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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서울마라톤대회를 준비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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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희영 작성일02-02-23 09:35 조회84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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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0일은 2월 서울마라톤클럽 회원 달리기 대회가 열린 날이었다. 여의도 반환점에서 급수를 하시던 박영석 회장님께서 저를 보시고 오늘 시간있냐고 물으신다. 예, 시간 있습니다. 3월 3일에 열릴 예정인 5회 서울마라톤대회 준비에 일손이 부족하니 도와 주세요.

여보, 내가 도와줄까?
집에서 아내가 청소를 하거나 설거지를 할 때에 내가 잘 쓰는 말이다. 그럴 때 마다 아내가 하는 반박은 : 도와 준다고? 누구 일인데? 여자만 집안일을 하라는 법이 어디 있어? 당연히 해야지.

박회장님의 부탁은 아내의 반박과 관련되어 나를 일순간 당황스럽게 했다. 회장님, 죄송합니다. 내가 먼저 클럽사무실에 찾아가 당연히 대회준비를 함께 했어야 하는건데 그러지를 못했군요. 부끄러워 마음 속으로 한 말이었다.

오후 2시 10분경 클럽사무실에는 낯익은 얼굴들, 불과 몇 시간 전에 한강변을 함께 달렸던 얼굴들이 하나 둘 모여 들기 시작했다 : 고형식님, 김재남님, 신동희님, 송재익님, 한택희님, 강홍기님, 정영철님, 이동욱님, 이경렬님, 김미영여사, 박선자여사, 조성주님, 김명호님, 이형상님과 임종근님.

크지도 좁지도 않은 사무실 한 켠에 천장 높이까지 쌓여 있던 큼직한 종이 상자들을 사무실 밖 복도로 나르기 시작한다. 이어서 클럽의 살림꾼인 김명호님이 업무를 할당하신다. 오늘은 단체참가자들의 대회물품 발송작업이란다.

나와 이경렬님은 칩과 참가번호가 들어 있는 개인별 봉투를 참가 단체별로 그룹지어 배열하는 작업을 맡게 되었다. 주로 풀코스 단체참가자들의 봉투였는데 그 단체 수가 450여 개에 이르다 보니 클럽 사무실 복도의 반쪽이 가득찼다. 복도의 다른 반쪽에서는 강홍기님 등이 하프코스 참가자들의 봉투를 배열하고, 이동욱님등은 이미 비좁아진 복도의 틈을 찾아 5킬로, 10킬로 참가자들의 봉투를 단체번호별로 배열하고 있었다.

배열해야 할 단체수에 비해 협소한 복도인지라 찾기 쉽게 번호별로 배열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재배열, 재재배열의 시행착오를 거쳐 아쉬운 대로 그룹별 정리를 마치니 벌써 두 시간은 족히 흘렀다. 잠시 휴식을 취했다. 그 짬을 이용해 김재남님과 조성주님은 문학을 이야기한다. 시를 논한다. 달리기 이상으로 문학에 대한 님들의 강한 열정을 확인했다.

이제는 풀코스, 하프코스 등으로 분리되어 있던 단체별 참가자들의 봉투를 합치는 일을 시작한다. A4 용지의 복사지에 인쇄된 단체별 참가자들의 명단을 보고 복도를 이리 저리 다닌다. 전원 확인된 단체의 봉투는 한택희님과 고형식님에게 넘겨지면, 님들은 그 봉투에 대회 유니폼을 집어 넣는 작업을 한다. 그 작업이 끝나면 신동희님과 김명호님은 종이 상자에 넣고 테이핑을 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봉투들로 가득찼던 복도는 텅비어갔다. 오전의 백오리길 달리기로 일어서기가 불편할 정도로 허리는 아팠지만, 회원으로서 조금이나마 일을 했다는 뿌듯함이 가슴 속에 생긴다. 9시가 넘은 시각이었다.

밤 10시 20분경 고속터미널 버스정류장에서 안양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클럽 주최의 대회 때 마다 수고를 아끼지 않으시는 박영석회장님이 떠오른다.

오늘만 해도 7시간이 넘도록 봉사하시고도 저녁을 드시고 가라는 회장님의 간곡한 요청을 매정하게(?) 거절하고 귀가하신 고형식님, 김재남님, 송재익님, 한택희님, 이경렬님, 강홍기님이 떠올랐다.

토요일에도 밤 10시까지 대회준비, 오늘은 오전에 4시간대 페이스메이커를 하고도 오후에 다시 클럽에 들려 대회준비를 하신 정영철님의 미안해 하며 떠나던 모습이 떠오른다.

멀리 의정부에서 오신 임종근님의 묵묵히 일을 하시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달리기를 위해 태어난 듯한 이동욱님의 날렵한 몸매가 떠오른다.

부천에서 오셔서 반달물당번으로도 부족하여 밤 늦도록 대회준비를 하신 이형상님의 웃는 모습이 떠오른다.

불행히도 간식이 끝난 직후에 클럽 사무실에 도착하여 배고프다는 말도 못하고 허기진 상태로 새우깡을 먹으며 수 시간을 봉사하신 윤석기님의 선한 마음이 그려진다.

우리가 사무실에서 일한 시각에 반달장군님 댁에 모여 5회대회 자원봉사자 임무 배정하느라 고생하신 이명준님, 이팔갑님, 연제환님, 윤현수님이 떠오른다.

나를 더더욱 즐겁게 하신 분들은 회원이 아니면서도 클럽을 위해 오랜 시간 수고하신 달리는 시인 조성주님, 남편 잘 만나(?) 고생하시는 김미영여사와 박선자여사였다.

백오리길을 달리는 사람들을 좋아합니다. 서울마라톤클럽을 더 좋아합니다. 달리며 봉사하는 위에 언급한 유형의 분들을 제일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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