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인생 그리고 온고이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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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해균 작성일16-02-23 08:39 조회679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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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벽두부터 세상이 어수선하고 시끄럽다. 여기저기서
불안의 징후가 나타나 삶이 고달프고 피곤하다. 문득 옛 사람들은 어떤 자세로 세상의 어려움과 마주 했을까? 라는 의문이 머리를 스쳐간다. 우리가 우러러 소원을 빌었던 그 정월 대보름 달을 보며 옛 사람들은 어떤
청원을 하며 마음의 평화를 누렸을까? 차츰차츰
변화하는 달의 모습을 눈 여겨 보며 옛 사람이 터득한 지혜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도 유효한 시대를 잇는 진리의 가교가 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하며 조선 중기 문신 동계(棟溪) 정온(鄭蘊, 1569-1641)선생의 달을 주제로 하는 한시 한 수 소개 하려고 한다.
이 시의 제목은 “見新月(초승달을 보고)” 이다.
如眉漸如鏡(여미점여경) 三五方就盈(삼오방취영)
눈썹 같은 것이 거울처럼 커지다가 보름이 지나면 가득 차게 되지.
盈而虧必至(영이휴필지) 虧則盈還生(휴즉영환생)
가득 차면 반드시 기울고 기울면 다시 가득 차는 법.
天道且如此(천도차여차) 人情尤可明(인정우가명)
자연의 변화는 이와 같으니 사람 일은 더욱 분명 하여라.
莫羨彼之盈(막선피지영) 莫嘆此或虧(막탄차혹휴)
저것이 가득 찼다고 부러워 말고 이것이 혹 기울었다고 탄식하지 말게.
嘗聞天與鬼(상문천여귀) 盈者常害之(영자상해지)
일찍이 들으니 하늘과 귀신은 가득 찬 것을 항상 해친다더군.
見月反吾人(견월반오인) 一理君其知(일리군기지)
달을 보고 나를 돌이켜 보면 같은 이치 임을 그대는 알게 되리라.
자료: 桐溪集 권1, 김재욱
저 “한시에 마음을 베이다” 에서 재 인용
사람들 삶의 형편은 한 평생 고정 불변이 아니고 세월 따라 전진하기도 하고 퇴보하기도 한다. 흔히 말하는 한 인간이 태여 나 일생에
적어도 3번의 기회를 맞는다고 하는 말은 인생역정의 고점과 저점의 싸이클이 한 사람의 생애 동안 적어도
3번이상 반복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정온(鄭蘊)은 광해군 2년 과거 급제 후 영창대군(永昌大君)이
죽임을 당하자 영창대군을 죽인 강화부사 정항(鄭沆)의 목을
베어야 한다는 취지의 격렬한 상소를 올리다 광해군의 미움을 사 10년동안 제주도에서 위리안치 (圍籬安置,가택연금)당하는
유배생활을 했다.
그는 유배 생활 중에도 학문연구와 저술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또한
그는 제주 사람에게 글을 가르쳐 그 공덕으로 후일 정온은 제주 오현중 한 사람으로 추앙되었다. 인조반정으로 귀양살이에서 풀려난 정온은 인조가 즉위한 후 벼슬길에 다시
나가 이조 참의; 대사간, 경상도 관찰사, 부제학 등을 역임하였다. 위의 시는 정온이 유배 생활지 에서 쓴 것이다.
청나라 노존심(老存心)은
세상을 살면서 득의 했을 때 와 실의 했을 때 사람됨에 따라 취하는 태도가 각기 다르다고 납담(蠟談)에서 이렇게 말했다:
逢得意則趾高氣揚(봉득의즉지고기양),
득의로움을 만나면 발 뒤꿈치를 높여 기운이 드높아진다.
謂之水上浮萍(위지수상부평).
이를 두고 물 위의 부평초라고 한다.
遇失意卽垂頭喪氣(우시의즉수두상기),
실의를 만나면 고개를 숙이고 기운을 잃고 만다.
謂之風中落葉(위지풍중낙엽).
이를 일러 바람맞은 낙엽이라고 한다.
惟畸人乃能相反(유기인내능상반),
오직 특이한 사람이라야 능히 반대로 한다.
在達者亦只常(재달자역금상).
통달한 사람은 또한 평소와 다름없다.
정민 저 조심(操心)중에서
재인용.
여기서 득의(得意)를 인생의
고점 그리고 실의(失意)를 인생의 저점으로 환치하면 인생의
고, 저점 주기에서 우리가 취할 태도가 명확해 진다. 득의 했을 때 분수를 지키고 실의에 빠졌을 때 낙담하지 않고 자신이 처한
자리에서 지혜롭게 대처하며 우선 생존을 확보 해야 한다. 그리고 여유가 생기면 고점에 도달 했을 때 기회의 싹을 꽃 피울 준비를
미리 해야 한다.
2016년 정월 보름을 보내면서 내가 처한 형세가 산인지,
골짜기 인지 또는 중턱인지를 모르면 때맞추어 지혜로운 처신을 하지 못하고 인생 대열에서 낙오 할 개연성이 높다.
필자의 경우 “저것이 가득 찼다고 부러워 말고, 이것이 혹 기울었다고 탄식하지 마라”라는 동계정온선생의 시구에 공감하며
앞으로 내가 세상 풍파를 헤쳐나가는데 좌우명으로 삼으려고 한다. 마치 제나라 환공이 늘 가까이 두고 좌우명으로 삼았던 “기울어진 그릇(欹器)*과
같이.
우리나라 속담 “달도 차면 기운다.” 중국의 철학 우화 의기(欹器) 그리고 미국 속담 Life has its ups and downs. 이라는
표현들은 정온 선생의 見新月(견신월, 초승달을 보고)과 궤를 같이 하는 생각의 실마리를 담고 있다.
맹자 등문공 하에 대장부에 대한 정의가 나온다: “천하의 넓은 집에
살고 천하의 올바른 자리에 서서 천하의 큰 길을 걸어간다. 관직에 등용 되었을 때에는 백성들과 함께 그 길을 걸어가고, 관직에 등용되지 못했을 때에는 홀로 그 길을 걸어간다. 부귀해져도 마음이 동요되지 않고 빈천한 상황에 처해도 의지가 변함없고
위세와 무력에도 지조를 굽히지 않는다. 이를
대장부라 부른다.”
오늘 제가 쓴 글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좀 거칠고 무례하지만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해 본다면 대장부란 곧 인생역정의
어떤 길흉화복에도 치우치거나 흔들리지 않고 다른 사람과 함께 또는 홀로 자신이 의롭다고 여기는 큰 길을 가는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다. 오늘은 인생역정의 길흉화복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대장부의 길을 가는데 도움이 될만한 옛사람의 지혜를 여러 문헌을 통하여 살펴 보았다.
*欹器(기울어진 그릇): 공자가 제자들과 같이 제나라 환공의 사당을 찾았을 때 제상에 기울어진 그룻이 놓인 것을 보고 사당지기에게
“저것이 무슨 그릇이요” 하고 묻자 사당지기가 “환공께서 늘 가까이 두고 좌우명으로 삼으시던 그릇입니다.” 라고 대답했다. 공자가 제자에게 물을 길러 그릇에 부어
보아 라고 말하자 모두들 숨을 죽이고 지켜보았다.
그릇은 물이 조금 들어가자 기울기 시작하더니, 중간까지 들어가자 반듯하게 서고, 주둥이까지 물이 차자 펑 소리를 내며 뒤집혔다.
자로가 물었다.
“선생님, 이 그릇이 비었을 때는 기울어졌다가, 중간쯤 찼을 때는 반듯하게 섰고, 가득 찼을 때는 뒤집혔습니다. 여기에 무슨 이치가 있는 것입니까?”
공자가 제자에게 대답했다. “그렇고 말고, 사람됨도 이
기울어진 그릇과 같다. 총명하고
박식한 사람은 자기의 어리석은 면을 볼 줄 알아야 하고, 공적이 높은 사람은 겸손하고 사양 할 줄 알아야
한다. 용감한 사람은 두려워할
줄 알아야 하고, 부유한 사람은 근검 절약 할 줄 알아야 한다. 겸손하게 물러 나면 손해를 보지 않는다고 하는 것도 이런 이치이다.”
출전: “ 荀子” ‘宥坐’ 김태환저 중국 철학고사 중에서 재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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