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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의광장

주변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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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양경석 작성일02-05-28 08:55 조회63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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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랜 옛날이었습니다.
8백 년이나 묵은 메기가 꿈을 꾸었습니다.
이웃에 있는 방뎅이 한테 가서 꿈풀이를 부탁했습니다.

"열 사람이 나와서 나를 모셔다가, 큰 관을 씌워 좋은 자리에 앉혔어.
그리고 금띠를 둘러 주는 거야.
또 호령을 한 번 하게 하고는 어두운 방에 앉히더라.
어두운 방에 앉히고 흰구름이 일게 하더니,
이번엔 차돌방아를 찧게 하더란 말이야.
그리고는 붉은 고개를 넘게 하고는 금관을 씌우는 거야."

"아주 좋은 꿈이네요.
오랫동안 사시더니 이제 용이 되어 하늘로 올라가실 꿈 이 틀림없어요."

방뎅이가 호들갑을 떨었습니다.

"어떻게 좋은 꿈인지 말해 봐."

메기는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방뎅이를 재촉했습니다.

"열 사람이 나와서 모셔다가 관을 씌우고
좋은 자리에 앉히고서 큰 소리로 호령했다니
용이 되어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것이고,
어두운 방에 들여앉혔다는 것은 용이 비를 주고 먹구름으로 하늘을 덮은 것이에요.
흰구름이 뭉게뭉게 일어난 것은 날씨를 개게 하는 것이지요.
이건 용이 아니고는 할 수 없는 일이에요."

"그럼, 차돌방아, 붉은 고개, 금관은 무슨 뜻이야?"

방뎅이는 그만 말문이 막혀 어물거리기만 했습니다.

"잘 알지도 못하는 놈이 남보다 먼저 촐랑대며 야단이야."

메기는 혀를 끌끌 찼습니다. 방뎅이는 무안해서 슬그머니 도망을 갔습니다.

메기는 가자미에게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가자미는 모든 것을 다 안다는 듯이 우쭐대며,
다음과 같은 해몽을 하였습니다.

"열 사람이 모시는 것은 사람이 두 손으로 잡는 것이고,
큰 관을 씌우는 것은 다래끼에다 집어넣는 것이고,
좋은 자리에 앉히는 것은 도마 위에 올려놓는 것이고,
금띠를 씌우는 것은 칼을 갖다 대는 거야."

메기는 가자미의 말에 별로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안 좋은 꿈이니? 정말 무서워. 다르게 해석할 순 없어?"

그러나 가자미는 메기의 말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 홍에 겨워 계속 이야기를 했습니다.

"호령 한 마디는 죽느라고 비명을 지르는 것이며,
어두운 방에 들어간 것은 냄비 속에 들어간 것이고,
흰구름이 뭉게뭉게 오른 것은 냄비 속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것이고……."

메기는 점점 기분이 나빠졌습니다. 그래서 가자미의 말을 끊고 얘기했습니다.

"같은 말을 그렇게 나쁘게 해도 되는 거니?"

그러나 가자미는 이번에도 메기의 말은 듣지도 않고, 비아냥거리듯 계속 말을 했습니다.

"차돌방아를 찧는 것은 사람의 이빨에 씹히는 것이고,
붉은 고개를 넘어가는 것은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것이고,
금관을 씌우는 것은 똥이 되어 나오는 거야."

가자미의 해몽을 다 듣고 난 메기는 그만 화가 났습니다.
결국 자기가 사람의 먹이가 되어 잔인하게 죽임을 당한다는 뜻이 아닙니까?
메기는 가자미의 눈통을 한 대 후려 팼습니다.
그러자 가자미의 눈이 한군데로 몰리고 말았습니다.

"아니, 갑자기 눈이 왜 그래?"

지나가던 낙지가 물었습니다.

"메기란 놈이 꿈풀이를 해 달라고 해서 자세히 가르쳐 주었더니,
눈을 이렇게 만들었어.
내 그 놈의 원수를 꼭 갚겠어.
수고스럽지만 날 좀 도와주게."

가자미가 낙지에게 애원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되지?"

낙지는 가자미의 말을 듣고 거절할 수가 없었습니다.

"우리 둘이 힘을 합치면, 그깟 놈 하나 분풀이를 못 하겠어?"

"좋아, 같이 가서 해 보자.
그런데 가기 전에 나도 눈을 빼서 꽁무니에 달아야겠군.
그 메기란 놈이 눈통부터 칠지도 모르니까."

낙지는 눈을 빼서 꽁무니에 끼웠습니다.
그리고 가자미와 함께 메기한테로 갔습니다.
메기를 만나자마자 힘을 합쳐서
메기 머리를 때리고,
주둥이를 귀밑까지 늘여 놓았습니다.

이 일로 메기는 납작하고 큰 입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가자미의 두 눈이 한 군데로 몰리고,
낙지의 눈이 꽁무니에 있게 된 것도, 바로 이 때부터입니다.

방뎅이는 '밴댕이를 가리키며,
밴뎅이 속같이 좁은 것을 가리켜 밴뎅이 소갈머리라고 합니다.

고집이 강하며 제 성질조차 이기지 못하고 쉽게 흥분하다가
쉽게 포기해버리는 성질을 가진 자를 일컬어 하는 말입니다.

피부과에서는 탈모와 관련하여
주변머리 없는 사람의 반대말로
소갈머리 없는 사람이라는 단어를 사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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