 본다.
12시간19분41초다.

27일(월)
아침 일어나니 특별히 어디 아픈 곳은 없는데 몸 전체가 무겁지만 출근하여 직원들의 격려를 들으니 한결 몸이 가벼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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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거리별 통과 시간은 아래와 같습니다.
【출발(0Km) - 05:01:26】→【탄천(12.5Km) - 06:32:26】→【암사동(29.5Km) - 08:27:15】→【반포지구(46.5Km) - 10:25:21】→【제1관문 여의도(53km) - 11:09:42】→【방화대교(64.8km) - 13:04:32】→【제2관문 반포지구(83Km) - 15:41:03】→【골인(100Km) - 17:21:07】

종합적으로 좋은 기록은 아니지만 한가지 내가 몰랐던 내 안의 나를 발견 했고, 다음대회 때는 충분히 11시간 이전에 완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위 기록에서 보시다시피 제2관문(83km)에서 골인지점 까지 17Km를 1시간40분04초로 달렸습니다.
80Km를 한번도 걷지않고 달렸고, 그 이후 거리도 1km당 5분53초에 달릴 수 있었던 것은 건강하게 낳아주신 부모님의 덕택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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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고맙습니다.
이렇게 사지가 멀쩡하게 낳아주셔서 달릴 수 있는 조건을 주심에 감사 드리고,
지리산 두메산골에서 태어나게 하여 산 넘고 물 건너 4Km떨어진 중학교(하루 8km)를 다니면서 학교 길에 구멍가게가 없어 배고프면 남에 밭에 오이며, 가지며, 벼 이삭을 까먹으며 뛰게 해주셔서 고맙고,
지금껏 46년 동안 병원한번 안 가보고, 한약한번 먹지 않았어도 이렇게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기력을 주심에 감사 드립니다.

지금은 서울에 좁지도,넓지도 않는 아파트에 살고 있습니다만, 87년 제가 결혼할 때 아버님은 국민학교 교장선생님 이시면서도 우리 5형제에게 다 그랬듯이 "아들 낳아 대학까지 졸업 시켰으면 부모 도리는 다했다" 며 전세방도 준비 해주지 않아 형님 집 28평 아파트 문간방에서 신혼을 시작하다 6개월 후 부인 퇴직금과 일부 대출로 전세 얻어 나올 때는 부모님이 너무도 야속했지만 지금은 그것이 곧 내 인생에 크나큰 산 경제교육 이었음을 알고 있습니다.(참고로 회사 입사 1개월 후 결혼 했음)

어머님은 결혼 이듬해 모진 농사일에 일찍 돌아가시고, 아버님도 이제 78세 이시니 살아생전 한번이라도 더 찿아 뵈야겠고 지금보다 더 문안 전화 드리렵니다.

그리고 하느님의 도움으로 저를 낳아주신 부모님의 고마움에 보답코져 몸 상하지 않도록 잘 보전하여 때가 되면 다시 하느님께 그대로 돌려 드리렵니다.
부모님 정말 감사합니다.


제4회 서울울트라 100Km마라톤대회(2003.10.26)
뜀소 소재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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