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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의광장

공룡나라에서 24시간 : 2003년 이봉주훈련코스 제2회고성마라톤대회 참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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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신석 작성일03-01-22 16:36 조회61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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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나라에서 24시간

한려수로의 한자락을 휘감고 있는 고성은 내게는 그저 지나쳐 가는 곳이었다. 1975년 신혼여행 때 들렸던 통영이 인연이 되어 지금까지 기회가 닿으면 통영과 매물도 그리고 남해와 여수를 여행하면서도 고성은 그져 가는 길 가에 있는 지명에 불과했다. 더구나 읍 외곽도로가 개통되면서는 더욱이 고성에서는 물 한 모금 머금을 기회조차 갖지를 못했다.

불혹의 중반에 어설프게 마라톤을 시작하고 부상을 입어 2년간 쉬다가 2002년에 다시 시작하면서 2년간 쉰 목마름에 분에 넘치게 각종 대회에 몰려 다니며 직성을 풀어야했다. 2003년에 참가할 첫 대회를 정한 2002년 12월 어느 날 인터넷에서 마라톤일지를 함께 사용하며 알게된 고성이 고향이신 김종복님을 만나 이봉주 훈련코스 고성마라톤대회 참가의 권유를 받았다. 고성대회 1주일전에 있는 거제대회에 풀코스를 신청한 뒤인지라 정말 난감하기 짝이 없게됐다. 아무리 편하게 훈련하듯 달린다고 해도 1주일 간격으로 마라톤 풀코스를 연속으로 뛴다는 것이 상괘를 벗어나기 때문이다. 김종복님은 고성대회 코스와 횟감을 내세우면서 참석 안하면 섭섭하다며 으름짱을 놓았다. 미루고 망설이다 마감일에 가서야 일단 신청을 하였다.

1주일 간격으로 이어지는 고성대회에 왜 풀코스를 신청했는지는 나도 모른다. 하긴 그래야 이봉주 선수 훈련코스를 제대로 다 밟아 볼 수 있을거라는 생각 때문이었을게다. 대회마다 함께 다니며 도와주는 아내에게는 알리지도 않았지만 대회를 1주일 정도 앞두고 대회 주최측으로 안내물이 도착하자 아내의 질책이 컸다. 그 순간 나는 내년 대회를 위해 사전 조사차 참석하는 것이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아내를 달랬다.

거제대회에 참석하고 돌아오는 길에 고성군종합운동장을 지나며 아내 몰래 슬쩍 훔쳐 본 것이 고성의 전부였다. 고속도로 휴게소에 들려 안내소에서 한 장 짜리 고성군 관광안내를 집어와 집에서 약식이나마 고성에 대하여 공부를 시작했다. 제일 먼저 눈에 띈 것이 공룡 마스코트와 관광캐릭터 그리고 고성오광대였다. 문득 매스컴에서 우리나라의 공룡화석에 대한 기사가 생각났다. 그리고 내가 1970년대 초에 봉산탈춤에 심취했던 기억을 되살려 이번 기회에 공룡화석과 오성오광대의 숨결을 느껴보리라 작정을 하였다.

대회가 있는 전 날 토요일 오전 근무를 마치고 나는 아내와 마침 집에 들리신 팔순이 넘으신 장모님을 모시고 고성을 향해 출발하였다. 1주일 전의 거제대회는 난코스이기는 했지만 한려수도 청정해역의 정취가 보상을 하고도 남았다. 고성에서 치룰 대회를 어떻게 대비하여야할지 전혀 기준이 서지않았다. 사천나들목을 빠져나와 사천시의 시계를 벗어나 고성군으로 들어서자 이어지는 '환영 서울지역 마라톤동호인 ' '환영 대전지역 마라톤동호인' 등의 환영 프랑카드를 보며 고성군의 꼼꼼한 마음쓰임새를 확인할 수 있어 반가웠다. 제일 먼저 대회장인 종합운동장에 들렸다. 월드컵의 열기로 익숙해진 대형 고급 전용 축구장만을 매스컴을 통해 접해본 것과는 달리 소박하여 접근하기가 편한 운동장에는 대회 준비를 위해 이곳저곳에서 분주했다.


준비중인 대회장인 고성군종합운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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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애드밸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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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안내 팜프렛을 참고하면서 대회코스를 둘러볼 계획으로 운동장을 나서 도심을 빠져나가는데 지명이 낮설어 1시간 정도를 고생을 했다. 덕분에 '갈산탈박물관'에 들려 1970년대 초에 인간문화재이신 고김선봉선생님께 봉산탈춤을 전수받던 감회를 회상하여 오랫만에 민속탈과 마주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내일 아침 미사드릴 성당의 위치도 확인하여 두었다.


갈촌탈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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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오광대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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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장과 시외버스터미널을 지나 고가다리밑삼거리를 지나 송정입구에 들어서니 코스는 넓은 논과 들판으로 트여 있었다. 이어지는 작은 마을과 왼쪽으로 당황만의 푸른 물결이 시원하게 들어온다. 하프반환점이 있는 마을을 지나 해안도로에 들어서면 띄엄띄엄 종려수가 남국의 정서를 불러일으킨다. 동해중학교를 지나면 오른쪽에 대처에나 있을법한 멋진 까페가 위용을 자랑한다. 20km지점인 덕곡삼거리를 지나 어촌인듯 법동마을 입구가 반환점이다. 그런데 도로의 오른쪽에 이어지는 또 다른 마라톤 코스 표시판이 있다. '동해면일주' 마라톤 코스 이정표이다. 이 이정표를 따라 가니 난 코스가 이어진다. 해안을 끼고 오르막과 내리막이 이어진다. 이 코스가 이봉주 선수 훈련코스임이 분명하다. 언덕훈련과 파틀렉훈련에 적합한 코스이다. 관광안내지도에 나온 공룡발자국을 찾아 77번 도로를 따라나섰으나 이정표를 확인할 수 없어 장의사(절)를 지나 동해면을 빠져나왔다.


덕곡삼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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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km 거리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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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봉주 선수 훈련코스 오르막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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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구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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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읍내도 들어서서 관광안내지도와 이정표를 따라 고성군의 남서쪽 끝에 있는 공룡나라인 상족암군립공원을 찾아 나섰다. 해는 뉘엿뉘엿 지고 있었고 나는 물론 함께 한 식구들도 피로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초행길은 먼법이다. 상족암에 도착한 것은 오후 6시 30분경. 해는 지고 동쪽 바다 위로는 음력 섣달 열엿새 달이 환하게 밤바다를 비추고 있었다. 아무도 없는 부두에 도착하여 큰 안내판을 겨우 읽을 수 있었다. 인근 5km 주변이 1억년전의 용각류, 조각류, 수각류 등 공룡의 화석 다발지역이다. 마침 랜턴을 가지고 둘러보는 관광객의 양해를 얻어 랜턴을 빌려 장모님과 아내와 함께 어두운 밤바다의 바닷가에서 1억년전의 공룡나라 흔적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용각류의 발바닥 지름은 약 35cm, 발과의 거리는 약 60cm. 아마 귀여운 아기공룡들이 노닐었던 흔적임이 분명하다. 계단에 올라 어둠을 살피니 모형 공룡이 어둠 속에서 태고의 모습으로 우리 가족을 반기고 있었다.

당초의 계획으로는 상족암 부근에 숙소를 정하기로 했으나 내일 아침에 대회장까지 가는 것이 부담된다며 아내가 반대를 하여 일정을 바꿔 운동장 근처에 숙소를 정하기로 하고 가는 도중에 안내지도에 있는 이웃의 삼천포항에 들려 가기로 했다. 바닷가에 왔으니 김종복님이 자랑하던 고성회는 아니더라도 삼천포회는 맛을 보아야했기 때문이다. 의외로 삼천포부두는 가까웠다. 삼천포 부둣가에는 횟집이 즐비했다. 밤 부두에는 갈매기가 일상처럼 날고 있었다. 아내가 횟감을 받아오자 나는 서둘러 고성읍을 향해 차를 몰았다.

달을 밝았지만 초행길의 갈림길에서 올 때와 달리 삼산면 쪽으로 들어선 것이다. 이정표 상으로는 삼산 다음에 고성으로 표기되었기 때문에 의심할 여지가 없었고 고성읍까지 가는 해안도로에 들어선 것이다. 아내에게는 내색을 하지않았지만 시간이 더디 흘렀다.

밤 9시가 넘어 고성읍에 도착했다. 방향 감각도 없고 낮과는 전혀 다른 지형 감각이라 일단 운동장 부근을 향해 숙소를 잡기로 하고 방향을 잡았다. 읍내에는 운동복 차림의 일행들이 몰려다니고 있다. 작은 읍내에 9000명의 참가자로 북석댈 것을 생각하니 숙소를 미리 잡아놓지않은 것이 걱정이 앞섰다. 마침 119 사무실에 불이 켜져 있어 들어가 근무자에게 대회참가자라며 숙소 안내를 부탁했다. 아주 친절하게 읍사무소쪽과 사천쪽 그리고 대가쪽을 그림을 그려가며 안내해 주었다. 먼저 읍사무소 주변을 찾아나섰다. 그러나 들리는 곳마다 만원이란다. 할 수 없이 사천 방면의 숙소를 찾아 나섰다. 그 곳도 내일 행사를 녹화할 방송관계자들로 만원이란다. 돌아오는 나를 보는 아내의 시선이 곱지않다. 다시 운동장 앞을 지나 이정표를 따라 대가방면으로 달린다. 어둠 속의 들판에 보이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멀리 네온싸인으로 화려하게 장식한 러브호텔인듯한 건물이 어둠 속에서 나를 반기고 있다. 그리 반가울 수가 없다. 모텔 이름도 공룡나라답게 '티나노'. 2층 안내쪽창을 노크하고 사정을 이야기하니 아주 친절하게 온돌방을 내어주고 장모님을 위해 이부자리 한채도 넣어주었다. 2000년전에 만삭의 아내와 함께 하룻밤을 묵기 위해 숙소를 찾아 헤맸을 요셉을 생각하며 그 심경을 짚어본다. 밤 10시 30분이 지나서 우리는 짐을 풀수가 있었다.

아무리 늦어도 회맛을 보아야했다. 일품이다. 내일 대회를 앞두고 9시간이 넘는 승용차 여행으로 몸은 지쳐있었다. 서둘러 양치질을 하고 자리에 누웠다. 나는 공룡나라에 와 공룡 문패의 집에서 1억년전의 꿈을 꾸며 내일 대회를 위해 눈을 붙였다.

본디 잠이 짧은데다 잠자리가 뜬지라 3시간 남짓 눈을 붙이고 자리에 일어나 화장실에 들어가 대회팜프렛과 고성관광안내지도를 재독 삼독하며 시간을 보냈다. 5시 30분이 지나 조용히 아내를 깨워 읍내의 성당으로 일요일 미사를 드리러 숙소를 빠져나왔다. 고성성당도 예의 오래된 성당 처럼 읍내의 한가운데 자리 잡고있었다. 입구에는 '성 요셉'이 아드님을 안으신 상이 어둠 속에서 우리를 반기고 있었다. 약 300석의 성당은 한옥의 대들보 양식을 빌린듯 색다른 건축 양식을 보였고, 예수고난14처의 부조가 성당 벽을 따라 둘러쳐 있었다. 나는 영성체를 하고는 늘 우리 내외의 부모와 형제 그리고 그 자손들을 일일히 기억하고는 한다. 돌아가신 부모님은 어쩔 수 없지만 형제들도 태반이 외국에 나가 있고 국내에 있는 동생 가족들도 장성하여 만날 기회가 흔치않아 매번 미사 때마다 기억을 되살리며 그들을 위해 기도를 바치고는 한다. 또한, 오늘 같은 날은 마라톤을 하며 만난 친구들 가운데 각별하게 기억할 친구를 찾아 기도를 드린다. 그렇지않으면 일상에서 그들을 영영 잊어먹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미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다시 대회장인 운동장에 들렸다. 아직 이른 시간이지만 대회장 준비에 관계자들이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숙소에 돌아와 아내는 등산휴대용 버너로 찹살밥을 새로 짓고 미리 준비한 약식으로 마지막 카보로딩을 도왔다. 대회장의 교통통제를 염려하여 9시전에 대회장에 도착하기 위해 장모님께 잘 다녀오겠다고 인사드리고 숙소를 빠져나왔다. 대회장 가까이 이르니 벌써 차량이 밀려 있었다. 한참을 기다려 대회장 입구 논두렁에 겨우 차를 세우고 아내와 대회장에 들어섰다.

건물 밖에서 치르는 잔치는 무엇보다도 날씨가 제일 큰 부조이다. 오늘 날씨가 섣달 겨울날씨 답지않게 따듯하고 청명했다. 일기예보에서는 낮 최고기온을 섭씨9도로 예보했다. 신명나는 풍악, 민속연이 하늘에 길게 치달으며 잔치분위기를 돋으고 있었다. 주최측에서는 대회 기념품으로 지역특산물인 주남벼로 지은 쌀을 한 봉지씩 나눠주었다.

제일 먼저 만난 친구는 같은 대전의 보리오빠 가족이다. 울릉도의 빛나리 이원락선생 내외도 지난 울릉도 대회 이후 다시 만났다. 가톨릭마라톤동호회 부산 형제들인 마르코, 가브리엘, 베드로가 환영 프랑카드를 치고 있다. 운동장 밖에는 런다이어리와 부부마라톤클럽 친구들이 천막과 프랑카드로 멀리서 온 친구들을 맞이하고 있다. 오프라인에서 처음 만나는 친구들은 더러 인사를 나눴더라도 모습과 이름 그리고 닉네임이 혼돈되어 앞으로 몇 번이나 만나야 제대로 기억할지 모르겠다. 그래도 낮 익은 얼굴들과 통성명을 하면서 반가움을 나눈다. 여수의 김종생님 가족도 나들이를 나왔다. 마산에서는 박기대님이 일부러 천막까지 찾아왔다.


런다이어리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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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마라톤클럽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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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마라톤동호회 부산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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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죽이 겨울 하늘을 장식한다. 운동장 밖에서 5km를 먼저 출발시킨다. 코스 형편상 매우 잘한 진행인 것 같다. 날씨가 좋아 경기복을 간편하게 차려입고 운동장에 나가 무대에서 진행하는 스트레칭을 쫒아 몸을 풀고있는 대회 참가자들과 어울린다. 처음으로 스트레칭과 더불어 출발하기 전에 몸을 풀기위해 트랙을 돈다. 그런데 반가운 친구를 또 만난다. 칠순이 넘으신 띠동갑의 석병환 선생님 형제분 그리고 김제의 백발이 어울리는 정현모선생님. 대회장에서 이 분들을 만나면 늘 띠를 넘어 그 분들 연배에 나도 건강하게 달릴 수 있기를 바래고는 한다.

아내가 출발선까지 쫓아와 당부한다. 일주일전에 거제대회에 참가한 후유증이 아직 남아있을테니 몸조심하며 경기운영을 하라고 한다. 나는 4시간 안팎으로 완주하마고 다짐하고 출발 대포신호를 따라 운동장을 빠져나온다.

운동장 밖의 왕복 2차선은 경기 초반의 참가자들의 넘치는 주력을 소화하기에는 다소 좁은감이 든다. 길 가로 주로를 잡으며 혼잡을 피해 달린다. 어제 사전 조사를 한 코스인지라 그래도 마음에 여유가 있다. 훈련 때와는 달리 처음 5km는 늘 부담이 된다. 대회 분위기에 휩싸이지않을 수도 없고 오버페이스도 걱정을 해야겠기에 속도를 가늠하기가 어렵다. 얼핏 1km에 5분 미만을 달리고있다. 오버페이스가 분명하다. 그러나 경기 후반이 워낙 약한지라 전반에 벌어놓아야겠기에 몸이 허락하는대로 달리기로 했다. 읍내를 벗어나 너른 들판에 마파람이 앞을 막는다. 10km를 47분대에 주파했다. 기대 기록 3분을 오버페이스한 것이다.

평지의 코스는 한가했고 드문드문 마을 앞을 지날 때면 특히 나이드신 할머니들께서 신명나게 파이팅과 하이파이브를 걸어오신다. 일일히 응대해드리지 못하는 것이 미안할 정도이다. 해안도로를 따라 왼쪽으로 당황만 일대의 푸른바다가 시원하게 시야를 트여준다. 남쪽 지방답게 아열대식물인 종려나무가 쌈지공원 입구를 장식하고있다. 주로 전반에는 아직 키를 넘지않은 동백들이 꽃망울을 머금고 있다. 이 꽃들을 보기위해 따로 날을 잡아야겠다고 다짐을 해본다. 평소 오후 1시경이 점심식사 시간인지라 여기 쯤해서 허리춤에 가지고간 홍삼절편과 영양식으로 허기를 예방했다.

어림잡아 반환지점 3km를 남겨놓고 반환점을 되돌아오는 대전의 대지마를 스치며 연호를 하나 눈길 하나 주지않고 달린다. sub-3인 그가 오늘 일을 낼 모양이다. (2시간 41분 완주 확인) 법동마을입구의 반환점에는 농악을 울리며 주민들의 응원이 우렁찼다. 1시간 40분. 내가 참가한 대회기록중 가장 좋은 기록으로 반환점을 가볍게 돌았다.

올 때에 가로막던 마파람이 돌아갈 때도 간간히 갈 길을 막았다. 급수대마다 들려 이온음료를 열심히 챙겨마셨다. 30km를 지나며 급수대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10km를 남겨놓고는 1km 진행할 때마다 거리표시가 되어있다. 속도는 아직 `1km에 5분을 유지하고 있다. 개인 최고 기록을 눈 앞에 두고있다. 그러나 마지막 골인할 때까지 나는 완주를 위해 늘 조심하며 달린다. 솔직히 그 정도쯤해서는 자신의 여력과 기록을 저울질해가며 달려야되겠지만 나는 늘 기록보다는 완주를 염두에 두고 경기를 운영했다. 하긴 더 이상 욕심을 부려봤자 몸이 따라주지않았겠지만 전반 보다는 다소 처지는 속도지만 5분을 유지하고 있었다.

전방 5km를 남기고 열린 들판을 지나며 은근히 거제대회에서 골인 2.5km까지 마중을 나왔던 아내를 생각하며 오늘도 혹시나하는 기대를 걸었다. 그러나 아내의 모습은 보이지않았다. 운동장에 들어서서야 마음놓고 마지막 스퍼트를 냈다. 골인지점에 몰려있는 사람들 속을 향해 나는 힘들어 일그러진 모습을 부끄러움 없이 드러내 보이며 골인을 했다. 그리고 서둘러 시계를 보았다. 3시간 29분대가 분명했다. 내 개인적인 금년 목표기록을 예기치도않던 공룡나라에서 달성한 것이다. 아내는 딴 곳에 시선을 두고있다 뒤늦게 나무램과 반색을 하며 다가왔다. 하긴 출발할 때 4시간 전후라고 했으니 30분이나 이른 시간이라 다른 것에 눈길을 주고있었는지 모른다.


골인 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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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스트레칭을 하는 동안 부부마라톤클럽 회원들이 축하를 하며 대신 기록칩을 반납해주는 등 거들어 준다. 고성지방의 런다이어리 친구들이 기다리고있는 천막에 오니 떡과 술 그리고 두부 겆절이 등 푸짐한 음식으로 환영을 해준다. 너무 고마울 수가 없다. 몸은 다른 대회보다 오히려 불편한 곳이 거의 없다.


런다 고성 친구들이 베푼 먹거리 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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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부부부군/물시계/숨차다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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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종일 기다리고계실 장모님을 걱정하며 친구들과 뒷풀이를 함께 하지못함을 아쉬워하며 먼저 자리를 떠야했다. 다반향초부인께서는 장모님을 위해 먹거리를 한 상자 듬뿍 챙겨주셨다.아내는 마치 친정에 다녀올 때 꾸려주는 음식 같다며 고마워했다. 숙소에 돌아와 장모님께 무사히 경기를 치뤘다고 인사를 들이고 샤워로 몸을 풀고 숙소를 나와야했다. 숙소가 소위 러브호텔이라 체크아웃을 대회 교통통제시간을 감안하여 오후 3시 이후로 해줄 것을 미리 양해를 구했고 선뜻 허락을 한 것에 감사를 드리고 다른 기회에 다시 들리마며 전화 번호를 받아왔다.

대회 공식 교통통제 마감시간을 넘기며 우리 가족은 대회장을 뒤로하고 고성을 빠져나왔다. 공룡나라에서 24시간. 개인적으로 의외의 최고기록을 얻었고, 아쉽게 못다 채운 문화체험은 후일을 기약할 수 밖에 없었다. 아마 1년 뒤에 나는 마치 무엇에 홀린듯 공룡나라에 다시 나타날 것이다. 그리고 이봉주 선수 훈련코스에서 개인 기록을 세우려고 몰려들 전국의 마라톤 동호인들을 그려 본다.

욕심을 부린다면 공룡나라에서 공룡 기념품을 간직하고 싶었지만 제대로 둘러보지못해서인지 구할질 못했다. 공룡 발자국 탁본이라던가 아기공룡 모형과 고성오광대 탈 등을 대회장에서 구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그리고 다음 대회에서는 대회장에서 '오성오광대' 몇 과장 정도를 관람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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