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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의광장

대회의 끝물과 회수차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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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허창수 작성일02-02-28 23:52 조회77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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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합니다.
하루에 2개 이상 올리는 무례함을 용서해 주십시요.
김현우 님을 보고 많은 힘과 용기를 얻었습니다.
때 맞춰 '운영자' 님께서 회수차량에 관한 내용을 올려서 완전히 돌아갔습니다.
이번만 봐주시기 바랍니다.


안녕하십니까.
끝물의 대명사, 끝물의 우상이자 희망인 허창수입니다.

많은 대회를 참가해 보았지만 저는 이날 이때까지 주로에서 공급되는 스폰지를 받아 본 적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왜냐, 그야 바로 끝물이기 때문입니다.

어떨 때에는 너무도 스폰지를 쓰고 싶어서 바닥에 버려진 것을 주워 쓰려해도 그 놈의 체통인지 뭔지 때문에 그러지도 못했습니다.
그래서 골인하고 나면 땀 한 번 닦아내지 않아 몸 전체가 허연 소금 투성이곤 하였습니다.

포항 대회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힘들게 들어 왔건만 과메기는 먼저 들어온 주자들이 다 먹어 거덜났고 빈 소주병만 바닥에 둥굴고 있었습니다.

같은 돈 내고 뛰지만 끝물들은 대회에서 홀대 받기 십상입니다.
그러나 어쩌겠습니까, 다 못 뛰어서 받는 차별인데 그냥 감내해야지요.
어 이상하게 오늘 자꾸 문자 쓰네요.
조심하겠습니다.

작년 동아 때 40키로 지점인가에서 교통 통제에 걸려서 하루 장사를 몽땅 망친 ‘얼가리 무, 배추’ 장수 아저씨의 멘트가 생각납니다.
‘아, 아, 야~ 그것도 뛰는 거냐~’
‘이걸 보라구 이렇게 붙잡아 놓는 거냐~’
‘야~ 기어라 기어~’

참다 못한 어느 참가자가 봉고차로 뛰어가자 전경이 말리더군요.
‘아저씨 그냥 가세요, 이제 얼마 안 남았잖아요’

참 보며는 끝물들은 어디서고 환영받지는 못하는 대상입니다.
어쩌겠습니까, 죽어라 뛰는 것이 이 모양인 것을요.

저는 아직까지 한 번도 자원봉사를 해본 적이 없습니다.
아무래도 자원봉사에는 소질이 없는가 봅니다.
그래서 나른한 오후에 깐죽거리는 글을 올리는 것으로 자원봉사를 대신한다고 늘 마음 먹고 있습니다.
예?, 누구는 소질이 있어서 자원봉사하느냐구요?
소질을 빙자한 이기라구요.
그런가요.

언제가 한 번 큰 마음 먹고 자원봉사해보려 합니다.
근데 그것이 다 뛰고 싶은 대회인지라 쉽지가 않습니다.

요즘은 말입니다.
자원봉사 한 번도 안 해봤다는 사실에 어떤 죄의식 같은 것도 느껴집니다.
언제고 꼭 해야겠습니다.

사실 이 자원봉사요, 이거 무지 힘든 것이라 생각듭니다.
특히 ‘울트라’ 자원봉사는 말이지요, 거의 초인적인 사람들이 하는 것이라 생각듭니다.
꼭두 새벽부터 나와야지요, 14시간 이상을 기약도 없이 맨 마지막 주자까지 기다려야지요, 그리고 밤새 뒷정리 해야지요.
억만금을 준다 해도 저는 못할 것 같습니다.

자원봉사 하신 분들께 다시 한 번 고맙다고 인사 드리고 싶습니다.
아니 한 잔 사드리고 싶습니다.
여러분 우리 모두 자원봉사자 님들께 박수를 쳐 드립시다.
짝, 짝, 짝.

그리고 ‘국수 던지지 맙시다’.
우리 모두 그렇지 않아도 힘든 자원봉사자 님들을 힘들게 하지 맙시다.

속 좋은 자원봉사자 님들께서 얘기를 안 해서 그렇지 이 분들을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아마도 ‘끝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전국의 허창수를 포함한 끝물 여러분, 일단 부자 되시고, 자원봉사자 님들을 힘들게 하지 맙시다.

이제 얼마 안 있으면 ‘동아마라톤’대회가 열립니다.
잘 아시겠지만, 서울 시내의 교통을 막아 놓고 치루는 대회입니다.
많은 시민들이 묵묵히 속내 안 보이고 잘 참아가며 치루는 대회입니다.
허창수를 포함한 끝물 여러분, 우리도 이 위대한 시민들에게 최소한의 답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5시간의 제한 시간 내에 못 들어갈 경우, 진행 요원들의 지시에 따라 과감하게 회수차량에 올라 탑시다.
이것도 완주 못지 않는 용기입니다.
‘그래, 이 번에는 실패했어, 나중에 두고보자!’
어쩌면 더 멋이 있는 사나이 마음입니다.

얼가리 무 아저씨의 힐책이 무서워서가 아닙니다.
남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자원봉사자 님들과 묵묵히 불편을 감수하는 시민들에게 최소한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예인 것입니다.
그리고 더 나은 자신을 매진하기 위한 자신과의 약속이기도 합니다.

우리모두 과감하게 회수차량을 탑시다.

그리고 주최측께 부탁이 있습니다.
회수차량을 보며는 일반 관광버스를 이용하시는데 이거 시정해 주시기 바랍니다.

버스 안의 의자 다 뜯어 내고 ‘온돌식’으로 바꿔 주시기 바랍니다.
김자옥이 나오는 옥장판으로 깔아 주셨으면 고맙겠습니다.

다리 힘 들어서 대회 포기하고 올라타신 분들 두 다리 쭉 뻗게 끔 한국식 온돌식으로 바꾸셔야 합니다.

숯불갈비집, 불고기집, 배터지는집에 가 보십시요.
다 온돌방이 있지 않습니까.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 하였습니다.
고속버스도 마찬가지 입니다.
온돌식으로 바꿔야 합니다.
그래서 고-스돕 치면서 부산까지 가고, 짓구-땡 하면서 광주에 가는 겁니다.
이 얼마나 재미있는 여행이 되겠습니까.

열차도 마찬가지예요.
온돌식으로 바꿔야 합니다.
입석표나 팔고 말이지요.
거 쓸데없이 의자가 차지하는 공간, 아깝지도 않습니까.
전부 한 방에 때려 넣는 겁니다.

비행기도 온돌식으로 바꿔야 합니다.

머지 않아 우리가 만드는 로켓트도 온돌식으로 바꿔야 합니다.

시내버스도 온돌식으로 바꾸세요.
웃목 아랫목을 만들어서 나이 드신 노인네분들 지지면서 다녀야 합니다.

청룡열차도 온돌식으로 바꿔야 합니다.
극장도 다 바꿔야 합니다.
노래도 있지 않습니까.
월드컵 운동장도 전부 한국식 온돌로 바꿔야 합니다.
오늘 저녁부터라도 상암동으로 갑시다.
가장 한국적인 것을 온 세계에 보일 수 있는 유일한 기회입니다.
의자를 다 뜯어내야 합니다.
얼렁 뜯어내야 합니다, 그리고 어서 장판을 깔아야 합니다.
시간이 없습니다.


‘누가 나 좀 말려줘요~’


hur. 민하게노는아색기래 허창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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