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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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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성용락 작성일02-03-04 14:00 조회62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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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하였으면,
꼭 한번 참가하여 보라고 권하고 싶은것이 어제부터 하나가 더 늘게 되었다.
그 동안은 울트라마라톤이 전부였으나,
지금은 대회 자원봉사를 그에 못지않게 추천하고 싶은 생각이다.

작년, 오늘(3월4일) 서울마라톤 풀코스에 참가를 하여 고르지 못한 일기속에
힘들기도하였지만, 결승점 도착후 대회장 주변의 천막이 바람에 다 날려가버린
춥고 황량한 대회장에서 수고하는 자원봉사자들의 모습에서는 도저히 힘들었다는
말이 민망하였던 기억이 아직도 새롭다.

온몸이 꽁꽁얼어가는줄도 모르고 가장 오랜시간 고생을 하는 40km부근에서 홀로
눈보라속에서 깃발을 흔들며 응원을 하여 주시던 배터지는집 사장님의 모습에서
다음 대회의 자원봉사를 생각하게 되었던 것이다.

작년의 오늘에 비하면 어제의 날씨는 약간 과장을 한다면 수영복입고 한강에서
수영을 하여도 좋을 정도의 알맞게 따듯한 날씨였다.
집사람을 꼬셔서 참여하게된 자원봉사는 대회당일 갑작스레 함께 배정되었던
조가 바뀌면서 서로 다른 장소에서 풀코스 주자들의 주로를 유도하게 되었다.
대회의 경험이 적은 아내의 반응이 염려되었으나 오히려 웃으며
'더 좋은데요 뭘..' 하며 관계자에게 대답하는 모습이 고맙기만하다.

아내는 이제 막 초등학교를 졸업한 예비중학생 소녀와 잠실철교 아래에 배정을 받았고
나는 천호대교밑 풀코스 반환 500m 지점에 배치를 받게되었다.
참여자체가 즐겁고, 당일 하루 연두색 자원봉사 자켓과 미색모자로 서울마라톤의
일원이 되었다는 생각이 뿌듯하기만 하다.

9시쯤 도착하게된 천호대교밑은 축구장에서 축구하는 사람들과 한강을 산책나온
사람들로 한가롭고 여유있다. 시간의 남음이 있어서 풀코스 반환점에 가보았다.
잔치집 분위기가 느껴지는 그 곳에는 벌써 천막이 설치되어 있었고,
그 속에서 된장국을 끓이는 구수한 냄새가 정겹고 낯설지가 않다.
잔치집에서는 누구에게 임무를 기다리며 일을 거들기 보다는 알아서 거드는것이
눈치있는 요령이다.

책상을 배치하고 이온음료를 나르고 간식을 펼쳐놓고 군대같은 일사분란한 맛이
없어서 책상의 배치를 세번이나 바꾸긴 하였지만 서로들 즐거운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는것이 전하여진다.
이번에는 자원 봉사를 하시는 다른 한분과 트럭을 타고 대회깃발을 설치하러 나간다.
잔디밭에 설치된 나무 말뚝을 의지하여 그 마저 없는곳은 가로등의 기둥에
혹은 쓰레기통을 이용하여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며 설치한 깃발은 3km 정도를 지나서야
멀리 앞 구간에서 설치한 깃발이 보이고 나서 다시 하프 지점으로 철수를 하게 되었다.

바람이 알맞게 불어 주어 돌아오면서 보기 좋게 나부끼는 대회 깃발이 좀전의
길의 분위기와 사뭇 다르다.
하프코스 반환점에 설치된 시계는 햄(HAM) 마라톤 동호회분의 출반선카운트 다운의 실황중계에
맞추어 정확하게 시작이 되었다.
시계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손놀림들은 좀더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하고
긴장감이 1초 1초 다가오는듯하다.
우레탄을 이용하여 만든 센서메트가 설치되고 반환점을 가르키는 깃발이 설치가 된다.
제법 시간이 되어서 천호대교 밑으로 다시 와서 이제부터 올 주자들을 기다린다.

12시가 20분정도 지났을까?
멀리로 선두의 모습이 경찰의 유도하는 모습 너머로 아련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빠른 모습의 1위 주자는 오래 걸리지 않아 휭, 하니 지나가 버린다.
어디서 모였는지 주위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박수를 치며 힘내라며
응원을 하고 있다.
선두와 2위 그룹과는 1분여 차이가 있었다. 그 이후로 지나가는 무수한 sub-3 예비 주자들의
모습은 아름답기만하다.
노랗고 푸르고 하얗고 붉은 기운들이 멀리서 와서 힘차게 지나간다.

아!
저렇게 달리면 sub-3.인가보다. 온몸에 땀을 흘리면 달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전혀 땀방울 없는것 처럼 보이며 달리는 사람이 있고 탄력있게 날아가는 사람들도 보인다.
힘내세요..!
반환지점 500m 남았습니다!.
복사골 힘내세요..
전주 힘날 힘!!
군산 화이팅!
구미 마라톤 화이팅!
런클! 런클!
저마다의 가슴에 새겨진 소속의 이름을 불러주며 응원을 하자 힘들어 하던 모습들도 환하게 웃으며,
쳐다보고 손을 흔들어 준다.

고맙습니다.!
힘!
저희 때문에 달리지 못하셔서 죄송합니다. 하며 인사를 하여 주시는 분도 계신다.
달리는것 만큼 재미있습니다..힘내세요!

밀물처럼 밀려왔다가 썰물처럼 멀어지는 행렬은 출발시간 두시간이 되어서 절정을 이루는 듯하다.
지금까지 오신것보다 한 걸음만 빠르게 가시면 sub-4 입니다!
반환점에서 김밥 드시고 가세요..!!
반환점에서 가져 왔을법한 쓰레기들을 아무데나 버리지 않고 자원봉사를 발견하고 미안하다며 던지고 간다.
괜찮습니다.쓰레기는 이곳에 마구 마구 던져 주세요.!

검은 수염을 길게 기른 멋진 남자분이 달려온다.
도사님 화이팅! 하자 환하게 웃으면서 고맙습니다 하며 답례를 하여주신다.
응원을 하는 사람도 달리는 사람도 모두가 즐거운 시간의 물결들이 지나간다.

안산에서 많이 오셨습니다.힘내세요..
아까 여러분 가시던데 올때는 몇분 않되시네요..?
반환점에서 좀더 있다가 온데요. 고맙습니다.
철도청 화이팅! 기차 잘달리죠..? 하자 씩읏으면 철도청 마라톤회원분이 미소로 답례를 하여주신다.
히로시마! 화이팅.
답례를 하느라 고개를 돌리는 모습이 여느 사람들의 모습과 조금 다르다고 생각하는데 대답이 들려온다.
스미마센..

계속되던 물결도 세시간이 넘어서자 걷는 사람도 많아지고, 그 수가 많이 줄어 들다,
반환점을 돌아서 힘들게 달려오는 한분이 먼저 인사를 건넨다.
세시간안에 들어가야 하는데 어쩌지요. 하며 웃으신다. 힘내세요..그대로 가시면 완주 하실수 있습니다.

주위에서 산책을 하던 시민한분이 서울 마라톤 깃발을 보고 묻는다.
저기. 그거 마라톤 대회 맞죠.?
네. 그렇습니다.
그거 어디서 하는 대회지요.?
여기 한강 자전거도로에서 하는 대회 입니다.
환하게 웃으면서 아! 그래요 저도 그거 참석하고 싶어서 그러는데 언제 하나요? 라며 묻는다.
딱 1년만 기다리세요. 오늘 대회가 열리거든요 거의 끝나 갑니다..^^
라고 말하자 그분은 한참동안 크게 웃으시면 알겠다며 다음 대회엔 꼭 참가 하겠다며 돌아간다.

3시간이 넘어 가면서 주자들의 행렬은 거의 끝이 난듯하다.
반환점을 돌아온 고등학생 정도로 보이는 주자가 와서 파스를 찾는다.
집에서 그동안 기념품으로 받아서 남아도는 파스를 가져와 꺼내 놓았더니 그것을 본 모양 이었다.
파스를 바르며 몇마디를 나누는데 가장 어려보이는 풀코스 주자가 홀로 달려온다.
파스를 바르던 학생이 **야 빨리 갔다와 거기 된장국 먹고와! 하는것이 형제인듯 하다.

형 같이가! 하면서 힘들어 보이는 얼굴로 벌써 다녀온 반환점을 형에게 같이가자며 투정을 부린다.
여기서 멀지 않어 가지 않고 기다릴께.. 하며 동생을 달래어 보내는 모습이 보기에 좋왔다.
어린 형제는 아버지가 참여하라고 하여서 참가를 하는데
작년 춘천에는 30km지점에서 그만 포기 하였다고 한다. 동생이 오기까지 기다리면서 얘기를 나누며
큰형 다운 듬직한 모습이 어린형 에게서 전해진다. 반환점을 돌아온 동생을 다독거리며 가는 형에게
남은 파스를 건네주며 힘내서 완주하라고 격려를 하였다.
대회 후미에서 두번째 세번째 주자였다.
나이 어린 학생들의 마라톤이 그다지 권장할것은 되지 못하지만 멀리로 천천히 사라지는 형과 동생의
뒷모습은 너무나 아름답고 흐뭇하기만 하였다.

반환점에서 대회 마지막 주자는 작년과 같은 70대의 할아버지 이셨다.
7007번
반환점에서 홀로 달려오시는 할아버지를 모두가 나가서 박수로 맞이 하였다.
간단한 요기를 하시고 곧바로 외로운 달리기를 계속 하시는 할아버지를
반환점에서 봉사를 하시던 서울 마라톤여성분이 동반주 하겠다면 달려가시는 모습을 보고
대회장으로 철수를 하게 되었다.

올해가 시작될때 조금은 무리한 욕심으로 계획을 세우고 연습하다가 2주만에 부상을 당하였었다.
마침 서울마라톤 대회의 참가기간이 되어서 접수를 여러번 망설이다가 결국은 포기하고,
생각해낸것이 자원봉사였다.

작년에 10km대회에 참가를 하였던 집사람도 선뜻 같이 하겠다고 하여서 신청한 자원봉사 였는데
이처럼 즐거운 시간이 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하였었다.
다른 곳에서 주로를 유도한 집사람도 힘은 들었지만 즐거운 시간이었다고 한다.

풀코스를 완주한것보다는 덜 힘들고 하프코스를 달린 만큼은 되는것 같다.
하지만 시간 내내 풀코스완주 만큼이나 즐겁고 흐뭇하고 기분좋은 느낌으로 보낼수 있었다.
마라톤을 완주 하지 않은 사람보다.
완주를 경험한 사람들이라면 그 기분을 좀더 쉽게 느낄수 있을 것이다.
자원봉사의 의미를 되세기고자 하는 마라톤 완주자들이여 서울마라톤 자원봉사에 가보시기를...
그곳에 가면 자원봉사의 정의를 쉽게 내릴수 있을 것이다.

서울마라톤에 참가한 모든 분들 그리고 서울마라톤 회원 여러분 같이 함께한 자원봉사자 여러분 특히 연제환님 조진만님 모두들 수고하셨습니다.


lar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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