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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의광장

내 인생! 마라톤의 두번째 봄날은 이렇게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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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대현 작성일02-03-05 00:31 조회64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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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아이가 초등학교 4학년때의 일이다.
평상시 용돈을 넉넉하게 주지 않고 필요 할 때마다 주는 관계로 장난감이나 소지품을 아내가 알 수 있을 정도이었는데 로봇태권V 장난감을 학교가 끝나고 큰아이가 방에서 같고 놀고 있는 것을 아내가 발견하고 토요일 퇴근하니 나에게
말을 하기를 용돈으로 준 금액을 상회하는 장난감을 가지고 논다는 것이 무언가 낌새가 이상하다는 것이다.

큰아이 방에 들어가 문을 닫고 자초지종을 물으니, 처음에는 친구장난감이라 둘러댄다. 친구라면 누구라고 대라니 이름을 대지 못한다. 더욱 추궁을 하니 결국은 아파트 단지상가의 문구점에서 장난감 구경을 하다가 욕심이 나서 갖고 왔다는 것이다. 이일을 어떻게 수습을 하면 아이에게 상처를 적게 주고 해결을 할 수 있을 것인가를 곰곰히 생각을 하여 보았으나, 바른 해결책이란 간단한 것이다. 정직한 것이다. 숨김없이 털어놓고 잘못을 비는 것이다.

다음날이 일요일이라 문구점을 찾아가 주인에게 어제 우리아이의 행동을 알리고 오후에 아이를 보낼때 장난감 값을 지불하게 할터이니 따끔하게 타이르도록 부탁을 하니 문구점의 주인은 참으로 존경할 만한 아버지로 이런 일은 처음 경험하는 일이라 하였다.

그후 큰아이에게 문구점에가 사실대로 이야기를 하고 로봇태권V 값을 드리고 용서를 구하라 하니 울먹이면서 겁을 내고 있는바, 사실대로 솔직히 고백을 하고 용서를 구하면 오히려 속이 시원할 것이라는 말과 그렇게 하지 못하면 평생토록 영원한 도둑이 된다고 설득을 한바, 큰아이도 나의 설득에 동의를 하여 훔쳐온 장난감과 돈을 가지고 문구점으로 가기로 약속을 하였다.

큰아이가 문구점으로 나간 다음 뒤를 따라가 보니 문구점 주인에게 머리를 조아리고 사실대로 이야기를 하고 돈을 드리니 문구점 주인이 무어라고 말을 하고
장난감 값도 받는 것이 보였다. 큰아이의 얼굴이 환하게 웃음을 띠우며 큰짐을 벗은듯 문구점 주인에게 인사를 하고 되돌아 오기에 나의 마음도 안심이 되었다.

그후 항상 큰아이에게 기억나는 사건을 물으면 이 일을 이야기하곤 한다.
그런 큰아이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새내기 대학생이 되어 3. 2(토) 오리엔테이션 가는 것을 배웅을 하고 나니 예전의 기억을 떠올리게 된다. 어려운 일 일수록 정직하고 솔직하게 대처를 하는 것이 편모술수를 쓰는 것보다 어떠한 일을 해결하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정직한 운동 마라톤을 통하여 느끼게 되었다.

이번 제5회 서울마라톤을 신청하면서 그래도 내가 마라톤에 입문하게 하여준
서울마라톤을 하프와 풀코스를 정식으로 완주하고픈 욕심에 신청을 한후, 동절기에 훈련도 열심히 하지 못하고 큰아이의 대입에 신경을 쓰고 그로 인한 매일 연속 8일간의 음주와 간신히 주말 반달 하프 정도를 연습을 하고 풀코스를
참가하는 것은 이미 초심을 망각한 도전일 줄 모르고 과욕을 한 것이다.


전날 큰아이를 보내고 달리기 준비물을 챙기고 저녁을 간단히 먹고 23:00
잠자리에 들었다. 역시 대회를 앞둔 긴강감 때문일까? 자명종이 울리기 전에
깨어 이것저것을 다시 점검하고 아내가 끓여준 계란탕에 밥을 말아 김과 함께 간단히 먹고 회사동료들에게 연락을 하여 약속장소를 다시 한번 점검한다.

이번 대회에 풀 2명, 하프 10명, 10km 11명, 5km 3명, 총26명이 출전을 한다. 작년에도 하프 11명, 10km 17명, 5km 3명, 총 31명이 출전하여 아무런 부상없이 완주를 하고 회사내에서도 달리기 붐이 어느 정도 조성된 것 같다.

08:30 날씨도 청명하다. 작년의 기상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그래도 혹시나 해서 긴팔티와 긴타이즈를 입고 뛰기로 했다. 한강의 맞바람을 이기기 위해서는 얇은마라톤셔츠는 아무래도 문제가 있을성 싶다. 여의도에 도착하니 축제분위기다. 지루한 동절기를 보낸 전국 경향각지의 마라톤 메니아들의 모습들은 어디를 가나 스스럼없이 인사를 한다.
히...임 ! 주먹을 불끈 쥐며 오늘의 건주를 기원하며 인사를 나눈다.

직장동료들과 만나기로 한 장소에 모여 개별사진과 코스별. 전체기념사진을 촬영하고 간단한 안내와 히....임! 범양! 범양! "화이팅"을 외치고 주로로 향한다. 청명한 여의도 하늘과 달리기에 마음 설레이는 주자들의 가벼운 몸놀림들이 어울어지고 드디어 카운트가 세어진다. 다섯. 넷. 셋. 둘. 하나. 축포는 울려 퍼지고 105리 길 땀방울로 적셔질 한강의 주로는 열기가 가득하다.

질서정연한 출발! 봄향기 가득한 햇살에 가벼운 발놀림들이다.
원효대교를 지나며 대열이 정리가 되고 주로 옆에는 움트고 있는 새싹들이 눈에 띄인다. 한강철교의 튼튼한 교각이 겨울내내 달리고 싶어하는 마라토너들의 튼튼한 다리와 비교하듯 차거운 얼음녹은 한강물에 굳건히 버티고 있다. 한강대교 부근의 급수대를 지나 5km 지점 급수대에서 봉사자님들에게 물한컵 받아 갈증을 해소하고 늘 달리기의 출발점이되어준 반달켐프를 향해 천천히 달린다.

눈이오나 비가오나 반달의 주자들이 여명을 깨우며 한강의 사계절을 누구보다
앞서보는 행운을 누리고 있는 노란색의 유니폼도 간간히 눈에 뜨인다.
그때 나의 유니폼에 적혀있는 상호를 보고 김대현님이 아니냐고 물으시는 분이 계신다. 런러스클럽의 송파짱 이규영님이시다. 한 아파트 단지에 살며 달리는 주로에서 처음 뵙는 부부런너로서 반갑기 그지없으나 천천히 달리는 입장이라 먼저 달리시라 권하니 마지못해 달려가신다. 대회후 시원한 생맥주라도 한잔
하였으면 하는 마음이다.

긴팔티셔츠가 한강의 따듯한 봄햇살에 더위를 더욱 느끼게 하여 윗옷을 벗고 싶은 심정이 간절하나 번거러움으로 포기를 하고 성수대교를 지난다.
겨울가뭄으로 한강의 수위는 낮아져 강바닥에 훤하게 보인다. 그래도 수질은 맑아 한강이 많이 좋아지는 것을 느낄수 있고 이제 겨울을 난 철새들로 떠날 채비를 마쳤는지 한가롭게 유영을 즐기고 있다.

탄천교에 다다르니 풀뿌리마라토너들의 주치의 이동윤 선배님께서 독려를 하여 주신다. 서울마라톤 만남의광장에 마라톤에 대한 부상과 관련한 문의와 의문점을 올리면 곧바로 궁금증을 일거에 해결하여 주시는 우리들의 영원한 주치의
이시며 달리는 실력만큼이나 주력(酒力)이 대단하셔 시간과 장소를 불문하고
펼치시는 주공(酒功)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시는 일가견이 있으신 분이시다.

물과 게토레이를 골라 마시고 시원한 귤을 먹다보니 마광 최동선님이 바로 옆에 계시고 서산지역 마라토너 대부이신 지석산님이 계신다. 좌우에 두분을 모시는 영광을 누린다. 최동선님께 건주 인사드리고 지석산님께 인사드리니 초면
임에도 불구하고 10년지기처럼 반겨주신다. 낮익은 지구사랑달리기 최성순님과 봉사자님들께 인사드리고 탄천주차장 언덕을 달리다 보니 벌써 선두주자들이 힘차게 달려온다.

등록선수들도 아닌 분들의 달리기 자세는 부럽기도 하지만, 나의 입장에서 보면 감히 언감생심 꿈도 못 꿀 일이나, 고통으로 일그러진 표정을 보면 한켠으로는 불쌍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그들은 나를 보고 불쌍해하지는 않을런지? 반달하프 반환점을지나 올림픽대교 중간의 횃불이 햇볕에 반사되어 물방울처럼 반짝인다. 지난날의 상처를 달래주는 것 같다.

이제는 반환점을 향해 가는 무리보다 스쳐가는 가는 주자가 더욱 많아지고
그만큼 나의 속도는 줄어드는 것 같다.
평상시 달릴때보다 힘이 더 드는 것 같다. 이건 연습부족이다.
정직한 마라톤은 연습량에 반비례하는 것을 알면서도 태만한 결과이다.

반환점에 도착하니 깜짝 먹거리가 반겨준다. 두부된장국! 따뜻한 국물 후루룩 마시고 두부를 입안에 넣으니 메뉴를 개발하신 분! 기발한 아이디어! 찬사를 보내고 싶다.일본인 주자가 요기를 한후 일회용 카메라로 봉사자 학생들을
사진을 찍으려 하자 부끄러운 웃음을 "까르르" 웃는다. 역시 일본사람들은 완벽한 준비를 하는 것 같다.

마치 어느시골의 훈훈한 장터같은 반환점을 뒤로 하고 2:13분대,
연습부족인 다리를 이끌고 걷고 뛰는 주자들 속에서 중얼거린다.
그래! 걷지는 말자! 천천히라도 뛰자!
잠실철교를 지날때 전철이 힘차게 지나간다.
시원한 맞바람이 적당하게 체온을 식혀주는 것 같아 기분이 한결 좋아지는 것
같다.

25km 지점에 파시코에서 제공하는 파워런 음료를 마시니 시원하기 이를대 없다. 심기일전해 탄천까지 잘 달려와 급수대에서 사탕입에 물고 탄천교를 지날때
낚시줄이 팽!! 팽!! 월척붕어와 씨름하는 강태공을 뒤로하며 영동대교를 지날 즈음 지석산님을 다시뵙고 스치며 인사를 드리니 두번째 조우가 됩니다.

30km 지점! 다리도 몸도 달리기를 거부하는 사태가 온다.
지난 월례달기기에서도 경험하지 못한 거부반응, 왜일까? 맞아 연습부족이야.
아들녀석 입시문제, 8일간 연속한 음주. 그리곤 주일의 하프 몇차례와
30km LSD 1회로 풀코스대회를 참가한다는게 무리라는 것을 이제와 후회한들
무슨 소용있으랴!

동호대교와 한남대교 사이를 몇번의 스트레칭을 하고 걷는 것처럼 천천히 달려
급수대에 다다르니 반달장군님의 가족전체가 봉사를 하시는데 따뜻한 꿀차와
양갱을 주시니 이런 호사가 어디 있을까? 어느 마라톤 대회에 이처럼 다양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대회와 봉사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을까하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35km 반포지점을 지나면서 사지육신은 아예 달리기를 거부한다.
정신은... 가자! 몸은... 쉬자! 갈등에 갈등! 어찌할까?
연습을 게을리 한 내 자신을 미워해 보기도 하고, 욕을 마구 해보기도 하지만
어짜피 내가 지고 가야지 남에게 줄 수도 덜어줄 수도 없는 짐!

천근만근되는 짐을 등에 진채 동작대교를 지나며 마비되어 오는 하체 근육을
달래는 하는 사이 청정마라톤을 부러워하셨던 지석산님의 노란유니폼이 저의
시야에서 3번째로 사라진다. 복사골 시원한 터널속을 달리면서 그래도 위안이 되는 것은 춘천마라톤대회 때 기념품으로 지급한 하늘하늘한 유니폼만을 입은 채 달리고 있는 주자가 온몸을 웅크리고 추위에 떠는 것을 보고 안스럽기도
하지만 내 옷을 벗어 줄 수도 없는 아쉬움 을 뒤로하고 달린다.

40km 지점에 다다라서는 아예 뒤에서 무거운 짐이 당기고 밑에서는 지구중력이 잡고 놓아주질 않는다. 저멀리 보이는 황금빛 63공룡은 다가오기를 거부하고 연습부족을 후회한들 소용없고 나의 몰골을 놀리기라도 하는 듯 한강철교의 기관차는 굉음을 내며 함 차게 한강을 건너고 있다.

얕은 경사도 힘겨워 헐떡이며 여의도 굽은 길을 돌아 원효대교가 보이는 주로에 들어서니 주로를 달구었던 먼저 들어온 주자들이 힘을 내라 격려를 하여 주나
이제는 뜨엄뜨엄 달리는 주자속에 나와 앞서가는 주자들이 마치 선두가 된 것처럼 일열로 달려갑니다.

여의도 샛강 굽은 길과 주차장을 돌아 직선주로 저멀리 반가운 서울마라톤 아취가 보여 이제 저 깊이 있는 숨어있는 마지막 안깐힘을 써보나
속도는 여전히 천천히!. 호흡 역시 푸푸하하!
그런대 갑자기 야! 천천히달리는사람 히.....임....
정영철님께서 저에게 강력한 하이파이브해 주시니 손바닥까지 얼얼하도록 힘
받고 빨간카펫을 음미라도 하듯 천천히 달리며 골인하며 멋진 사진한방 잘 찍
으려고 폼 잡고 달려 봅니다.

"삐" "삐" 마라톤대회 중 가장 반가운 전자음향 소리를 들으며 양손번쩍 치켜
들으니, 박영석회장님께서 메달 달아주시니 감격하고 큰타월 어깨에 덮어주시는 봉사자님게 꾸벅 인사드리고 앞으로 나가니 스피드칲을 앉아서 풀수 있는
의자가 준비되어 있어 편안하게 칲 풀러 반납하고 간식으로 준비된 우유와
3종류간 담긴 떡과 물 받고 사대천왕 윤현수님께서 반겨주시니 천천히달리기는 끝이 납니다.

배 번 Gross Time Net Time 10km 반환기록 32km
41006 05:08:34 5:08:07 1:04:16 01:09:33 1:15:54

달리기만큼 정직한 운동은 없다. 연습시간. 연습거리만큼의 효과는 주로에서 바로 나타난다는 사실을 새삼 느끼고 또 느낀 대회였습니다.

앞으로 얼마남지 않은 동아. 전주-군산에서는 초심으로 돌아갈것을 오늘에 반성으로 삼으며 제5회 서울마라톤대회를 준비하고 완벽하게 성공리 마친 박영석 회장님과 스텝진 여러분! 그리고 모든 봉사자님들에게 감사드리옵고 한강주로를 뜨거운 열기로 칼바람을 이겨내신 마라토너 여러분 앞으로도 건주 하시기 빕니다.

2001. 3. 4 제4회 서울마라톤대회에 처음 하프로 입문하여 춘천마라톤까지
1년간 열심히 달렸고 2002. 3. 3. 제5회 서울마라톤대회에 풀코스를 천천히 달려 완주하니 나를 바로서게 하고 건강을 되찾게 한 가장 정직한 운동!
흘린 땀방울만큼 대가를 바로 받을 수 있는 마라톤!
항상 초심으로 준비하고 임해야 한다는 것을 1년 동안 몸소 느낀 것입니다.

내 인생! 마라톤의 두번째 봄날은 이렇게 왔습니다.

2002. 03. 04

즐거운달리기가되시길...........
천/천/히/달/리/는/사/람 김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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