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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앉고 싶던 250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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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송월섭 작성일03-10-29 13:15 조회47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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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100Km를 신청할 때, 반 강제적으로 누구누구도 하는데 너는 안하냐 ? 는 모 선배님의 성화에 못이겨(?) 신청하고부터 대회전까지의 준비하는 과정을 즐겨보자는 마음으로 어렵사리 결정하였다.
지난 여름 월 300Km 이상의 훈련을 통하여 지구력을 길렀고, 춘천마라톤을 포기하면서까지 울트라대회에 모든 목표를 걸었다.

대회당일
새벽 5시 교육문화회관은 출발전 마라톤에 미친 800여명의 사람들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저마다 완주를 다짐하며 사전준비를 하는 것을 보며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사기 충천.

1~5Km
서서히 출발했다. 새벽공기가 차가웠고 반팔을 입은 덕분에(?) 팔이 시려웠다. 어느정도 뛰면 몸이 달아오를 줄 알았는데, 좀처럼 땀이 나지 않았다. 옆에서 뛰는 긴팔입은 분들이 부럽다. 같이 뛴분들 : 한환섭, 박지철, 유재경, 임녹재

5~20Km
양재천앞에서 탄천으로 들어가는 다리를 건너며 물과 귤을 먹었다. 새벽부터 나와서 열심히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너무 고맙다. 10Km를 지날 때 시계를 보니 시계가 건전지가 다했는지 몇번 알람이 울리고 그냥 죽어(?)버렸다. 시간을 알 수 없으니 페이스를 확인할 수 없었다.
탄천 반환점을 돌 때 마주오던 아임식구들과 광모의 이성윤님께서 파이팅을 외쳐주신다.
그나 저나 해는 언제 뜨나….
팔이 얼어서 감각이 없는 듯 하다. 너무 시려워 손으로 비벼 열을 내며 달렸다.
15Km정도 지나니 해가 떠오른다. 반갑기 그지없다. 땀이 많은 내가 해를 보며 반갑게 맞이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30Km
양재천을 벗어나 한강변에 들어섰다.
아침햇살이 비치고 양재천입구 급수대에서 시간을 보니 2시간 1분이다. Km당 6분페이스 안쪽으로 뛰어온것이다. 이정도면 괜찮겠다 생각이 들었다. 올림픽대교를 지나 천호대교 부근에서 2반환점을 돌았다. 돌고 오면서 급식지점에서 김밥 몇 개를 먹고 다시 출발.

30~53Km
35Km지점에서 배가 아파왔다.
같이 뛰시는 한환섭님께 휴지를 얻었다. 지나가다 가까운 화장실에 갈려고 했는데, 앞에는 화장실이 없는 것 같아 주로에서 50여미터 떨어진 화장실에 같다. 5분여 지난 후 주로에 나왔는데, 같이 뛰시던 클럽식구들은 이미 시야에서 사라진 오래. 이제부터 혼자다.
양재천입구 급수지점에서 물과 비타민을 먹고 계속 레이스. 한강변은 우리의 훈련코스라 익숙해서 힘은 덜 들었으나, 가도 가도 일행을 만날 수 없었다. 그나 저나 신발이 안맞는 것 같다. 아무래도 갈아신어야 겠다 고 생각. 1CP에서 먼저간 한환섭님과 임녹재님을 만났다. 무척 반가웠다. 전쟁터에서 잃어버린 가족을 만난 기분. 운동화 갈아신고 소대나시 갈아입고 목도축이고 배도 불리고(연두부가 맛있었다. 수박도 좋았고)

53~65Km
한환섭님께서 1CP에서 먼저 출발했고, 임녹재님과 같이 천천히 3반환점을 향하여 출발.
조금가다보니 임선배님께서 조금 걷겠다며 먼저 가라 하신다. 그렇지 않아도 핑계 없어서 못걸었는데, 잘됐다 생각들어 같이 걸었다. 조금가다 보니 양천마라톤클럽 자원봉사팀이 도대체 아임런닝은 몇몇이 참가했느냐 묻는다. 14명이 참가했다니 대단하다며 최고 많이 참여한 단체라 한다. 기분이 뿌듯하다. 여의도를 통과하여 성산대교 밑 급수지점까지 어렵게 도착했다. 급수대 자원봉사자께서 대단하다며 칭찬이 자자하다. 마라톤을 아는 분들이 자원봉사를 하니 열과 성의를 다해서 응원해 준다. 다시한번 고마움을 느낀다. 조금가다보니 임선배님께서 힘드신가 보다. 천천히 오시라 하고 혼자 달리기 시작했다.
안양천입구에 다다르니 60Km 거리 표지판이 보인다. 이제 3반환점이 5Km밖에 남지 않았다. 반환점만 돌면 어렵지 않게 완주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60Km지점 통과 후 한참을 지나도 반환점이 보이지 않는다. 반환점을 돌아오는 허부장님과 박지철님 유재경님을 차례로 만났다. 모두 지치지 않은 것 같다. 왜 나만 이렇게 지쳤을 까. 드디어 급수지점. 그렇게 찾던(?) 전복죽. 그러나 반환점을 되돌아 와야 준단다. 반환점까지 800M. 그렇다면 가야지 힘들게 다시 발걸음을 옮긴다. 반환점에서 한환섭님을 다시 만났다. 우여곡절 끝에 급식지점에 도착 전복죽 두그릇을 뚝딱 해치웠다.
(참고로 전복죽은 현재 마포가든호텔 주차장옆에 쭈꾸미 항아리수제비(前 횟집운영)를 운영하시는 문정복사장님께서 기백만원의 사비를 털어 제공하신 것)
다 먹고 출발할려고 하니 회장님께서 반환점을 향해 가시며 물 한목음 드신다. 회장님 힘.

65~83Km
한환섭님과 계속 같이 뛰었다.
67.5Km지점에서 진통제를 먹었다. 아무래도 약의 힘을 빌려야겠다. 아무런 도움을 받지 말아야 되는데 생각은 했지만 어떻게든 완주는 해야 되겠기에……
전복죽의 힘으로 여의도까지 그리 어렵지 않게 왔다. 63빌딩 앞 77.5Km 지점 급수대에서 물과 김밥을 먹고 2CP를 향했다. 이제부터는 2.5Km를 뛰고 200M를 걷기로 마음 먹었다. 중간중간 응원해주시는 분들 덕에 다소 위안을 했다.
드디어 2CP통과.

83~92Km
2CP만 통과하면 다 끝날줄 알았는데 아직 갈길이 멀었다. 85Km지점에서 시흥시의 김학중님을 만났다. 같이 몇백이터를 뛰다가 아무래도 여기서 더 걸으면 주저 앉을 것 같아 한환섭님을 뒤로하고 먼저 나갔다. 이제는 응원하시는 분들에게도 미안하다. 배번호와 이름을 불러주고 박수도 쳐주지만 손을 흔들어 답례할 힘이 없다. 힘들게 힘들게 양재천 입구에 도착했다. 시간이 10시간 5분. 페이싱팀 한분이 충분히 11시간 안에 들어갈 수 있다며 힘을주신다.

92~100Km
한참을 뛰었다. 가도 가도 끝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힘들어 걷고도 싶었지만 이제 걸으면 주저앉을 것 같다. 아내와 애들 모습이 떠올랐다. 왜 이 고생인가 ? 후회도 들었다.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생각이 굴뚝 같았다.
급수대가 보인다. 드디어 95Km지점. 남은 거리 5Km. 희망을 갖자고 다짐했다. 급수지점에서 자원봉사자께서 주신 홍삼을 먹으며 여기가 몇Km지점이냐 물으니 93.7Km라고 한다. 아니, 92Km지점을 떠난지 얼마나 오래 지났는데, 아직도 93.7Km라니…. 다시 물으니 맞다고 한다. 정말 주저앉고 싶었다. 서서히 걸으며 앞으로 나가고 있는데, 뒤에서 얼마 안남았으니 힘내라고 한다. 드디어 95Km지점 거리표시가 보인다. 얼마를 더 달려 96, 97, 98Km를 지났다. 99Km를 다와서 광모의 한분이 동반주 해주신다. 그렇게 200여미터를 달려왔는데, 앞에서 아내와 고경수님께서 뛰어온다. 너무 반갑다 . 눈물이 글썽. 같이 뛰기를 몇백미터. 아직까지 내게 이런 힘이 남았나 의구심이 들었다.
드디어 100Km지점 테이프를 끊었다. 시간은 11시간 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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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발견을 했던 대회였습니다. 울트라 250리......
저를 포함한 40명의 클럽회원중 14명이 울트라대회를 신청 낙오자 없이 모두 완주하였습니다.
좋은 대회, 좋은 경험을 하게 해준 서울마라톤클럽과 자원봉사자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제가 완주할 수 있었던 큰 이유중의 하나가 바로 자원봉사자의 힘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서울마라톤 클럽 힘.

아임런닝마라톤클럽 송월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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