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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의광장

구두를 신어도 흙길은 감촉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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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동윤 작성일02-02-21 23:03 조회71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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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팔레스 호텔에서 우리 서초구 의사회 정기총회가 있는 날이다.

식사를 마친 후에 총회 말미에 서윤석 서초구 의사회장님의 장황한 소개와 함께 '올해는 서초구 의사회에도 달리기 동호회를 만들겠다.'는 내용의 안내를 하고 3월 중 창립모임을 갖겠다고 공고를 했다.

오는 길에 저녁 9시가 조금 넘어서 망설이다가 강남 성모병원에 입원해 계시는 장인어른을 문병갔으나 이어폰을 끼고 너무나 편안하게 주무시고 계시기에 그냥 조용히 나왔다.

나온 김에 영풍문고에 가서 책이나 몇권 살까해서 강남터미널 옆 시티21 빌딩 지하로 갔더니 철문이 내려져 있다. '그렇지! 이렇게 늦게까지 책방이 할리가 없는데, 나는 역시 사회성이 부족해!.'라고 책망을 하면서 반포 지하상가를 거쳐 집으로 왔다.
반포 지하상가 꽃 가게 골목은 언제나 지나도 생명력과 기(氣)가 느껴져서 좋다.

한잔 생각이 나서 진사어른께 전화를 드렸더니 아직도 인사동 모임이 계속되고 있단다. 갈까 망설이다가 그냥 집에 가서 집사람과 한잔할 생각으로 열심히 반포지하상가를 지나 7호선 반포역 연결 통로를 지나 지상으로 나오자마자 전화가 울린다.

어느 정도 거리가 되면 내가 가는 방향으로 뛰어오겠다는 집사람의 전화다. 이쪽으로 오지말고 집앞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만나자고 약속을 하고 열심히 달려간다. 초등학교에 도착하니 집사람은 집에서 뛰어와서(약 500m) 한 바퀴를 돌았다(약 3-400m)한다. 계속 뛰게 하고 나는 그 동안에 간단하게 스트레칭을 마치고 세 바퀴째부터는 같이 달린다. 집사람은 보도블록 위를 달리고 나는 구두 때문에 운동장 흙길을 밟고 달린다. 흙길의 감촉이 너무 좋다.

같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다른 부부 때문에 신경이 쓰였는지 집사람이 당신처럼 뛰는 사람은 오늘 잠원동에는 없을꺼라고 한 마디 한다. "당신도 달리기에 거의 미친 사람과 몇 년 살더니 이제 대강 주제를 아는 것같다."고 격려를 해준다. 왜냐하면 오늘 다른 지역에도 나와 같은 복장으로 이유야 어떻던 달리고 있는 동호인들이 틀림없이 있을 것이니까.

우리 부부는 그렇게 운동장을 땀나게 달리고 둘이서 옛날에는 눈치 봐 가면서 잡고 다녔던 손을 오늘도 따뜻하게 꼭 잡고 집에 와서, 작년에 집사람이 담근 담백한 매실주를 나 혼자 한잔 하면서 바보처럼 웃고 있습니다.

항상 즐겁고 건강한 달리기 생활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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