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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나는 울트라마라톤 여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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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윤장웅 작성일02-05-23 17:56 조회59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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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는 울트라마라톤 여행


마라톤화, 팻션 감각에 어울리는 유니폼, 얄미운 모자, X세대를 초월하는 썬그라스, 물주머니가 있는 배낭, 지도, 손전등, 양말, 비상식품, 메모장, 안전 점멸등, 비상금, 비상약품등등 여기에다 여유가 있어 카메라를 지닌다면 이것은 금상첨화(나는 사쿠라미찌 울트라마라톤에서 카메라를 지참하여 달리면서 런너들과 또는 주변의 좋은 풍경을 많이 촬영했다.)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물품들을 준비하고 울트라마라톤 대회때나 연습을 할 때라도 메모지에 출발 때부터 레이스를 펼치면서 주변의 상황 자신의 레이스상태 상대의 모습들을 기록하면 완주 후 훌륭한 완주기가 된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나는 울트라마라톤을 할 때는 언제나 메모장을 지참하고 주요사항들을 메모하여 완주 후 바로 완주기 작성을 한다.
이러한 완주기는 기행문 형식이라 재미는 없지만 울트라를 접하고자 하는 동호인들에게는 다소나마 도움이 되리라고 나름대로 생각을 한다.
완주기란 코스에 대하여 주자가 느낀 여러 가지 돌발 상황등 그 코스를 접해보지 못한 동호인들이나 도전하고자 하는 동호인들에게 도움이 되어야 하는데, 근간에 와서 대회 종료 후 응모하는 마라톤 관련 완주기는 대부분이
감상문적인 완주기가 많아 이러한 면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내가 울트라를 선호하게 된 것은 풀코스에 대한 서브-3 도전과 체중조절 실패에도 원인이 있지만, 보다 더 큰 이유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도전과 한계극복 그 자체였다.
남자들의 속성이 영웅과 군중심리라는 철학적인 면도 있겠지만 무언가 보다더, 무언가 보다 나은, 무언가 나만이 할 수 있는 독특한 개성을 갖고 싶어서였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울트라마라톤 여행이라 해서 그동안 마라톤을 안한 것도 아니요, 그렇게 기록이 출중한 것도 아니지만 나름대로 울트라를 접하면 마음이 들뜨는 것이 무슨 이유인지 알 수가 없다.
아마도 이것은 내가 운전을 하면서도 점차적으로 느끼는 것이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단순해 보이는 운전이 점점 힘이 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생명에 대한 존엄성이 은연중에 작용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나만의 생각을 가져보지만, 울트라를 접하는 가장 큰 이유는 내가 살아있으므로 해서 달리고 즐거움을 만들며 그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달려서, 발길 닿는 대로, 하염없이 목적지를 향하여 다정한 친구처럼 자연을 옆에 끼고 때로는 정처 없이, 넋 나간 사람처럼 부처님의 모습처럼 배낭을 둘러메고 뭇 사람들의 걱정 어린 눈빛을 뒤로한 채 사뿐사뿐 길을 떠나 울트라여행을 시작했지만, 일반적인 여행과 달리 마음만은 가볍게 길을 따라 달릴 수 있다는 것이다.

『누가 말을 하였는가, 나는 길이 있기에 달린다고 말이다. 』

여행, 빈 몸으로 달려도 힘이 들지언데 5∼8kg정도의 배낭까지 둘러메고 달린다는 것은 달구어진 아스팔트에 눌리는 체중으로 인하여 발바닥이 아파 오고 어깻죽지가 눌려 오는 등 많은 보살핌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달리면서 힘에 겨울 땐 잠시라도 체력소모를 방지하기 위하여 살며시 살며시 배낭을 두 팔로 들어보기도 한다.

한적한 농촌을 지나가다가도 이내 시가지로 들어서고 또다시 한적한 농촌길로 들어서면 길게 늘어선 플라타나스는 어느덧 강렬한 햇살을 막아주기도 한다.
9월의 날씨는 들판의 오곡백과가 한창 무르익어 추수의 계절이 되겠지만 누렇게 익어간 벼이삭을 보고 코스모스 피어나는 길가라 생각하니, 몸도 가벼워지고 마음까지 가벼워지니, 내 앞에 펼쳐진 온 세상은 얼마나 아름답게 보이겠는가 !

가을의 하늘은 더욱 청명하여 푸른 하늘을 내려주고 달리는 기차는 벼이삭 너머로 저엄점 멀어져만 가는데, 한가위를 맞이하는 아낙네들의 송편 빚는 손놀림만이 대풍을 알리고 흔들대는 코스모스는 한바탕 축제를 벌이지 않겠는가 !

이름 모를 들꽃들 여기저기 피어서 눈길을 주지만, 벌써 서산에 걸터앉은 해는 뉘엿뉘엿 산자락에 누워 버렸다.
배낭을 뒤적거리며 쵸코랫을 하나 꺼내 입에 물어보지만, 예전엔 그리 먹고 싶었던 것들이 아니었는가 ?

땀 흘리고 먼 거리를 달려 산적 같은 몰골로, 지나가는 많은 차량들을 놔두고 달려가는 그 맛은 피곤에 지친 육신을 거두어 주기를 은근히 바라지 않겠는가!
길가에서 바라보이는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좋은 집, 길가에 엉켜 있는 호텔, 모텔들을 지척에 두고 하룻밤도 아닌 다만 몇 시간만이라도 자고 갔으면 그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도 해 보지만, 울트라 여행은 그것을 반기지 않는다.

여기저기 덩실덩실 익어 늘어진 열매들은 얼마나 나를 유혹하고 있는가?
농촌의 좋은 인심만 믿고 갈증나는 목을 축이기 위하여 걸죽한 막걸리 한 사발 얻어먹었으면 그 얼마나 좋았을꼬 !

원두막에 올라앉아 두런두런 달림이나 얘기하라 하면 하룻밤 새는 것쯤이야 땅 짚고 헤엄치기 아니겠는가?

어둠을 맞이하고 논두렁의 소식이 귓가에 맴돌라면 구르룩 구르룩 개구리 울음 소리에 집 떠난 나그네의 모습이 그려진다.
개구리 소리를 뒤로하고 산새 입구에 다다르면 그렇게 어려운 반딧불의 여행도 볼 수 있는 귀한 곳이 있다는 것을 왜 진작 나는 몰랐단 말인가 !

산자락을 넘어 산새에 파묻히면 병풍속에 얹어진 나의 모습이 보이고 한 마리의 학처럼 훨훨 날아 산허리를 감고 돌아 내려가는 듯 하는 착각에 빠져 버리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여행과 함께 하며 보이는 것은 어둠과 숲, 그리고 나무 그들은 나를 오라 손짓을 하지만 가야만 하는 열정속에 아쉬운 작별을 해야 한다.

날이 밝으면 초췌해진 얼굴을 한 번은 닦아주려고 주유소를 이용한다.
아무리 세상 인심이 각박하기로 서니 물 한잔, 세수 한 번 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까지 앗아가 버렸을까마는 먼 거리를 달리다 보면 주유소와 휴게소는 주자들에게 큰 것, 작은 것 등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효자스런 곳이기도 하다.

등에 둘러메어진 배낭 속의 생명수는 미지근하다 못해 조금은 텁텁하지만 어디 그래도 이만한 물이 내게 주어지겠는가 ?
달리는 여행, 달리는 차량들이 길이 있기에 또한 달린다.

아내는 무엇을 하고 아이들은 또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이 밤이 새도록 오지 않을 것을 미리 알아서 벌써 꿈나라로 가셨는가 ?
지금 이 시간 새벽을 맞이하면 식당의 불빛도 하나, 둘 꺼져버리고 어두운 밤의 눈치를 보며 기나긴 울트라의 여행을 한다.

외롭게 서 있는 도로표지판 ! 하나씩 하나씩 머리에서 사라질 때면 점점 다가가는 울트라 여행의 종착역이 기다리고 있다.
나는 저들을 벗삼아 캄캄한 밤길을 달리는 동안, 그동안 느껴보지 못한 나만의 시간을 홀로 정리해 본다.

달리는 여행, 울트라의 여행 이렇게 낮과 밤이 교차하면서 세상을 밝히는 불빛을 바라보며, 점점 다가가는 한발 두발의 내딛는 힘은 울트라여행에서만 느낄 수 있는 우리의 정감인 막걸리와 같은 도전과 한계라는 여행의 진수이다.

산을 오르지 않은 사람은 등정의 참 맛을 알 수 없듯이, 울트라여행을 해보지 못한 사람은 진정한 여행을 했다고 볼 수 없을 것이다.

나는 독특한 여행을 한다 그것이 설마 실패를 하더라도 도전하려 했던 그 정신이 나에게 주어지지 않았는가 !
여행, 인생의 역정, 마라톤의 역정, 살면서 살아오면서 그동안 여행을 안다닌 것도 아닌 것처럼, 달리기를 하지 않은 것도 아닌데 울트라 여행을 떠나는 것이 왜 그렇게 마음이 설레는지, 아마도 이것은 자신과의 약속처럼 즐거움을 만끽하고 도전을 하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울트라마라톤 여행이라는 이유 그 하나뿐일 것이다.



코리언울트라런너스
월야 윤장웅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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