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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의광장

고향친구와 잠실벌 달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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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대현 작성일02-05-18 12:44 조회53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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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리리......
"아! 여보세요"
"어~~ 냐야!"
"응~ 자넨가?"
"어이...친구! 먹는건 뭘 먹어야 하냐!"
"달리기 연습은 얼마나 해야 하냐!"
"술은 먹지 말아야지!"
"궁금한거 있으면 또 전화할께...."

이번 2002 경향서울하프마라톤을 처음 도전하는 원주 친구의 전화이다.
서울에서 경찰공무원으로 오래동안 근무하다 부모님의 병환으로 부득히 고향근처로 자원하여 6년전 낙향한 고향친구다.그는 신장180cm, 체중 84kg로 나와 비교를 한다면 거구이다. 꺼꾸리와 장다리의 동반 달리기, 친구와는 작년 15km 백제야간마라톤을 처음 달린이후, 10km 대회를 몇차례 출전하여 완주를 하였고. 원주지역 경찰달리기 동호회를 결성하여 열심히 달리기를 하고 있으며, 하프도전의 설레임에 평상시 보다 통화횟수가 늘어났다.

그는 토요일 당직근무를 마치고 05:30 이른새벽, 아내가 운전을 하고 상경,
우리집에서 조우하여 도보로 잠실종합운동장으로 이동을 한다. 작년 경향마라톤 참가시 잠실선착장에 주차하여 차량파손과 도난을 경험하였고 강원도주자의 옆차량도 같은 피해를 본적이 있다. 그래서 차량이동을 피하기로 하였다.

달리는 복장으로 에레베이터를 타니 혹시 이웃집아낙이라도 만나면 어쩌나 우려가 있었으나 다행이 그러한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08:30분 종합운동장에 도착을 하니 고적대의 경쾌한 연주가 마음을 설레이게한다. 12,000여명의 건각들도 흥분으로 들떠있는것 같다. 고적대의 뒤를 따라 이동중 서울마라톤의 사대천왕 윤현수님이 대회운영요원으로 헨드마이크를 들고 열성적인 안내하고 있다. 인사를 나누고 싶지만 거리가 맞지를 않아 포기한다.

하프도전의 두려움과 완주의 의지를 다지기 위해 친구는 재차 다짐한다.
02:30이내 완주하면 저녁을 거하게 자기가 한턱 쏘고 반대로 못할 경우 페이스메이커인 나 보고 저녁을 쏘란다. 어짜피 저녁 뒷풀이는 있을 것이고 작년 6월 원주에서 10km 완주후 시원한 소맥폭탄주 뒷풀이가 생각나게 한다.

스타트라인에는 얼마전만해도 뚱보였던 코미디언 김형권이 훌쭉해진 얼굴과 몸으로 사회를 본다. 경품과는 거리가 멀어 친구에게 기대를 걸어보나 춘몽이다.
통과의례인 내빈들 소개보다 올해 일흔이 되신 최고령자 최근우옹 소개때엔 우뢰와 같은 박수가 터져 나온다. 마라토너들의 소원인 죽을때까지 달릴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저승길도 달려서 간다"는 어느 마라토너 말이 생각난다. 진짜 죽어서 저승길가는 길도 즐거운 달리기를 할수 있을런지? 부상없이 천천히 뛰어서 완주하라는 사회자 말과 축포가 터지며 선두가 앞으로 뛰쳐나간다.


09:12 / 0 km / 경향마라톤의 새로운 시도

이번 경향의 큰특성은 도심대회에도 불구하고 엘리트선수들을 배제한 순수한 마스터스들을 대상으로 개최하는 새로운 시도로 보여진다. 내년은 과연 어떠한 변화가 있을런지 우후죽순처럼 도심대회를 개최한 결과 강남시민들의 불편해소를 위한 필연적 변화가 있을것이다. 스타트라인을 벗어나 주공 저층단지 주로를 천천히 달리다 서울마라톤 반포달리기 코디이신 반달장군 이명준님을 만나 반달졸병으로 장군의 독려를 받고 달린다. 10km 선두주자들이 하프후미를 피해 치고나가는 뒷모습을 보며 달리다보니 롯데백화점을 지나처 버린다. 서서히 관절들이 달리기에 적응하고 호흡도 안정이되어 간다. 교통회관을 지나며 벌써 걷기를 시작하는 런너들이 한두명씩 눈에 띄인다. 대다수의 걷는 주자들은 젊은주자들로 보여진다. 올림픽공원을 바라보며 우측을 끼고 돌으니 약간 언덕이다.
마지막 호흡을 가다듬는 기분으로 천천히 달린다.


5km / 00:31 / 순풍에 돗을 달고

급수대가 눈에 들어온다. 친구와 나는 물한컵씩을 먹고 약간의 내리막을 편안하게 달린다. 이제는 호흡도 각신체부분도 달리기에 적응하여 순풍에 돗을달은것 처럼 달린다. 적당한 언덕과 내리막길이 달리기의 지루함을 덜어주는 것같다. 7.5km 스폰치공급지점을 지나치기로 한다. 배출된 땀들이 수분을 더 요구치 않는 것 같다. 가벼운 대화와 무언의 몸짓으로 달리다보니 경찰병원부근을 지난다. 친구는 서울에서 30대중반 교통계 근무시 교통사고를 당하여 크게 다친적이 있다. 왼쪽무룹에는 아직도 커다란 상처가 남아있다. 그럼에도 달리기를 통하여 체중도 많이 줄이고 하프를 도전하니 마라톤의 경의로움을 다시한번 느끼게 한다.


10km/ 01:08 / 시원함이 뼈속까지

복정역 10km 지점에 다다른다. 둘은 달리기전에 마신 수분으로 팽만해진 복부를 주유소들려 해결하고 다시 버린만큼의 수분과 바나나를 나누어 먹으니 새로운 힘이 솟아난다. 오늘처럼 날씨좋은 날 도심을 달린다는 것 자체가 행운이다. 12.5km지점 세곡동 언덕을 넘으니 스폰치와 네모난 얼음을 함께 공급을 하여 준다. 얼음을 손에 잡고 뛰니 시원함이 뼈속까지 전달되어 온다.
얼음에 시원함이 가실만 하니 파시코 이윤희님이 파워런을 들고 반갑게 맞이하여 주신다. 제주울트라 200km 완주와 보스톤과 로데르담을 섭렵하고도 건강한 모습으로 봉사공력을 쌓으시고 계시는 님은 우리 풀뿌리마라토너들의 보배임이 분명하다. 파워런과 4대메이저 섭렵의 기(氣)를 님에게 받으니 발걸음이 훨씬 가벼워진다.


20km / 02:18 / 도로한복판에서 샤워

수서IC 언덕부근에 다다르자 남성주자가 여성주자무리를 이끌며 구령을 부쳐 일정한 속도로 달려간다. 그들을 추월하고 싶은 욕구를 억제하며 친구의 속도와 맞추어 언덕을 달린다. 처음 마라톤에 입문하여 혼자 그저 이생각 저생각하며 달렸으나 같이 달리는 동료가 있거나 페이스를 맞추어 같이 달린다는것이 얼마나 즐거운가를 이제서야 깨닫는것 같다.

터널속 오르막은 걷지않을 만큼의 페이스로 줄이고 순환도로위를 올라온다. 맑아진 학여울과 탄천이 만나 합강되는 대치교 17.5km 지점에서 스폰치로 머리를 적시고 쌍용아파트를 우회로 돌아 탄천2교 내리막길을 내려오니 주유소에서 샤워기를 준비하여 도로 한복판에서 주자들에게 시원한 물을 뿌려준다. 신발까지 젹셔지는 샤워를 하고 20km지점을 지나 출발점이 되어준 곳을 향해 좌측으로 달려간다.


21.0975km / 02:23 / 친구의 완주메달

잠실야구장을 지나 종합운동장 광장들어서니 아내들이 반겨준다. 폼 잡아 기념사진 찍고 88올림픽함성 남아있는듯한 웅장한 주경기장 메인스타디움으로 빨려들어가 빨깐트랙위를 마지막 속도를 내어본다. 힘겨워 나의 뒤로 쳐지는 주자들과 또 나를 추월하는 주자들과 표정들이 엇갈린다. 삐~~삐하는 전자음향은 더이상 나에게 달리기를 요구하지 않는다. 친구의 골인하는 모습을 지켜본다. 50리길을 함께 달리며 몸과 마음으로 나눈 대화가 40여년간 나눠온 대화와 비할수 없는 값진 대화였던 것 같다.

친구는 처음 느끼는 완주후의 어지러움과 감동! 그리고 흥분을 잘 억제하며 지친 몸과 마음을 같이 달랜후 보조경기장에서 하이트맥주한컵 마시니 갈증은 사라진다. 자랑스러운 완주메달을 목에 걸고 아내들을 만나니 완주한 우리들 보다 친구의 아내가 제일로 기뻐한다. 대회조형물과 대형전광판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마치니 오늘 고향친구와 달리기는 끝난다. 그러나 주로에는 아직도 자신과의 싸움이 지속되고 있다. 힘겨운 발걸음! 가쁜호흡! 고통으로 일그러진 얼굴! 50리길의 역경을 물리치고 완주의 환희를 만끽하기위해 마지막 고통을 이겨내는 이들에게 박수와 격려를 보내며 숨가빴던 잠실벌을 벗어난다.

작년 경향마라톤의 부족하였던 것들이 올해는 개선을 많이 한것 같다. 충분한 급수, 후미까지 제공된 스폰치와 사각얼음. 원활한 교통통제, 그리고 곳곳의 자원봉사학생들에 열성적인 봉사, 알맞은 날씨, 여기에 기록보다는 완주를 원하는 40년지기 고향친구의 하프도전과 설레임! 완주의 기쁨이 합쳐지니 그가 쏘는 저녁 뒤풀이가 기다려 진다.

2002. 05. 12

즐거운달리기가되시길..........
천/천/히달/리/는/사/람 김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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