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할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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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해균 작성일17-02-06 10:43 조회612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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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나는 눈 덮인 대모산과 구룡산을 아이젠을 착용하지 않고 종주하는 무모한 등산을 감행했다. 얼마 전에 배낭을 새로 사면서 옛 배낭
속에 든 아이젠을 옮겨 놓았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현장에서 등산로가 미끄러워 아이젠을 착용하려고 찾아보니 배낭 속에 당연히 있어야 할 아이젠이 없었다. 서둘러 집을 나서느라 출발 전에 등산 장비를 점검하지 못한 것이 불찰이었다.
아무튼 두 시간 반 동안의 산행을 조심조심 무사히 마쳐 다행으로 생각한다.
네이버 온라인 한자 사전에 의하면 앞뒤를 잘 헤아려 깊이 생각하지 않고 행동하는 사람을 무모한(無謀漢)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필자는 어제 하루 동안 본의는 아니지만 무모하게 위험한 짓을 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무모한(無謀漢)에 가까운 행동을 한 것이다.
생각해보면 내가 다른 사람으로부터 받고 싶은 나의 이미지는 일에 임하여 두려움을 가지고 차분하게 계획을 잘 짜서
한치의 그르침도 없이 성공시키는 신뢰할 수 있고 매우 안정적인 사람 이 라는 평판이 아닌가 싶다. 논어 술이(述而) 편에 “호모이성자(好謀而成者)”란 표현이 나오는데 “계획을 잘 짜서 성공시키는 사람”이란 뜻이다.
그 앞에 수식어로 “반드시 일에 임하여 두려워하고(必也臨事而懼)”라는 표현과 합치면 완벽하게 생활 속에서 우리가 이상으로
삼고 있는 나의 모습이기도 하고 또한 우리가 애타게 찾고 있는 이상적인 지도자의 진실된 모습이기도 하다.
박근혜대통령이 통치자의 역할에 대한 책임 때문에 탄핵의 위기에 처한 불행한 상황 속에서도 사람들은 앞을 다투어
대통령후보가 되고자 이미 선언했거나 아직 선언은 하지 않았으나 잠용(潛龍)으로 대통령 꿈을 꾸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알려 지고 있다.
잠시 역사의 라이벌 속에서 호모이성자(好謀而成者)의 이미지를 살펴보며 우리가 찾고 있는 지도자의 모습을 머리 속에 그려보자:
인류 최초의 남극 탐험을 두고 노르웨이의 로알드 아문젠(Roald
Amundsen)과 영국의 로버트 스콧(Robert Scott)이 이끄는 탐험대가 같은
해 비슷한 시기에 남극 탐험을 떠나 서로 경쟁 했다.
경쟁의 결과 노르웨이의 아문젠은 영국의 스콧 보다 34일 먼저 남극점에 도착했고
대원모두를 살려 무사 귀환했다. 반면
영국의 스콧은 뒤늦게 남극점에 도착했지만 아문젠이 먼저 다녀 가면서 남긴 편지를 읽고 실의에 빠졌고 귀환도중 악천후를 만나 대원전원이 사망하는
참담한 실패와 불운을 겪었다.
두 탐험대의 성패의 주된 요인은 대원 구성과 사전준비의 차이 에서 찾을 수 있다.
우선 대원 구성에서 아문젠 팀은 해군 장교를 포함하여 한냉지역 전문가(포경선사수, 스키대회우승자, 개 썰매 대회 우승자 등)으로 구성되어 현지 돌발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처 할 수 있었다. 반면 스콧 팀은 해군 장교를 포함하여 지질학자, 기후학자, 생태학자, 설상차
정비공 등으로 구성되어 극지 현장의 돌발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이 부족했다.
아문젠은 순록 털가죽으로 된 가볍고 따뜻한 에스키모인 들의 옷을 방한복으로 선택했고 에스키모인 들의 개인 “시베리안 허스키”를 이용하여 썰매를 끄는 이동수단을 택했다. 시베리안 허스키는 추운 지방에서 자란 개들이라 추위를 잘 견디고 힘이 약해 진 개들은 식량으로 이용해 식량무게를
최소화하여 이동을 빨리 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반면 스콧 팀은 모직으로 된 방한복을 착용 했는데 모직이 추위에는 강하나 습기에 취약해 체감온도가 떨어져 극심한 오한을
초래했다. 이동수단으로는 만주
산 조랑말을 이용했는데 남극 혹한에는 취약하여 얼마 안가 모두 얼어 죽었고 스콧팀은 죽은 조랑말을 식량으로 사용 하지도 않았다.
개들의 먹이는 사람의 잔반을 활용하여 별도 준비가 필요 없는 반면 말들의 먹이는 별도로 준비해야 했고 부피가
커서 사람의 식량보다 더 큰 짐이 되었다.
개는 크레바스에 빠지면 가볍기 때문에 그냥 들어 올릴 수 있었지만 말은 크레바스에 빠지면 구제불능이었다. 특별히 준비한 설상차도 연료가 얼어붙어 쓸 수 없었다. 스콧팀의
이동수단인 조랑말들은 얼어 죽고 크레바스에 빠져 죽어 탐험중반 이후 엄청난 무게의 썰매를 대원들이 직접 끌어야 했기 때문에 행군 속도가 크게 떨어졌다. 결과적으로 스콧팀은 준비 부족으로 처음부터
위험을 안고 무모한 탐험을 떠난 셈이다.
한마디로 노르웨이의 아문젠은 스콧에 비해 준비된 탐험가였다. 그는 풍부한 항해경험과 이누이트(Inuit)족과의
생활을 통하여 극지에서 살아 남을 수 있는 생존 법을 익힌 사람이었다. 반면 스콧은 인류최초 남극탐험이라는 동기에 도취된 이상적인 지식인 스타일의
탐험가 이었다.
대통령을 역할에 대한 막중한 책임의 관점에서 보면 아무나 섣불리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설 사람이 없을 것 같다. 반대로 대통령직을 단순히 신분상승을 위한 권력쟁취수단으로 생각하면 성공을 위한 신중한 계획 없이도 아무 두려움
없이 후보로 나설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는
이런 무모한 도전을 용기가 아닌 객기(客氣)라고 부른다. 객기(客氣)는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에서 나온 말인데 이야기의 배경과 맥락을 살펴보면:
노 나라와 제 나라가 전쟁을 벌였는데 노 나라가 수세에 몰리자 장군 염맹(冉猛)이 용기를 내어 과감하게 적진으로 돌격했다. 그런데 뒤를 돌아보니 자신을 따르는 군사가 보이지 않았다. 겁이 난 염맹은 거짓으로 넘어진 척하며
더는 나아가지 않았다. 이 광경을
지켜본 노라나 군대의 대장 양호(陽虎)가 이렇게 말했다.
“객기가 다했구나.”
객기는 호모이성 (好謀而成)의
신중한 계획이 결여된 무모한 동기에서 출발한 일시적인 충동감정에 불과하다. 사람들이 지난번 선거 때
박근혜 대통령을 호모이성자(好謀而成者)라고 판단하여 대통령으로
선출 했다. 이런 주권자들의 기대가
최순실 스캔들이 터지면서 실망으로 바뀌면서 사람들이 탄핵 사유의 진위와 상관 없이 환멸을 느끼면서 통치자에게 등을 돌리기 시작 한 계기가 되었다.
앞으로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후보자는 반드시 일에 임하여 두려워하며 계획을 잘 짜서 그르치지 않고 성공적으로 이끄는 사람이라야 한다. 누구라도 그럴 자신이 없으면 처음부터
출마를 포기하는 것이 현명한 처사가 아닌가 싶다.
나라의 장래를 생각할 때 인격과 도량이 부족한 지도자가 또다시 대통령이 되어 악정(惡政)을 펼치는 것을 국민들은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 준비와 예방조치를 강조한 아문젠의 말과 논어 술이(述而) 편 호모이성자(好謀而成者)관련 공자님 말씀을 참고로 인용합니다:
Victory awaits him, who has everything in
order- luck we call it. Defeat is
definitely due for him, who has neglected to take the necessary precautions-bad
luck we call it. Roald Amundsen
모든 것을 제대로 준비한 사람에게 승리가 대기하고 있다. 우리는 이를
행운이라고 부른다. 필요한 사전 조치를 게을리 한 사람에게는 반드시 패배가 예정되어 있다. 우리는 이를 불운이라고 칭한다. 로왈드 아문젠.
공자께서 안연에게 “나를 인정하여 써주면 도를 천하에 행하고, 버리고 써주지 않으면 도를 내 몸에 간직하여 숨는 태도는 오직 나와 네가 할 수 있는 것이니라.”고 하시자, 자로가 “선생님께서
삼군(三軍)을 부리신다면 누구와 함께 하시겠습니까?”라고 물어,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맨주먹으로 범을 때려잡고 맨발로 하수(河水)를 건너가다가 죽는 일이 있어도 뉘우침이 없는 사람과는 내 같이
아니 할 것이니라. 반드시 일에
당하여서는 두려워하고, 계획을 잘 짜서 성공 시키는 사람과 같이 할 것이니라(必也臨事而懼 好謀而成者也)”
지금은 대중의 눈을 의식하여 비현실적인 공약을 남발하며 객기를 부리는 무모한(無謀漢)을 분별하는 것이 주권자의 급선무이다. 나아가 막중한 대통령역할에
대한 책임 의식에 철두철미하고 신중한 자세로 국사에 임할 잘 준비된 호모이성자(好謀而成者)를 뽑는 것이 박근혜대통령 이후 새 시대를 여는 주권자들의 책무가 아닌가 싶다.
아직 정월보름도 채 지나지 않은 정유년 정초입니다. 비록 나라 일이
어지럽지만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이 일상 생활 속에서도 신중히 도모해서 마음먹은 일을 꼭 성공으로 이끄는 호모이성(好謀而成)의 해를 맞았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꼭 그렇게 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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