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30분 | 나의 행복한 달리기 8월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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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창규 작성일15-08-18 13:19 조회1,034회 댓글2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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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겁다.
아침의 안개는 환한 햇살아래 아슴하게 비치는 속커튼처럼 가벼워야 제격인데
이렇게 거르기전의 텁텁한 막걸리처럼 걸쭉한 공기는 달리기는 고사하고
바람좋은 그늘에 누워야 제격아닌가?
무엇에 끌려 이 아침 그늘조차 부실한 한강 벌판에서 팥죽같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는지.
난 그렇다 치고 옆구리에 시룻번처럼 늘어붙은 마누라는 또 뭔가.
살려고 그래~~
그렇겠지, 고질로 달고살던 허리 아픔을 달리기로 그나마 견딜 수 있게 됐으니.
엊그제 지리산 화대종주에서 진을 뺀 몇몇고수가 선두에서 빠진 자리가 어째 서운하다.
그래도 일취월장으로 주력이 좋아진 하형과 조형이 옆구리에 붙어줘서
젖은 솜처럼 늘어지는 다리에 힘을 줘본다.
어렵다..
초반 속도 4.28
느린 속도를 만회하자며 무급수 통과를 제안하는 조형이 얄밉다.
안돼, 죽어...
갈땐 이렇게 가고 올때 4분까지 땡겨 보자구.
들숨으로 마신 공기의 반절은 습기가 아닐까 싶게 산소의 부족을 느끼면서 중랑천 나무다리를
4.13 으로 지나는데
저 다리난간에 기웃이 기대어 흐르는 물결에 마음을 실어보내는 빨간팬츠의 여인.
그대가 아니신가.
미쳐 이름도 불러보지 못하고 지나친 다리위로 흰 백로 한마리가 한가로이 날고있네.
능소화는 절정의 시절을 보내는듯 홀로 예쁘고 길가 풀섶에 수줍게 숨어 핀 하얗고 노란 작은 꽃들이 안타까운
여름 날의 아침.
안개속 강건너 아파트의 숲처럼 남은 2킬로의 반환점이 아득하다.
난 성수대교 교각을 지나면서 달릴 의욕을 잃고 말았다.
앞서는 두사람을 등밀어 보내고 돌아선 공원입구 물억새의 잎새가
더운바람속에 청청하다.
추천 6
댓글목록
이창규님의 댓글
이창규 작성일
매미의 울음소리가 맑고 어둠은 더 빠르게 찾아오네요.
중무 팀장님, 지리산 화대종주의 달콤 쌉싸름한 얘기를 한바탕 올려주시지요.
이번 주엔 반달도 없는 데 그런 간접경험이라도할 수있게.
황인호님의 댓글
황인호 작성일
4분대 광속 마라톤너 눈은 매의 눈이 던가?
그 광속 질주 속에서 스처간
백로,
빨간팬츠의 여인
능소화 하며....
벌써 새벽이면 찬공기가 가을을 전해옵니다....
어느 분인지 한번 뵙고싶네요....
[2015년9월8일 가을을 몸으로 느끼는 남자,,,, 주자삼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