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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과 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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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해균 작성일16-12-12 10:30 조회62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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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은 누군가가 지켜보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경고 하는 내적인 소리 이다(Conscience is the inner voice that warn us somebody may be looking.)”라는 말이 문득 떠오른다. 미국의 저명한 저널리스트 이자 문명 비평가였던 맹켄 (H. L. Mencken, 1880-1956) 이 라는 사람이 한 말이다. 불란서 철학자 룻소(Jean-Jacques Rousseau)양심은 영혼의 목소리이고 열정은 육체의 목소리이다(conscience is the voice of the soul; the passions are the voice of the body.)”라고 말하여 열정이 반드시 양심의 방향성과 일치 하지 않을 수 도 있음을 내 비치고 있다.

 

송나라의 재상을 지낸 구래공(寇萊公)은 그의 육회명(六悔銘)에서 벼슬 아치가 공평하지 못한 처사를 행하면 벼슬을 잃었을 때 뉘우치고라고 하여 여섯 가지 뉘우치는데 명심 할 일 가운데 첫 번째로 꼽고 있다.  나머지 뉘우칠 항목은 부유 할 때 아껴 쓰지 않으면 가난할 때 뉘우치고, 재주를 젊었을 때 배우지 않으면 때가 지났을 때 뉘우치고, 일을 보고 배우지 않으면 쓸 때 뉘우치고, 술 취한 뒤 이치에 벗어난 말을 하면 술이 깼을 때 뉘우치고, 편안할 때 쉬지 않으면 병이 났을 때 뉘우친다의 다섯 가지이다.

 

후회는 매우 고통스런 경험이다.  후회를 줄이기 위해서는 일상 생활에서 소리 없는 양심의 조언을 따르는 것이 가장 믿을 수 있는 선택이 아닌가 싶다.

 

아래 이야기는 장자가 순간적인 실수로 육체의 목소리에 따라 행동하여 다른 사람의 오해를 받았던 아픈 기억을 담고 있다:

어느 날 장자가 밤나무 밭을 지나고 있었다.

그때 까치 한 마리가

장자의 이마를 스치고 날아가 밤나무 숲에 앉았다.

장자는 그 까치를 잡기 위하여 돌멩이를 집어 들고 까치가 앉은 곳으로 달려 갔다.

까치가 날아가 앉은 밤나무에는 매미가 앉아 있었다.

그 매미 옆에는 사마귀가 매미를 노리고 있었다.

장자가 살펴보니 상황은 이러했다.  까치는 사마귀를 잡아 먹으려다 장가자 자기를 잡으려 하는 것을 모르고 있었으며 사마귀는 매미를 잡아 먹으려다 까치가 자기를 잡아 먹으려 하는 것도 모르고 있었다.  장자는 슬픈 심정으로 중얼거렸다.  아아! 생물은 이익을 추구하다가 결국은 몸을 버리게 되는구나.”  장자는 까치 잡기를 포기하고 밤나무 숲을 나왔다.  그러자 이번에는 장자가 밤을 훔쳐가는 줄 알고 밤나무 주인이 장자에게 욕을 퍼부었다.  장자는 불쾌한 안색으로 사흘을 지냈다.

제자가 물었다.  요즈음 안색이 안 좋은 이유가 무엇입니까?”  장자가 말했다

나는 까치 잡기에 정신이 팔려서 진정한 나 자신을 까마득히 잊고 있었다.

나는 애당초 까치를 잡으려 하지 말아야 했고, 따라서 밤나무 밭에도 들어가지 말아야 했다.

그런데 진실을 잠시 잊은 탓으로 밤나무 밭 주인한테 모욕을 당했다.  나는 이것이 부끄럽구나.”

 

위 이야기는 허성도 교수의 저서 중국고전 명상생각 이라는 책에 장자 산목(山木)9장의 내용을 장자의 후회라는 제목으로 재구성 한 것입니다.

有善始者實繁(유선시자 실번)

처음시작을 잘하는 사람은 많지만

能克終者蓋寡(능극종자개과)

좋은 결과를 가져 오는 사람은 매우 적습니다.

- 간태종십사소(諫太宗十思疎)의 저자 위징(魏徵)-

 

지난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 되여 대통령의 권한이 정지 된 미증유의 사태를 보면서 위징의 말이 더욱 실감나게 다가옵니다.

 

일기모이유연하현란(日旣暮而猶烟霞絢爛)

해는 벌써 지고 있는데 저녁노을은 오히려 아름답고

세장만이갱등귤방형(歲將晩而更更橙橘芳馨)

한 해가 저물어 가는데 동짓달 귤은 더욱 향기롭다.

고말로만년(故末路晩年)

그러므로 군자는 인생의 만년에

군자갱의정신 백배(君子更宜精神百倍)

백배 가다듬어 더욱 정진해야 한다.

-채근담(菜根譚)중에서-

돈을 벌고, 출세하고 자녀를 양육하는 등의 구체적인 삶의 목표가 사라지면서 노년의 삶은 더욱 천연하고 아름답기 마련이다.

 

 후회는 그것이 자라는 마음 밭 상태와 같다

온화하게 자라면 참된 가책의 눈물을 떨군다.

그러나 교만하고 암울하게 자라면

마음 깊은 곳에 독을 품은 나무가 되어

해독의 눈물을 뿌릴 뿐이다.

-뉘우침 부분, 콜리지, 영국 시인, 평론가.

 

Remorse is as the heart, in which it grows:

If that be gentle, it drops balmy dews

Of true repentance; but if proud and gloomy,

It is a poison-tree that pierced to the inmost

Weeps only tears of poison!

-Remorse by S.T. Coleridge,

 

양심이 때로는 태풍과 같이 기존의 질서를 일대 혼돈상태로 몰고 갈 때도 있다. 하지만 양심은 진부한 내 삶의 생태계를 정화하여 깨끗한 몸과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게 하는 활력의 원천 이기도 하다.  따라서 양심의 건재가 곧 나를 지켜주는 수호신이 아닌가 싶다.

 

내 마음의 수호신인 양심의 충고를 따르면 터무니 없이 어리석은 일은 피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니 마음이 든든해 진다.

 

세밑 한파를 잘 이기고 유종의 미를 거두며 2017년을 차분한 마음으로 맞이 하게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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