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충주사과마라톤대회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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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혜경 작성일00-11-09 00:26 조회1,053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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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 사과를 무척이나 좋아해 엄마가 늘 대구로 시집보낸다고 했었지요.
그 좋아하는 사과가 걸린 마라톤 대회가 있다니...서울시청 마라톤동호회에서는 총무님이신 서경석 님과 김용주 님, 정승재 님
이귀자 언니 등 여러 분이 참석을 하셨습니다.
(다른 분 성함을 몰라 죄송합니다)
'사과마라톤'이라는 제목만 들어도 마음이 흐믓했습니다.
우리 구청에서는 김종일 씨와 김병순 씨 그리고 저와 제 짝이 참석했고
지방도시의 호젓한 길을 달리는 맛도 괜찮았습니다.
안내에서는 여기 역시도 호반의 도시라 일컫는데
그 이름은 역시 춘천에 더욱 잘 어울리는 듯 했습니다.
어쨌거나 그래도 충주호가 옆에 있으니 호반은 호반이지요.
날이 맑아 기분도 밝고 상쾌한 상태였습니다.
마라톤은 오래 달리는 운동인데도
매번 달리기 전 스타트 라인 앞에 서 있으면 어찌 그리 떨리는지요...
아직 마라톤 초보자인 탓인가요?
출발신호와 함께 즐거운 발, 발들...
힘껏들 달립니다.
반환점을 돌아오는 길에 보니 어떤 가지 무성한 큰 나무에
붉은 색의 무슨 열매가 다닥다닥 열렸기에 달리기보다 더 그쪽에 신경을 쓰며
유심히 보았습니다.
보니까 글쎄 그게 다 사과 아니겠습니까?
한 사과나무에 사과에 그렇게나 많이 열리는지 처음 알았습니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끝나고 저 사과밭에 가서 싱싱한 사과 실컷 먹고 싶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한 명 두 명 추월하며 달릴 때...
약간의 미안한 마음이 들면서도
내가 이렇게 건강하구나 하는 생각에 기분이 좋습니다.
햇볕이 정면으로 응원하고 있었습니다.
한여름의 응원이라면 응원 안 해도 돼! 하고 소리쳤겠지만
그래도 11월의 햇살엔 미소지으며 달릴 수 있었지요.
골인지점 100m 정도 부터는 언제나 제일 신납니다.
길고 긴 마라톤 부분에서 제일 빠르게 달리는 신명나는 구간이기 때문에...
도착하자마자 주는 생수와 사과 한 알 맛이 어찌나 달콤하던지...
신랑 것 하나 더 달래서 사과 두 개를 눈깜짝할 새 다 먹습니다.
서경석 님은 남자 장년부 4위로 상장과 상품을 받고
저는 1시간 46분으로 기록은 좋지 않았지만 여자 출전자가 별로 없던 관계로
(같은날 서해대교 단축마라톤이 있어 충주를 포기하고 그쪽으로 간 사람들이 많다더군요, 특히나 잘 달리는 사람들이.)
2위로 상장과 상품을 받는 행운을 안았습니다.
김종일 씨는 새벽부터 졸음운전 해가며 고단했는데도 아주 잘 달렸습니다.
운전하느라 애쓰신 김종일 씨에게 이 자리를 빌어 고맙다는 인사 다시 한번 전합니다.
결혼 10년 넘도록 충주로 시집간 친구 집엘 한 번도 못 가봤습니다. 간다간다 하면서...
저도 참 무심했지요.
마라톤이 그 소원을 풀어주는군요.
촌 구석에 나즈막이 자리한 친구네 집.
진초록의 무우청을 보니 어릴 적 추억이 무럭무럭...
반가워 얼른 무우를 뽑아 손톱으로 깎아 아삭아삭 씹어 먹습니다.
매콤 달콤... 추억 가득한 이 맛 또한 사과맛에 전혀 못지 않습니다.
마라톤이 늘 이렇게 삶을 행복하게 합니다.
마라톤아,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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