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통골아! 잘 있었느냐?② <산행기>
페이지 정보
작성자 나강하 작성일03-01-21 13:21 조회426회 댓글0건관련링크
본문
수통골아! 잘 있었느냐?② <산행기>
------------<지난 글>------------
<마라톤과 등산>
1. 숨어있는 山
2. 어떻게 너와 마주하랴?
---------------------------------
3. 절벽을 넘어, 능선을 가로질러
① 주차장-도덕봉(13:00-14:00)
추위가 확 풀려버려 질척질척한 오솔길에는 아직 참나무 낙엽과 솔잎이 한데 어우러져 깔려있어 밟으면 묻어나는 솔잎 내음의 상큼함이 코끝을 자극한다. 숲 속 가득한 피톤치트향이 콧구멍의 잔털을 경유하여 휠터링되어 허파꽈리에서 실핏줄을 타고 온몸에 고루 잠입하니 등정 초입부터 오감(五感)의 촉수가 꿈틀거린다. 아내도 이제 제법 단련되었나 보다. 예전에는 이러한 경사지를 오를 때마다 얼마 못 가서 쉬곤 하였는데 오늘은 쉬자는 소리를 한마디도 안 한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30분만에 한번씩 5분 정도 숨을 고르며 쉬어가며 가는 게 좋다고 한다. 금강산 만물상 같은 도덕봉 정상 부근의 병풍절벽 아래에 도착하니 제법 땀이 난다. 동아줄을 잡고 천애(天涯)의 발 아래를 내려다보며 포효하는 통쾌함! 무엇에 비기리요. 앞에 보이는 금수봉의 그늘진 북사면에는 흰눈이 수북히 쌓여 겨울 절경을 자랑한다. 몇 개의 절벽 모퉁이를 돌고 나서 다 올라왔나 했더니 웬걸? 아직도 큰 바위솔 이끼가 낀 벼랑길이 절벽 사이를 돌고 돌아 끝이 안보이니 긴장감을 조금도 늦추지 못하겠다. 하지만 저 멀리 발 아래로 보이는 대전시내, 한밭대, 유성골프장등의 오밀조밀한 인공구조물에 눈길을 주지 않을 수 없다. 그러한 욕망의 바다가 아스라하게 펼쳐진 인간세상을 내려다보는 맛은 산을 오르지 않은 자는 알 수 없으리라. 문득 바라보니 바위틈에 서리서리 뿌리내린 용트림하는 청솔 하나가 아름드리 근육을 자랑한다. 빈약한 나무는 잎새부터 윤기가 없게 마련인데 이 소나무는 반질반질한 잎새하며 거북등처럼 갈라진 도타운 껍질 사이로 보이는 빨그스름한 속껍질은 건강함을 직감하게 한다. 덩치도 제법 우람하여 수령 100여 년은 족히 되었음직하다. 주위의 온갖 나무들을 압도하고 있다. 이 소나무를 처음 봤을 때부터 홀딱 반하여 아내에게 나 죽으면 화장하여 유골단지를 이 소나무 아래에 묻어달라고 부탁했을 정도였다.
② 도덕봉-잘록이(14:00-14:20)
도덕봉은 계룡산 황적봉에서 내려온 지맥을 관암봉, 백운봉에서 전달받아 삽재를 지나 갑하봉, 우산봉, 성재봉으로 다시 전달해주는 중간에 있는 봉우리로 산이 항시 여유롭고 푸르름을 자랑하기에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혹자는 절벽아래 도덕골에 원효대사가 수도를 했다고 하여 붙여졌다고도 하고 옛날 옛적 이 일대 계곡에 산적들의 소굴이 있어 도둑골로 불려지다 도덕골로 변이 되었다고도 한다. 그 절벽아래에는 큰 동굴 하나와 작은 동굴 하나가 있는데 의상대사가 여기서 수도를 했다고 하며 역시 도덕굴 혹은 도둑굴로 불려진다. 영험한 동굴에는 지금도 박수와 무녀들이 무시로 찾는 애니미즘의 기도처로 항상 촛불이 밝혀져 있다. 이제 정상에 다 올라왔다. 빈계산까지 도달하기까지에는 물론 크고 작은 봉우리들이 많이 남아 있지만 일단 그 중에 한 개의 정상을 밟은 것이다. 인생여정에 조그만 목표를 성취한 느낌인 듯 뿌듯함에 온몸의 피로가 싸악 가신다. 여기서부터는 전체적으로 능선길이다. 이러한 완만한 능선을 만나면 그저 팔딱팔딱 뛰어보고 싶다. 오솔길에는 졸참나무, 떡갈나무, 활나무, 고로쇠나무들이 수해(樹海)를 이루고 있다. 능선 양옆의 수통골 계곡과 동월 계곡에서 맑은 공기를 휘몰아쳐 오는 여기를 지나노라면 온갖 죄스러움으로 더럽혀진 육신이 깨끗하게 세례 되는 느낌이다. 그렇듯 호젓한 길이었는데 이제는 많이 알려졌는지 지나는 등산객이 제법 눈에 띈다.
③ 잘록이-절벽이(14:20-14:40)
잘록이에서 수통골을 내려다보니 계곡의 깊이가 한량없다. 지옥으로 가는 길이 있다면 이러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도덕봉, 백운봉, 금수봉, 빈계봉에서 흘러내린 산자락이 직벽(直壁)으로 내리꽂인 계곡에 숲이 울창하여 깊이를 측량할 수 없게 한다. 골짜기에는 까마귀들이 까악! 까악! 울며 날고 있어 지옥 중에서도 무간지옥(無間地獄)을 내려다보는 느낌이다. 까마귀를 우리는 흉조라 하지만 북한과 일본에서는 길조로 취급한다고 한다. 왜냐면 까마귀는 죽은 동물의 시체나 해충을 먹고살기 때문이요 오히려 까치는 농작물과 익충을 해치기에 흉조라 하여 박멸대상이라니 그도 그럴 듯 하다. 이 수통골에 까마귀가 서식함은 오염되지 않은 생태계가 유지되는 반증이 아닌가 싶다. 즉 죽은 동물들의 사체가 있을 만큼 건강한 환경을 유지하고 있다는 증거이기에 말이다. 불교에서는 모든 생물은 삼계(三界)를 돌고 도는 윤회의 고통을 벗어날 수 없다고 한다. 삼계에도 여러 가지 설이 있다. 유교에서는 삼계를 천, 지, 인으로 말하고 카톨릭에서는 지옥, 연옥, 천당을 말하기도 한다. 불교의 삼계는 欲界(욕계), 色界(색계), 無色界(무색계)를 말하는데 욕계는 탐욕이 넘치는 물질이 지배하는 어리석은 세계요, 색계는 욕심은 적지만 성내는 버릇이 남아 있어 물질의 지배를 아주 벗어나지 못한 세계요, 무색계는 모든 것을 초월했지만 아직 나(我)라는 생각을 버리지 못해 정신적으로 걸림이 남아 있는 세계를 말한다고 한다. 다시 욕계는 지옥, 아귀, 축생, 아수라, 인간, 천상, 도솔천등으로 나눌 수 있고 색계, 무색계도 또한 여러 세계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다시 지옥 하나만 보더라도 팔대지옥(八大地獄)이라 하여 무간(無間), 대초열(大焦熱), 초열(焦熱), 대규환(大叫喚), 규환(叫喚), 중합(衆合), 흑승(黑繩), 등활지옥(等活地獄)을 말한다. 그 중에서도 무간지옥(無間地獄)이 고통이 가장 극심한 지옥이란다. 실로 인도 사람들은 내세와 우주를 심오하게 연구한 것 같다. 풍륜과 수륜에 떠 있는 섬부주와 수미산의 세계를 상정한 인도 사람들의 우주와 내세관은 마치 입체적인 아파트를 연상케 하는데 이는 다 이승에서 선행의 공덕을 쌓으라는 의미로 그리 생각했을 게다. 까마귀가 나는 이 수통골의 깊은 계곡을 내려다보며 어찌하여 이 순간에 무간지옥을 생각했단 말인가?
<계속 이어집니다.>
배달9200/개천5601/단기4336/서기2003/1/12 이름 없는 풀뿌리 나강하
------------<지난 글>------------
<마라톤과 등산>
1. 숨어있는 山
2. 어떻게 너와 마주하랴?
---------------------------------
3. 절벽을 넘어, 능선을 가로질러
① 주차장-도덕봉(13:00-14:00)
추위가 확 풀려버려 질척질척한 오솔길에는 아직 참나무 낙엽과 솔잎이 한데 어우러져 깔려있어 밟으면 묻어나는 솔잎 내음의 상큼함이 코끝을 자극한다. 숲 속 가득한 피톤치트향이 콧구멍의 잔털을 경유하여 휠터링되어 허파꽈리에서 실핏줄을 타고 온몸에 고루 잠입하니 등정 초입부터 오감(五感)의 촉수가 꿈틀거린다. 아내도 이제 제법 단련되었나 보다. 예전에는 이러한 경사지를 오를 때마다 얼마 못 가서 쉬곤 하였는데 오늘은 쉬자는 소리를 한마디도 안 한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30분만에 한번씩 5분 정도 숨을 고르며 쉬어가며 가는 게 좋다고 한다. 금강산 만물상 같은 도덕봉 정상 부근의 병풍절벽 아래에 도착하니 제법 땀이 난다. 동아줄을 잡고 천애(天涯)의 발 아래를 내려다보며 포효하는 통쾌함! 무엇에 비기리요. 앞에 보이는 금수봉의 그늘진 북사면에는 흰눈이 수북히 쌓여 겨울 절경을 자랑한다. 몇 개의 절벽 모퉁이를 돌고 나서 다 올라왔나 했더니 웬걸? 아직도 큰 바위솔 이끼가 낀 벼랑길이 절벽 사이를 돌고 돌아 끝이 안보이니 긴장감을 조금도 늦추지 못하겠다. 하지만 저 멀리 발 아래로 보이는 대전시내, 한밭대, 유성골프장등의 오밀조밀한 인공구조물에 눈길을 주지 않을 수 없다. 그러한 욕망의 바다가 아스라하게 펼쳐진 인간세상을 내려다보는 맛은 산을 오르지 않은 자는 알 수 없으리라. 문득 바라보니 바위틈에 서리서리 뿌리내린 용트림하는 청솔 하나가 아름드리 근육을 자랑한다. 빈약한 나무는 잎새부터 윤기가 없게 마련인데 이 소나무는 반질반질한 잎새하며 거북등처럼 갈라진 도타운 껍질 사이로 보이는 빨그스름한 속껍질은 건강함을 직감하게 한다. 덩치도 제법 우람하여 수령 100여 년은 족히 되었음직하다. 주위의 온갖 나무들을 압도하고 있다. 이 소나무를 처음 봤을 때부터 홀딱 반하여 아내에게 나 죽으면 화장하여 유골단지를 이 소나무 아래에 묻어달라고 부탁했을 정도였다.
② 도덕봉-잘록이(14:00-14:20)
도덕봉은 계룡산 황적봉에서 내려온 지맥을 관암봉, 백운봉에서 전달받아 삽재를 지나 갑하봉, 우산봉, 성재봉으로 다시 전달해주는 중간에 있는 봉우리로 산이 항시 여유롭고 푸르름을 자랑하기에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혹자는 절벽아래 도덕골에 원효대사가 수도를 했다고 하여 붙여졌다고도 하고 옛날 옛적 이 일대 계곡에 산적들의 소굴이 있어 도둑골로 불려지다 도덕골로 변이 되었다고도 한다. 그 절벽아래에는 큰 동굴 하나와 작은 동굴 하나가 있는데 의상대사가 여기서 수도를 했다고 하며 역시 도덕굴 혹은 도둑굴로 불려진다. 영험한 동굴에는 지금도 박수와 무녀들이 무시로 찾는 애니미즘의 기도처로 항상 촛불이 밝혀져 있다. 이제 정상에 다 올라왔다. 빈계산까지 도달하기까지에는 물론 크고 작은 봉우리들이 많이 남아 있지만 일단 그 중에 한 개의 정상을 밟은 것이다. 인생여정에 조그만 목표를 성취한 느낌인 듯 뿌듯함에 온몸의 피로가 싸악 가신다. 여기서부터는 전체적으로 능선길이다. 이러한 완만한 능선을 만나면 그저 팔딱팔딱 뛰어보고 싶다. 오솔길에는 졸참나무, 떡갈나무, 활나무, 고로쇠나무들이 수해(樹海)를 이루고 있다. 능선 양옆의 수통골 계곡과 동월 계곡에서 맑은 공기를 휘몰아쳐 오는 여기를 지나노라면 온갖 죄스러움으로 더럽혀진 육신이 깨끗하게 세례 되는 느낌이다. 그렇듯 호젓한 길이었는데 이제는 많이 알려졌는지 지나는 등산객이 제법 눈에 띈다.
③ 잘록이-절벽이(14:20-14:40)
잘록이에서 수통골을 내려다보니 계곡의 깊이가 한량없다. 지옥으로 가는 길이 있다면 이러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도덕봉, 백운봉, 금수봉, 빈계봉에서 흘러내린 산자락이 직벽(直壁)으로 내리꽂인 계곡에 숲이 울창하여 깊이를 측량할 수 없게 한다. 골짜기에는 까마귀들이 까악! 까악! 울며 날고 있어 지옥 중에서도 무간지옥(無間地獄)을 내려다보는 느낌이다. 까마귀를 우리는 흉조라 하지만 북한과 일본에서는 길조로 취급한다고 한다. 왜냐면 까마귀는 죽은 동물의 시체나 해충을 먹고살기 때문이요 오히려 까치는 농작물과 익충을 해치기에 흉조라 하여 박멸대상이라니 그도 그럴 듯 하다. 이 수통골에 까마귀가 서식함은 오염되지 않은 생태계가 유지되는 반증이 아닌가 싶다. 즉 죽은 동물들의 사체가 있을 만큼 건강한 환경을 유지하고 있다는 증거이기에 말이다. 불교에서는 모든 생물은 삼계(三界)를 돌고 도는 윤회의 고통을 벗어날 수 없다고 한다. 삼계에도 여러 가지 설이 있다. 유교에서는 삼계를 천, 지, 인으로 말하고 카톨릭에서는 지옥, 연옥, 천당을 말하기도 한다. 불교의 삼계는 欲界(욕계), 色界(색계), 無色界(무색계)를 말하는데 욕계는 탐욕이 넘치는 물질이 지배하는 어리석은 세계요, 색계는 욕심은 적지만 성내는 버릇이 남아 있어 물질의 지배를 아주 벗어나지 못한 세계요, 무색계는 모든 것을 초월했지만 아직 나(我)라는 생각을 버리지 못해 정신적으로 걸림이 남아 있는 세계를 말한다고 한다. 다시 욕계는 지옥, 아귀, 축생, 아수라, 인간, 천상, 도솔천등으로 나눌 수 있고 색계, 무색계도 또한 여러 세계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다시 지옥 하나만 보더라도 팔대지옥(八大地獄)이라 하여 무간(無間), 대초열(大焦熱), 초열(焦熱), 대규환(大叫喚), 규환(叫喚), 중합(衆合), 흑승(黑繩), 등활지옥(等活地獄)을 말한다. 그 중에서도 무간지옥(無間地獄)이 고통이 가장 극심한 지옥이란다. 실로 인도 사람들은 내세와 우주를 심오하게 연구한 것 같다. 풍륜과 수륜에 떠 있는 섬부주와 수미산의 세계를 상정한 인도 사람들의 우주와 내세관은 마치 입체적인 아파트를 연상케 하는데 이는 다 이승에서 선행의 공덕을 쌓으라는 의미로 그리 생각했을 게다. 까마귀가 나는 이 수통골의 깊은 계곡을 내려다보며 어찌하여 이 순간에 무간지옥을 생각했단 말인가?
<계속 이어집니다.>
배달9200/개천5601/단기4336/서기2003/1/12 이름 없는 풀뿌리 나강하
추천 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