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소박한 사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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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해균 작성일17-04-24 09:48 조회880회 댓글1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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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4월23일)는 유네스코에서 제정한 세계 책의 날(World Book Day)이었다. 세상에 읽을 책이 있는 한 행복한 사람들이
있다. 자신의 취향에 맞는 책을 발굴하고 읽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필자는 먹고 살기 위해 책을 읽을 시간이 없다라고 말할 나이를 벌써 지난
사람이다. 시력이 허락하는 한
좋은 책을 읽고 삶의 생기를 불어 넣는 유익한 내용을 여러분과 나누고 싶다. 마음이 가난 할 때는 나는 책방을 찾아 나에게 알맞은 독서를 하며 가장
소박한 사치로 내 마음을 풍요롭게 가꾼다.
죽을 때까지 눈의 건강만 지킬 수 있다면 나는 이 소박한 사치의 수단을 스스로 포기 하고 싶지 않다.
2017년 책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 그간 필자가 읽은 책 두 권을
소개 하려고 한다:
찻번째 레이건 대통령시절 교육부장관을 역임한 윌리엄 베네트(William J.
Bennett)가 편찬한 “미덕의 책”(The Book of
Virtues)에 나오는 동화 “할머니의 식탁”과
시 “사람의 손길”을 소개 하려고 한다. 여기에 소개하는 내용은 중앙대학교 최홍규
교수가 번역한 “미덕의 책” 에서 관련 부분을 가져 온 것이다. 좀 오래된 책이 지만 시공을 초월하여
공감을 일어 키는 내용을 담고 있는 이 책의 원서와 번역문을 지금까지 소장하고 있다.
●그림형제 동화 “할머니의
식탁”:
남편이 세상을 떠나고 혼자 남은 매우 노쇠한 할머니가 있었다. 그녀는 아들 부부 그리고 손녀와 함께 살았다. 하루가 다르게 할머니의 시력이 나빠졌고
귀도 들리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가끔씩 식사 때 손이 심하게 떨려 숟가락에 얹혀있는 완두콩을 떨어뜨리기도 했고, 컵에 있는 수프를 쏟기도 했다. 아들과 며느리는 그녀가 식사를 하면서 음식을 흘려 식탁을 온통 더럽히자
화를 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가 우유 컵을 쏟자 그들은 이제 할 만큼 했다고 서로에게 말했다. 그들은 청소도구를 놓는 한쪽 구석에 조그만
식탁을 만들어 붙여 놓고는 할머니에게 그곳에서 식사를 하도록 하였다.
할머니는 눈물이 가득 고인 눈으로 건너편의 그들을 바라보며 혼자 앉아서 식사를 했다. 가끔씩 그들은 식사를 하는 동안 할머니에게
말을 걸기도 했지만, 그 대부분은 그릇이나 포크를 떨어뜨리지 말라는 질책이었다.
저녁 식사를 막 앞두고 있던 어느 저녁, 어린 소녀가 마루에서 불록으로
집 짓기 놀이를 하고 있었다. 소녀의
아버지는 소녀에게 무엇을 만들고 있느냐고 물었다.
“아빠와 엄마의 식탁을 만들고 있어요.”
소녀는 미소를 지었다.
“언젠가 내가 자라면 아빠는 엄마와 한쪽 구석에서 식사를 하게 될
거에요.”
그녀의 부모는 한동안 그녀를 멍하니 바라보며 앉아 있었다. 그러다가 그들은 갑자기 울음을 터뜨렸다. 그날 밤, 그들은 할머니를
다시 그들의 큰 식탁으로 데리고 왔다.
그때부터 그들은 함께 식사를 했다. 할머니의 아들과 며느리는 이제 그녀가 가끔씩 식탁에서 음식을 흘려도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았다.
● The Human Touch(t사람의
손길)
Spencer Michael Free (1856-1938)***
‘Tis the human touch in this world that
counts,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의 손길
The touch of your hand and mine,
당신과 나의 손이 스치는 것은
Which means far more to the fainting heart
더 큰 의미를 서로의 가냘픈 가슴에 전해주네
Than shelter and bread and wine;
어떤 은신처나 빵이나 포도주보다도
For shelter is gone when the night is o’er,
은신처는 밤이 지나면 사라지고
And bread last only a day,
빵은 하루밖에 지속 되지 않네.
But the touch of the hand and the sound of
the voice
하지만 당신의 손길과 당신의 목소리는
Sing on in the soul alway.
나의 영혼 속에 항상 머물면서 노래를 불러주네.
이 시의 저자 마이클 프리는 미국 존스 홉킨스 의과대학을 졸업한 전문직 외과 의사이다. 상처 받은 사람에게 치유의 능력을 발휘한다는
의미에서 외과의사와 시인은 서로 다른 영역이나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는 것 같다.
두번째 한양대학교 정민교수가 펴낸 “와당(瓦當)의 표정”에 나오는 기와에 각인 된 옛 문양과 글씨 몇 가지를 소개 하려고 한다. 와당이란 우리말로 수막새 라고 하며 수키와의 끝을 막음 하는 장식이다. 와당은 기와 등이 처마 끝으로 내려와 허공으로 고개를 내미는 곳에 있다. “와당의 표정”은 중국 고대의
와당들을 모양과 문양에 따라 모아서 정민교수가 시처럼 아름다운 언어로 풀이한 책이다. 와당의 문양은 지면관계로 생략하고 정교수가 해설한 글씨만 몇 가지 소개
하려고 한다:
●延壽長相思: 오래 살며
서로 그리워하자.
우리 사랑하는 마음 결코 세월 속에 묻지 맙시다. 마음으로 오래 함께 한 세상을 건너갑시다. 바람이 불면 바람을 맞고, 비가 내리면 비를 맞더라도. 기와에 푸른 이끼가 피듯 그렇게 곱게 늙읍시다.
●長毋相忘: 길이 서로 잊지 말자.
무얼 서로 잊지 말자고 한 걸까? 고단했던 시절을? 아니면 사랑하는 사람을. 잊혀져 가는 것들 속에서 무언가 기억하며 살 수 있는 것은 고맙고 기쁜
일이다.
●與天無極: 하늘과 더불어 끝이 없도록
세상에 변치 않는 것이 어디 있나. 믿었던 사람들 돌아보면 곁에 없고, 앞에서
웃던 이들 돌아서서 나를 헐뜯는다. 마음
다칠 것 없다. 아득한 그때에도
저 하늘이 저리 푸르렀듯이 늘 푸른 마음으로 살고 싶다.
●大吉日利: 크게 길하고
날마다 좋은 일만.
참 좋은 덕담이다.
사방으로 피어나는 구름처럼 내 앞길에 기쁨이 넘치기를 바란다.
●千利萬歲: 온갖 좋은
일 속에 오래 사시길.
이 글을 읽는 여러분 모두가 그런 행운을 누리시기를 빕니다.
2017년 책의 날을 기념하여 필자가 좁은 식견으로 뽑은 동화와 시
한편 그리고 옛사람의 생각이 각인된 와당의 표정 몇 가지를 소개 해 드렸습니다.
댓글목록
박임순님의 댓글
박임순 작성일
정해균선생님, 그간도 안녕하셨는지요?
달리기뿐만 아니라 사색의 세계도 넓혀주시는 깊은 글을 나눠주셔서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