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화 신고 달린 12km 크로스 컨트리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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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나금풍 작성일02-02-24 22:21 조회544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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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에 바람이 심하게 불면서 눈발과 우박이 요란하게 내리더니
아침에 9시경 여유있게 일어나니 온세상이 하얗게 변해있다.
올겨울 처음으로 눈이와서 쌓였다.
기념으로 디지탈 카메라를 가지고 이층의 안방과 계단의 창문을 통해
몇컷 찍었는데 큰아이도 그사이에 캠코더로 찍은 모양이다.
이곳은 눈이 거의 오지 않아 1년에 단지 몇차례 올까말까 하는 정도이다.
와도 잠깐 오다 그치므로 쌓일 겨를도 없이 녹아버리는데 오늘은 모든
세상을 깨끗하게 덮었다.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나서 이쁜씨가 아이들 둘과 함께 공부하러
시립도서관으로 나간단다. 눈이와서 미끄러우니까 기차를 타고 가겠다는
것을 역에서 내려 도서관까지 걸어갈려면 3명이서 눈길에 꽤 고생할것
같아 얼른 도로로 나가 확인을 해보니 자동차가 다니는 길은 이미
녹아있어 괜찮을것 같아 차를 몰고 가라고 얘기해 주었다.
큰애가 고3이고 올 6월말에 학교를 졸업하면 대학입시를 위해 서울로
들어가야 되기에 분위기를 잡아줄려고 작은애와 함께 도서관으로
공부하러 가는것이다. 미안한 생각이 들어서 나는 이 눈길에 잘 뛰고
올테니 잘 다녀오라며 집에서 나가기 전에 커피를 한잔을 타서 갖다 고이
바쳤다. 집에서 3모녀를 배웅을 하니 꼭 내가 Housekeeper같은 생각이
들어 돈많이 벌어 오라며 농담으로 인사를 했더니 모두들 차안에서 배꼽을
잡고 웃는다. 왜냐하면 여태까지 이런 역할을 해본적이 없었고 각본에 없는
연기를 보았기 때문이리라.
이왕이면 Housekeeper노릇을 제대로 하기위해 부엌으로 들어가 아침에
먹었던 그릇을 깨끗하게 씻어놓는다. 빗자루 들고 마당 쓸려는데
마님이 마당 쓸라고 지시를 하면 빗자루를 던져버리고 싶은것이
보통사람의 심정이지만 역으로 자발적으로 부엌일을 하면 기분이
더 좋을 수 밖에......
이쁜짓을 하면 아무래도 나중에 잘했다는 칭찬을 받게될 뿐아니라
이곳에서의 달리기 생활에도 지장이 없다. 부엌을 깨끗하게 치워놓고
대회준비를 위해 안방으로 올라가 가방을 챙긴다.
오늘 일기예보에 의하면 날씨가 춥고 눈이 온다고 했으므로 눈길을
달릴려면 아무래도 방수용 모자, 방수/방풍 재킷과 장갑, 귀보호용
방한모에 먼저 손이 간다. 그리고 눈길이나 눈이녹은 질퍽질퍽한 잔디를
달릴려면 축구화를 챙긴다. 크로스 컨트리에는 축구화가 최고다.
안에 입을 폴리에스터 상의(면셔츠는 금물)와 겨울용 타이즈에 갈아신을
양말과 여벌의 대회용 옷과 음료수 등을 즐거운 마음으로 가방에 집어 넣고
시간이 되어 집앞 도로로 나가니 George가 Ian차를 타고 약속한 시간에
나타난다.
우리 클럽에서는 3명만이 크로스 컨트리대회에 참가한다.
이곳에서는 크로스 컨트리대회는 참가를 할려고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찬바람이 몰아치는 추운 겨울에 참가하면 너무 고생하기 때문에
그럴것이며 또한 언덕을 오르내릴려면 여간 힘이든게 아니기 때문에
함께 참가하자고 권해도 가능하면 피한다.
작년 11월 Gerry가 9km 크로스 컨트리대회에 참가했다가 3km짜리 한바퀴를
돌고 힘들어서 중간에 포기하고 말았다. 글라스고우 하프마라톤까지 함께
참가해서 1시간 40대의 기록을 갖고있는 그가 9km 크로스 컨트리대회를
중간에 포기한 것이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대개 매니아들만 겨울에 열리는
크로스 컨트리대회에 참가한다.
고속도로를 지나 눈이 내리고 비가 오는 등 몇차례의 기상변화를 겪으면서
오늘 대회는 추위 때문에 고전을 면치 못할것 같은 생각을 가지면서
1시간 30분만에 "Brave Heart"를 촬영한 곳으로 유명한 Stirling城
부근인 Falkirk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1시간 정도만 가면 에딘버러城도
나온다. 대회가 열리는 공원에 도착하니 이미 열린 여성부 8km대회가
진행중에 있다. 여성참가자들도 short에 소매없는 셔츠만 입고 달리고
있다. 이어서 열리는 17세 학생부, 15세 학생대회가 열리는데도 역시
마찬가지로 엄동설한에 허연 살들을 내놓고 달린다. 어휴 살떨려......
나는 군중심리에 동해서 절대로 저런 우매한짓은 하지 않으리라 다짐한다.
체육관으로 들어가서 4파운드(8,000원)를 내고 번호표를 받아 큰 실내
농구코트로 들어가서 옷을 갈아입고 짐은 그자리에 그대로 놓고 나온다.
지금까지의 경험상 누가 가져가는 그런 행위는 없으므로 안심하고
나올 수 있다.
축구화로 갈아신고 몸을 풀면서 George와 함께 코스를 돌아보니
눈이오고 녹은 상태라서 잔디에 발이 푹푹 빠지는 상태이며 군데군데
웅덩이가 있고 진흙밭이다.
지금까지 크로스 컨트리대회를 3번 참가했지만 아직까지는 달리기 잡지에
나오는 사진처럼 신발이 진흙덩어리에 발목까지 진흙으로 얼룩질 뿐 아니라
셔츠와 바지를 비롯해 온몸이 흙탕으로 얼룩지는 경험을 하지 못했는데
오늘은 실제로 체험하게될 기회인것 같아 긴장이 된다.
오늘대회는 National Championship 크로스 컨트리대회라서 Big Event라고
함께온 George가 소개를 해주었는데 약 400-500명 정도 되는인원이
모인것 같다. 이곳에서는 크로스 컨트리대회에 이정도 규모이면 많이
참가한 대회라고 생각한다. 인구밀도가 높은 한국하고는 천지차이가 있다.
오후 3시가 되어 출발을 하는데 출발부터 바로 언덕이 시작된다.
이곳에 오면서 12km대회는 처음 참가하므로 이전 기록이 없어
어떠한 동기부여가 되지않아 오늘은 힘든 언덕훈련을 하는것으로 생각하기로
마음을 먹고 km당 5분이내의 기록인 1시간내로만 들어오면 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달린다.
둘레가 4km인 공원을 3바퀴 돌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첫바퀴를 돌면서
발이 푹푹 빠지는 진흙밭을 건너가고 물이 잔뜩 고여있는 웅덩이에 발을
담그면서 달리고 비탈진 코스를 달릴 때는 축구화를 신고 달리지만
몸이 아래로 미끌어지면서 달리므로 몸과 발은 약간 위로 올라가는
이상한 자세를 가지고 미끄러지면서 달리면서 달리기 어려운 구간을 뒤뚱
거리며 겨우 통과한다.
나만 축구화를 신고 달리는지 확인해 볼려고 아무리 눈을 씻고 찾아보아도
축구화 신고 대회에 참가한 이는 나 혼자뿐인것 같다. 하지만 어떠랴?
축구화가 웅덩이 속으로 들어가도 발에 물이 들어오지 않고 진흙탕속에
빠져도 흙이나 물이 들어오지 않아 가죽 축구화가 최고라는 생각을
가지면서 만족해하며 달렸다.
함께 참가한 George는 중간지점에서 나를 추월하고 4km구간의 1바퀴를
18분 08초로 통과하는데 목표한 20분 보다는 괜찮은 기록이므로 나를
추월하는 많은 사람들 뒤만 보고 달리고 있지만 나만의 pace대로 달리니
마음이 편해지면서 그렇게 고통스러움을 느끼지 않고 달릴 수 있어 좋다.
하지만 미끄러운 언덕코스를 올라갈 때는 힘이 배로 드는데도
이사람들은 잘들 달리고 있다. 오늘은 규모가 가장 큰 National
Championship 대회이므로 실력있는 간판선수들이 모두 출전했을
것이며 이에 질세라 각 지역에서 내놓라 하는 마스터즈 실력자들이
모조리 참가했다고 생각하니 내 앞에서 달리는이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2번째 바퀴는 18분 37초로 통과하면서 아무래도 첫번째보다는 힘이 더
드는것을 느끼면서 달린다. 세번째 바퀴를 도는 중에 벌써 1위와 2위가
결승점을 통과한다는 대회 진행자의 설명이 스피커를 통해 울려 퍼진다.
1위가 39분에 통과하고 2위가 40분에 결승점을 통과 했단다.
나는 지금 60분 이내를 목표로 죽을뚱 살뚱 달리고 있는데 선수들은
나보다 20분을 먼저 달려 들어갔단 말인가? 하기야 엘리뜨 선수이니 당연히
빨리 들어가야지 하는 생각을 가지면서 나와는 먼나라 사람의 얘기로 애써
치부하면서 물이 발목까지 빠지는 웅덩이 속을 지난다. 마치 유격훈련을
받는 기분이 든다.
진흙탕 코스의 크로스 컨트리대회에 참가해 달리면서 터득한 한가지는
진흙속에 푹푹 빠질 때는 보폭을 짧게해서 앞축으로만 담구면서
빠져 나오면 힘을 덜들이고 빠져 나올 수 있음을 두바퀴째부터 요령을
터득했으며 이를 적용해보니 진흙탕 속에서 두사람을 추월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진흙길을 가능한한 옆길을 달리면서 피했고 웅덩이도 옆으로
옆으로 가장자리만 밟고 조심스럽게 달렸지만 두번쨰 바퀴부터는
이판사판인데 하는 생각과 터득한 요령으로 정면돌파 하면서 달렸는데
크로스 컨트리 달리기는 주로를 달리는 road race와는 또다른 경험이
필요함을 느낀다.
다음 대회부터는 발목까지 빠지더라도 두려움 없이 요령으로 잘 달릴 수
있을것 같다. 코스곳곳에 참가자를 응원하는 가족들의 응원도 곁다리로
받으면서 3번째 바퀴를 마치면서 55분 25초의 기록으로 결승점을
가뿐하게 통과했다. 아쉬운점은 주로 같았으면 last spurt를 발휘할 수 있는
힘이 남아 있었는데도 진흙밭의 상태에서는 발이 미끄러워 도저히 속도를
낼 수 없었다.
71세의 클럽 노장이며 내가 존경하는 Sandy씨가 부인을 동반해서
우리클럽 참가자를 응원하러 나오셔서 결승점에서 사진을 촬영해
주었다. 이분은 겨울에도 반바지만 착용하고 달리는 노익장을 과시하는
분이며 젊었을 때는 선수생활도 했다고 하는데 역시 노령에도 불구하고
달리는 속도가 2-3km까지는 우리와 같은 속도로 달리는 분이다.
피부도 팽팽할 뿐 아니라 연세도 60대로 보이는데 알고보니 우리 나이로
72세가 되는분인데 이분의 체력관리도 내게는 본이 되기에 어떻게
노년기에 체력관리를 하는지 평소부터 눈여겨 보고있는 중이다.
결승점에 먼저 들어온 Ian과 George의 기록을 물어보니 50분과 52분에 각각
들어 왔단다. 부러운 기록들이다. 하지만 이들은 그간 10여년 이상을
크로스 컨트리에 참가해서 얻은 노우하우를 가지고 얻은 기록임과 동시에
이들은 나보다 언덕달리기에 강하기 때문에 좋은 기록으로 완주했음을
나는 인정한다. 적어도 크로스 컨트리에서만큼은 아직 이들과 비교를 할만한
대상이 아니며 아직 신출내기인 이방인은 km당 5분 이내의 기록으로 내가
고수한 나의 Pace대로 고통없이 성공적으로 달려왔음에 만족하며 다음대회
에서 12km를 달린다면 그때는 처음부터 용감하게 기록을 단축 하고자 하는
욕심으로 달릴 수 있을 것 같다.
나의 기록을 남과 비교하는 순간부터 비극은 싹튼다.
내 Pace대로 달려 원하는 기록대로 완주했다면 그 자체로 만족해
할줄 알아야 한다고 본다. 나이든 분이 나를 추월해도 pass를 허용해야
하며 설사 여성이 나를 추월한다 하더라도 Pass를 허용해야 하는것이
마라톤이다. 이곳 대회를 달리다 보면 많은 여성 런너가 나를 추월해서
달린다. 심지어 어떤 여성에게는 10km, 하프, 마라톤대회에 이르기까지
대회에 나가서 초반의 오버 페이스로 중반 이후에 연속 3회 추월 당한적도
있다. 물론 작년대회에서는 역으로 오버 페이스를 하지않고 그여성과 함께
달리면서 힘을 축적하면서 달려 그 여성 덕분에 Race 운영을 잘해서
종반에는 추월할 수 있었는데 이곳의 여성들은 힘이 좋아 일정한 페이스로
잘 달린다.
먼저감을 나중감을 일일이 탓한다면 차라리 초원에서 골프만
하는것이 나으리라.
짐을 보관한 고등학교의 체육관으로 들어와서 사람이 많아 질서정연하게
줄을 서서 10분정도 기다리다 샤워를 하는데 모두들 반바지 차림으로
달렸기 때문에 뒤허벅지부터 온통 흙범벅이 되었기에 샤워장 바닥이
진흙탕 투성이다. 샤워를 하고나니 가뿐하게 옷을 갈아 입을 수 있어
좋다. 오늘의 대회는 날씨와 코스가 험난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주
재미있게 달린 대회였으며 만족 할만한 대회였다.
.1 lap : 18'08
.2 lap : 18'37
.3 lap : 18'40
.평균속도: 4분 37초/km
.2001년 11월 9km 크로스컨트리 기록 : 평균 4분 23초/km
.2002년 1월 10km 크로스컨트리 기록 : 평균 4분 25초/km
.2002년 2월 23일 12km 크로스컨트리 기록: 평균 4분 37초/km
* 금일 기록은 눈이 녹아 진흙탕코스로 인해 약간 지연됨.
다음주의 서울마라톤대회 잘 치르시기를 기원드리며
광화문마라톤 모임 유럽특파원 영국의 금풍도사 올림
아침에 9시경 여유있게 일어나니 온세상이 하얗게 변해있다.
올겨울 처음으로 눈이와서 쌓였다.
기념으로 디지탈 카메라를 가지고 이층의 안방과 계단의 창문을 통해
몇컷 찍었는데 큰아이도 그사이에 캠코더로 찍은 모양이다.
이곳은 눈이 거의 오지 않아 1년에 단지 몇차례 올까말까 하는 정도이다.
와도 잠깐 오다 그치므로 쌓일 겨를도 없이 녹아버리는데 오늘은 모든
세상을 깨끗하게 덮었다.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나서 이쁜씨가 아이들 둘과 함께 공부하러
시립도서관으로 나간단다. 눈이와서 미끄러우니까 기차를 타고 가겠다는
것을 역에서 내려 도서관까지 걸어갈려면 3명이서 눈길에 꽤 고생할것
같아 얼른 도로로 나가 확인을 해보니 자동차가 다니는 길은 이미
녹아있어 괜찮을것 같아 차를 몰고 가라고 얘기해 주었다.
큰애가 고3이고 올 6월말에 학교를 졸업하면 대학입시를 위해 서울로
들어가야 되기에 분위기를 잡아줄려고 작은애와 함께 도서관으로
공부하러 가는것이다. 미안한 생각이 들어서 나는 이 눈길에 잘 뛰고
올테니 잘 다녀오라며 집에서 나가기 전에 커피를 한잔을 타서 갖다 고이
바쳤다. 집에서 3모녀를 배웅을 하니 꼭 내가 Housekeeper같은 생각이
들어 돈많이 벌어 오라며 농담으로 인사를 했더니 모두들 차안에서 배꼽을
잡고 웃는다. 왜냐하면 여태까지 이런 역할을 해본적이 없었고 각본에 없는
연기를 보았기 때문이리라.
이왕이면 Housekeeper노릇을 제대로 하기위해 부엌으로 들어가 아침에
먹었던 그릇을 깨끗하게 씻어놓는다. 빗자루 들고 마당 쓸려는데
마님이 마당 쓸라고 지시를 하면 빗자루를 던져버리고 싶은것이
보통사람의 심정이지만 역으로 자발적으로 부엌일을 하면 기분이
더 좋을 수 밖에......
이쁜짓을 하면 아무래도 나중에 잘했다는 칭찬을 받게될 뿐아니라
이곳에서의 달리기 생활에도 지장이 없다. 부엌을 깨끗하게 치워놓고
대회준비를 위해 안방으로 올라가 가방을 챙긴다.
오늘 일기예보에 의하면 날씨가 춥고 눈이 온다고 했으므로 눈길을
달릴려면 아무래도 방수용 모자, 방수/방풍 재킷과 장갑, 귀보호용
방한모에 먼저 손이 간다. 그리고 눈길이나 눈이녹은 질퍽질퍽한 잔디를
달릴려면 축구화를 챙긴다. 크로스 컨트리에는 축구화가 최고다.
안에 입을 폴리에스터 상의(면셔츠는 금물)와 겨울용 타이즈에 갈아신을
양말과 여벌의 대회용 옷과 음료수 등을 즐거운 마음으로 가방에 집어 넣고
시간이 되어 집앞 도로로 나가니 George가 Ian차를 타고 약속한 시간에
나타난다.
우리 클럽에서는 3명만이 크로스 컨트리대회에 참가한다.
이곳에서는 크로스 컨트리대회는 참가를 할려고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찬바람이 몰아치는 추운 겨울에 참가하면 너무 고생하기 때문에
그럴것이며 또한 언덕을 오르내릴려면 여간 힘이든게 아니기 때문에
함께 참가하자고 권해도 가능하면 피한다.
작년 11월 Gerry가 9km 크로스 컨트리대회에 참가했다가 3km짜리 한바퀴를
돌고 힘들어서 중간에 포기하고 말았다. 글라스고우 하프마라톤까지 함께
참가해서 1시간 40대의 기록을 갖고있는 그가 9km 크로스 컨트리대회를
중간에 포기한 것이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대개 매니아들만 겨울에 열리는
크로스 컨트리대회에 참가한다.
고속도로를 지나 눈이 내리고 비가 오는 등 몇차례의 기상변화를 겪으면서
오늘 대회는 추위 때문에 고전을 면치 못할것 같은 생각을 가지면서
1시간 30분만에 "Brave Heart"를 촬영한 곳으로 유명한 Stirling城
부근인 Falkirk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1시간 정도만 가면 에딘버러城도
나온다. 대회가 열리는 공원에 도착하니 이미 열린 여성부 8km대회가
진행중에 있다. 여성참가자들도 short에 소매없는 셔츠만 입고 달리고
있다. 이어서 열리는 17세 학생부, 15세 학생대회가 열리는데도 역시
마찬가지로 엄동설한에 허연 살들을 내놓고 달린다. 어휴 살떨려......
나는 군중심리에 동해서 절대로 저런 우매한짓은 하지 않으리라 다짐한다.
체육관으로 들어가서 4파운드(8,000원)를 내고 번호표를 받아 큰 실내
농구코트로 들어가서 옷을 갈아입고 짐은 그자리에 그대로 놓고 나온다.
지금까지의 경험상 누가 가져가는 그런 행위는 없으므로 안심하고
나올 수 있다.
축구화로 갈아신고 몸을 풀면서 George와 함께 코스를 돌아보니
눈이오고 녹은 상태라서 잔디에 발이 푹푹 빠지는 상태이며 군데군데
웅덩이가 있고 진흙밭이다.
지금까지 크로스 컨트리대회를 3번 참가했지만 아직까지는 달리기 잡지에
나오는 사진처럼 신발이 진흙덩어리에 발목까지 진흙으로 얼룩질 뿐 아니라
셔츠와 바지를 비롯해 온몸이 흙탕으로 얼룩지는 경험을 하지 못했는데
오늘은 실제로 체험하게될 기회인것 같아 긴장이 된다.
오늘대회는 National Championship 크로스 컨트리대회라서 Big Event라고
함께온 George가 소개를 해주었는데 약 400-500명 정도 되는인원이
모인것 같다. 이곳에서는 크로스 컨트리대회에 이정도 규모이면 많이
참가한 대회라고 생각한다. 인구밀도가 높은 한국하고는 천지차이가 있다.
오후 3시가 되어 출발을 하는데 출발부터 바로 언덕이 시작된다.
이곳에 오면서 12km대회는 처음 참가하므로 이전 기록이 없어
어떠한 동기부여가 되지않아 오늘은 힘든 언덕훈련을 하는것으로 생각하기로
마음을 먹고 km당 5분이내의 기록인 1시간내로만 들어오면 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달린다.
둘레가 4km인 공원을 3바퀴 돌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첫바퀴를 돌면서
발이 푹푹 빠지는 진흙밭을 건너가고 물이 잔뜩 고여있는 웅덩이에 발을
담그면서 달리고 비탈진 코스를 달릴 때는 축구화를 신고 달리지만
몸이 아래로 미끌어지면서 달리므로 몸과 발은 약간 위로 올라가는
이상한 자세를 가지고 미끄러지면서 달리면서 달리기 어려운 구간을 뒤뚱
거리며 겨우 통과한다.
나만 축구화를 신고 달리는지 확인해 볼려고 아무리 눈을 씻고 찾아보아도
축구화 신고 대회에 참가한 이는 나 혼자뿐인것 같다. 하지만 어떠랴?
축구화가 웅덩이 속으로 들어가도 발에 물이 들어오지 않고 진흙탕속에
빠져도 흙이나 물이 들어오지 않아 가죽 축구화가 최고라는 생각을
가지면서 만족해하며 달렸다.
함께 참가한 George는 중간지점에서 나를 추월하고 4km구간의 1바퀴를
18분 08초로 통과하는데 목표한 20분 보다는 괜찮은 기록이므로 나를
추월하는 많은 사람들 뒤만 보고 달리고 있지만 나만의 pace대로 달리니
마음이 편해지면서 그렇게 고통스러움을 느끼지 않고 달릴 수 있어 좋다.
하지만 미끄러운 언덕코스를 올라갈 때는 힘이 배로 드는데도
이사람들은 잘들 달리고 있다. 오늘은 규모가 가장 큰 National
Championship 대회이므로 실력있는 간판선수들이 모두 출전했을
것이며 이에 질세라 각 지역에서 내놓라 하는 마스터즈 실력자들이
모조리 참가했다고 생각하니 내 앞에서 달리는이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2번째 바퀴는 18분 37초로 통과하면서 아무래도 첫번째보다는 힘이 더
드는것을 느끼면서 달린다. 세번째 바퀴를 도는 중에 벌써 1위와 2위가
결승점을 통과한다는 대회 진행자의 설명이 스피커를 통해 울려 퍼진다.
1위가 39분에 통과하고 2위가 40분에 결승점을 통과 했단다.
나는 지금 60분 이내를 목표로 죽을뚱 살뚱 달리고 있는데 선수들은
나보다 20분을 먼저 달려 들어갔단 말인가? 하기야 엘리뜨 선수이니 당연히
빨리 들어가야지 하는 생각을 가지면서 나와는 먼나라 사람의 얘기로 애써
치부하면서 물이 발목까지 빠지는 웅덩이 속을 지난다. 마치 유격훈련을
받는 기분이 든다.
진흙탕 코스의 크로스 컨트리대회에 참가해 달리면서 터득한 한가지는
진흙속에 푹푹 빠질 때는 보폭을 짧게해서 앞축으로만 담구면서
빠져 나오면 힘을 덜들이고 빠져 나올 수 있음을 두바퀴째부터 요령을
터득했으며 이를 적용해보니 진흙탕 속에서 두사람을 추월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진흙길을 가능한한 옆길을 달리면서 피했고 웅덩이도 옆으로
옆으로 가장자리만 밟고 조심스럽게 달렸지만 두번쨰 바퀴부터는
이판사판인데 하는 생각과 터득한 요령으로 정면돌파 하면서 달렸는데
크로스 컨트리 달리기는 주로를 달리는 road race와는 또다른 경험이
필요함을 느낀다.
다음 대회부터는 발목까지 빠지더라도 두려움 없이 요령으로 잘 달릴 수
있을것 같다. 코스곳곳에 참가자를 응원하는 가족들의 응원도 곁다리로
받으면서 3번째 바퀴를 마치면서 55분 25초의 기록으로 결승점을
가뿐하게 통과했다. 아쉬운점은 주로 같았으면 last spurt를 발휘할 수 있는
힘이 남아 있었는데도 진흙밭의 상태에서는 발이 미끄러워 도저히 속도를
낼 수 없었다.
71세의 클럽 노장이며 내가 존경하는 Sandy씨가 부인을 동반해서
우리클럽 참가자를 응원하러 나오셔서 결승점에서 사진을 촬영해
주었다. 이분은 겨울에도 반바지만 착용하고 달리는 노익장을 과시하는
분이며 젊었을 때는 선수생활도 했다고 하는데 역시 노령에도 불구하고
달리는 속도가 2-3km까지는 우리와 같은 속도로 달리는 분이다.
피부도 팽팽할 뿐 아니라 연세도 60대로 보이는데 알고보니 우리 나이로
72세가 되는분인데 이분의 체력관리도 내게는 본이 되기에 어떻게
노년기에 체력관리를 하는지 평소부터 눈여겨 보고있는 중이다.
결승점에 먼저 들어온 Ian과 George의 기록을 물어보니 50분과 52분에 각각
들어 왔단다. 부러운 기록들이다. 하지만 이들은 그간 10여년 이상을
크로스 컨트리에 참가해서 얻은 노우하우를 가지고 얻은 기록임과 동시에
이들은 나보다 언덕달리기에 강하기 때문에 좋은 기록으로 완주했음을
나는 인정한다. 적어도 크로스 컨트리에서만큼은 아직 이들과 비교를 할만한
대상이 아니며 아직 신출내기인 이방인은 km당 5분 이내의 기록으로 내가
고수한 나의 Pace대로 고통없이 성공적으로 달려왔음에 만족하며 다음대회
에서 12km를 달린다면 그때는 처음부터 용감하게 기록을 단축 하고자 하는
욕심으로 달릴 수 있을 것 같다.
나의 기록을 남과 비교하는 순간부터 비극은 싹튼다.
내 Pace대로 달려 원하는 기록대로 완주했다면 그 자체로 만족해
할줄 알아야 한다고 본다. 나이든 분이 나를 추월해도 pass를 허용해야
하며 설사 여성이 나를 추월한다 하더라도 Pass를 허용해야 하는것이
마라톤이다. 이곳 대회를 달리다 보면 많은 여성 런너가 나를 추월해서
달린다. 심지어 어떤 여성에게는 10km, 하프, 마라톤대회에 이르기까지
대회에 나가서 초반의 오버 페이스로 중반 이후에 연속 3회 추월 당한적도
있다. 물론 작년대회에서는 역으로 오버 페이스를 하지않고 그여성과 함께
달리면서 힘을 축적하면서 달려 그 여성 덕분에 Race 운영을 잘해서
종반에는 추월할 수 있었는데 이곳의 여성들은 힘이 좋아 일정한 페이스로
잘 달린다.
먼저감을 나중감을 일일이 탓한다면 차라리 초원에서 골프만
하는것이 나으리라.
짐을 보관한 고등학교의 체육관으로 들어와서 사람이 많아 질서정연하게
줄을 서서 10분정도 기다리다 샤워를 하는데 모두들 반바지 차림으로
달렸기 때문에 뒤허벅지부터 온통 흙범벅이 되었기에 샤워장 바닥이
진흙탕 투성이다. 샤워를 하고나니 가뿐하게 옷을 갈아 입을 수 있어
좋다. 오늘의 대회는 날씨와 코스가 험난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주
재미있게 달린 대회였으며 만족 할만한 대회였다.
.1 lap : 18'08
.2 lap : 18'37
.3 lap : 18'40
.평균속도: 4분 37초/km
.2001년 11월 9km 크로스컨트리 기록 : 평균 4분 23초/km
.2002년 1월 10km 크로스컨트리 기록 : 평균 4분 25초/km
.2002년 2월 23일 12km 크로스컨트리 기록: 평균 4분 37초/km
* 금일 기록은 눈이 녹아 진흙탕코스로 인해 약간 지연됨.
다음주의 서울마라톤대회 잘 치르시기를 기원드리며
광화문마라톤 모임 유럽특파원 영국의 금풍도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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