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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행복한 달리기(우면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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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창규 작성일16-06-30 20:16 조회1,946회 댓글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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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에 소나기라도 한 줄금 내렸나.
플라타나스 넓은 잎새에 물방울이 맺혔고 우면산 중턱의 잣나무 푸른  가지가 손에 잡힐 듯 가깝다.
낮은 구름들이 늙은 시추의 걸음처럼 북동쪽으로 느릿느릿 흐른다.
문을 열면  습기를 잔뜩 머금은 후덥한 바람이 와락 안겨드는 오후2시.
구름속을 숨바꼭질하는 햇님처럼 내 마음도 올지 갈지.
부족한 장거리 훈련을 뭔가로 메꿔야 하는데,
숙제 못한 아이의 등굣길이 이럴까.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트레일화 끈을  조이면서도 연신 땀이 흐른다.
에라, 그래 한번 젖어보자.
허리색에  물병을 달고는 마른 스펀지에 스미는  물방울처럼 숲으로 들어선다.
서늘하다.
호흡은 깊이하고 팔치기는 크게 발걸음은 종종...
올려다본 잣나무 꼭대기엔
청설모 조차도 따기를 포기한 잣 열매가 흔들거리고
사태로 무너진 계곡자리엔
싸리꽃이 무더기로 피어서 꽃향이 아릿하다.
얼마나 좋은가.
돌니가 촘촘히 박힌 산길은 내가  오기를 기다렸다는 듯
아카시 잎새를 노랗게 흩뿌려 놓았네.
발끗에 채이는 자갈돌을 피하며 오르고 또 내리길 몇번인가.
산 아래 부대에서 사격훈련 총성이 다급하게 들리면 어느새 남태령.
비로소 긴 언덕을 숨차게 오르는 차량들의 헐떡임에 산길을 벗어났다는걸  실감한다.
구름은 아침햇살속의 안개처럼 흩어졌다.
비맞은 수풀은 고개를 빳빳하게 세우는데 난
후줄근히 젖은 몸을 바닦까지 늘어뜨렸다.
고개들어 보이는 길 건너편 관악의 수림이 무섭도록 푸르다.
벽이다.
녹음의 벽.
한모금의 약수로 머리를 깨우고 마침
구름을 헤치는 화살같은 햇살이 비추는 산길을 거슬러 오른다.
이제 남태령에서 우면산 8부능선을 따라 동쪽끝
소망탑까지 쉼없이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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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서정수님의 댓글

서정수 작성일

바쁜 일상사중에도  공드려  찾는  자유를
느끼게 하네요!
이런 즐거움은 우리 달림이들만의 특권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더욱이 문장도  수려하고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박덕수님의 댓글

박덕수 작성일

단어 한구절, 한구절에서 묻어나는 느낌이 참 신선하네요.
글 잘 읽고 갑니다.

루나님의 댓글

루나 작성일

글이 참 맛깔스럽네요. 잘 읽었습니다.

이창규님의 댓글

이창규 작성일

이렇게 숨쉬기도 벅찬 날에 달리기까지...
서정수님 말씀처럼 우리들 만의 특권이죠.
박덕수님 루나님 행복한 달림이 들 이십니다.
늘 뵙지만 참 열심이지요.
볕이 뜨겁네요. 건강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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