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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이번이 진짜 50번째의 풀코스 완주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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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범재 작성일12-08-30 10:31 조회2,76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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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 시작한지가 얼마 되지 않았던 어느 8월15일 일요일 ..
우리 친구들 모임이 있던 날, 과천 서울 대공원주차장에 차를 세우는데 바로 앞차에서 두 사람이 내렸다.
부부인 듯....
그런데..... 정말 온몸이 새 까맣다.
옷차림은 바로 정통 달림이... 고수들.... 탄탄한 팔 다리 그리고 군살 하나 없는 몸매..
그런데 어딜 가나? 이 아침새벽에?
나는 사실 그때까지도 혹서기 마라톤이란 것이 있는 것을 몰랐다.
 
2012년 8월12일,
아침 아직 어둠이 가신지 얼마 안 되어 검은 커튼 자락이 도처에 깔려있는 듯 한 시간,,
아침을 좀 먹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제까지는 속이 그득한 것 같은 느낌이었던 까닭에 거의 빈속으로 달렸는데..
그러다 보니까 항상 끝에 가서 힘들어 해왔다.
그래서 먹기로 했다. 3시간 전에 먹으라고 되어있지만 눈 떠보니까,, 5시30분이었다...
6시반에는 출발하여야 8시 대회시작시간에 좀 여유를 가지고 갈수가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밥을 꺼내서 약간 뎁힌후 후리가케를 뿌리고 일회용 미역국을 끓여서 먹었다.
든든한 기분이 들었다.
집을 나섰다.
열대야가 계속되어왔기에 상쾌한 가을철 날씨를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오늘은 너무 덥지 않았으면 한다....
2008년은 더웠고,, 작년도 더웠는데 마지막에 비가 와서 기분이 좋았었다...
 
10분전 7시,
버스를 타고 과천 종합청사역에서 지하철로 갈아타고 대공원역에 내렸다. .. 딱 좋다.
벌써 많은 사람들이 대회가 열리는 동물원 쪽으로 가고 있었다.
사람들이 예년보다 좀 많은 것 같았다.
일요일 아침 다른 대부분의 사람들이 꿈속에 있는 시간에 마라톤에 빠진 이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다.
완전히 다른 세계,, 또 하나의 세계다. 마라톤의 세계에 빠지면 그 누구도 다시 벗어날 수 없다?
하늘은 흐려있다. 작년에 마지막 두 바퀴를 비를 흠뻑 맞으면서 뛰던 기억이 난다.
그때 정말 비가 온몸을 무겁게 하였었다.
대공원역 1번 출구에서 동물원 북문까지는 거리도 시간도 꽤 걸린다.
북문에 도착하여 배번호타는 곳으로 갔다.
‘1576번’ 하니까 46년 1576 이범재 님이요? 한다...
그러더니 새삼 숫자에 놀란 듯 엄지손가락을 세워 보인다...
그래 올해 세는 나이 66세.... 그렇지만 75세가 된 분도 있는데 뭘.....
 
사실,
오늘은 좀 특별한 의미가 있다...
지난 6월 현충일 날 어느 대회에 참가하였는데 정말 날씨가 장난이 아니었고,
급기야 내 뒤를 졸 졸 따라오던 회송차에 타고 말았던 것이다.
더구나 27km 지점에서는 자전거를 타고 한강변을 따라 상류로 올라오던
고등학교 동창생을 만났고.... 말을 하지 않았어도 ,,
아마도, 아내가 골인 지점에 올 것 같은 느낌인데,,,
회수차량을 내 뒤를 졸 졸 따라오다가 급기야 32km 지점에는 아예 대놓고 타라고 했다.
그래서 발을 들여 놓고는 곧,,, 후회가 막급... 그냥 내리기도 그렇고 ... 안면 딱 깔고 그랬다.
37km에서 내려 달라고,,, 그래도 마지막 5km는 뛰어야 겠다고,,,,
그래서 그날 골인을 했고 응원나온 아내에게 사실을 말할 수가 없어서
아내한테 처음으로 거짓말했다.. 50번째의 풀코스 완주했다고,,,
친구한테도 .. 이게 영 마음에 걸리고,,, 두 달이 지나고 나니까 얘기하기도 정말 거북하고.,,, 죽을 지경..
 
오늘은,
정말 완주하고 고백해야지... 50번째 풀..
배번호를 받고 동물원북문을 통하여 들어갔다.
벌써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옷 갈아입고 준비하고 있다.
워낙 장소가 좁아서인지 또는 작년보다 인원이 많아서 인지... 해서
케이블카 바로 밑에서 배번호를 달고 짐을 맡겼다.
준비 운동 후 드디어 출발 코끼리 열차길 두 번은 쉬운 것 같으면서도 결코 쉬운 코스는 아니다.
은근히 긴 경사 길을 올라가야하고 그 길이도 합쳐서 4.8km가 되니까 말이다. 속도 조절해야 한다..
저번에는 욕심을 내다가 더운 날씨에 뒷심이 딸렸었다.
오늘은 그다지 덥지는 않지만 계속되는 열대야 무더위에 지쳐있는 몸 생각하자....
오늘의 기록? 5시간 반이면 좋겠다.
작년에는 5시간42분, 그 전전해는 5시간47분,,,
재작년에는 인터넷 접수 날 오후에 들어갔더니 이미 마감이 되어 참가할 수가 없었다..
처음에 천천히 뛰자. 이 대회가 좋은 것은 제한 시간이 없어서,,,, 천천히 뛰어도 좋은 것이다.
저번같이 처지니까 차가 뒤 따라와서 타라고 할 것이 없으니까 마음이 편하다.
시계보지 말자... 그냥 내가 연습하던 의왕 백운 호수 길 같이 편하게 달리자...
두 바퀴를 달리고 다시 내부순환을 달리기 시작했다. 이 주로도 만만치 않다.
항상 이 동물원 내부도로가 나에게는 이상하게 힘들었다.
역시 경사가 있고 또 생각보다는 긴 코스여서 그런가? 그
래서 딴 생각하지 않고 집중하려고 한다. 뒤에서 세 사람이 나를 앞질러 간다.
보니까 김무조 김성수 이무웅 다 내가 존경하는 사람들 아닌가?
마라톤 대회에는 늘 보는 얼굴들이 있게 마련,,,
아참 김영아씨도 보였는데 벌써 앞으로 나가 버리던데...
그들은 나를 몰라도 나는 안다... 이게 하수의 슬픔? 드디어 외곽순환도로에 올라갔다.
 
11키로,
이제32k, 왕복 5바퀴... 비가 내리기 시작하여 제법 몸에 붙기 시작한다.
 1시간 반쯤 된 것 같다. 시계 안 보려니까 그 것도 힘들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힘이 들지 않는다. 괜찮다. 비가 오니까 더 좋다.. 동물원 정문 쪽 반환점에 도착한다.
1회전,,, 반환점에는 수박이 있다.
이 대회는 참으로 좋은 점이 있는데 바로 사려 깊은 간식에도 그 특성이 있다.
수박이 그것이고, 박영석회장님이 나누어주는 얼음과 아이스 바도 바로 그것이다.
밥을 김으로 싸서주는 주먹밥도 맛있고 ...
다른 대회에서 주는 천편일률적인 바나나 쵸코파이 와는 전혀 다른 따뜻한 마음 씀씀이가 있다.
반환점을 돌면 막 바로 경사길,,
쉽지 않은 11k를 뛰고 또 순환길 2.8키로 정도를 오르고 내린 다음 온 반환점 바로의 급경사는
겨우 비축했던 내 에너지의 고갈을 알려준다. 힘들다.
수박 먹고 나니 좀 정신이 든다.
그래 이제 4바퀴 반 남았다.. 힘내자.... 스스로 힘 힘 하면서 걸어 올라간다.
이 구간은 매년 그렇게 힘들었다..
리고 어느 정도 가서 약간의 언덕을 넘어 섰더니 낯익은 모습이 보인다.
 
노랑 색 쭈꾸미 모자
발이 여러개 달린 마포 쭈꾸미 탈 모자,,,,
아 이 분은 정말 매니어 인데 오늘은 자 봉이 되셨네,,, 얼음을 나누어 준다.
비가 오고 온 몸이 젖었지만 땀인지 비인지 확실하지도 않고 나누어준 얼음을 먹으니 정말 시원하다.
입안이 얼 얼... 바로 옆에서는 딱딱거리는 소리...
박영석회장이 아이스 바를 반으로 나누고 그 옆에서 또 도우미들이 나누어주고
힘들어 하면서 올라오는 달림이 들에게 구호를 외친다.
이범재 님 힘내세요. ... !
다른 대회와는 다르게 서울 혹서기대회의 배번호는 자기 이름이 제일 크게 새겨져 있다.
이름 밑에 배번호가 있다.
그래서 우선 이름이 먼저 눈에 띠게 되어있다.
힘내세요. 이범재 님...! 자 힘내자...
리고는 다시 경사를 내려간다... 좋다.
마라톤은 올라가면 내려가는 길이 있다.
내려가면 반드시 올라가는 길이 있다. 쉬우면 곧 어려워진다. 어려우면 조금 참으면 쉬워진다.
경사를 좀 내려가다 보니까 다시 올라간다.
이런 경사에는 무리하지 않는 게 좋다. 이런 곳에는 이제 살살 몸을 달래야한다.
한 동안 이런 경사에도 힘을 쓰면서 마구잡이로 달리던 때도 있었지만,,,
사실 이제는 힘이 빠졌다...
나 참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한해가 지날수록 10분씩은 기록이 느려지고 있다.
괜찮아,,, 즐런하자.. 10년은 더 달려야 하는데.... 살살 달리자.
그래서 완주하지..... 다시 내려간다.... 5회 왕복코스에서 좋은 점은 달리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서로 오고 가기 때문에 한동안은 자신이 뒤에 있는지 앞에 있는지 잘 모르니까,,,
나같은 느림보도 오랜만에 고수들 틈에 섞여서 달리는 것 같은 느낌을 느낄 수있는 것이다.
그리고 전혀 같이 달릴 수없는 남궁만영씨 같은 분을 지나치면서 볼 수 있다는 것....
그러나 마지막 회전이 되면 거의 다 완주한 후라
거의 사람이 없는 주로를 혼자서 달리는 외로움도 또한 절실하다는 것이다.
나는 다시 한 번을 갔다 와야 하니까,,, 반환점을 도는데 좀 창피? 하기도 하지 .... 만....
에이 이제는 그것도 습관이 되니까 별로 아무렇지도 않다.
내리막경사가 지나면 이제 오르막으로 접어들면서 저 앞에서 주로가 왼쪽으로 구부러져있다.
 
목동마라톤
이곳은 전통적으로 목동마라톤의 응원 텐트가 있는 곳,,,,,
붉은 셔츠부대라고 해야 할 가?
온통 붉은 색깔의 옷, 텐트., 깃발 그리고 장구 북 와글와글 시끌 법석,,, 좋다,
얼마나 고마운지,,, 힘 빠질만하면 나타나는 목동,,,, 난리도 아니다.
그 속을 뚫고 경사를 오르면 또 나타나는 언덕위의 휴식처,,,
여기서는 소금을 준다.. 알 약 같은 소금을 받아먹는다...
물도 먹고, 나면 내리막 우측으로 꺾인 길은 다리에 이른다.
이 다리에는 정말 아릿다운 아가씨들(?)이 강남스타일을 틀어 놓고
소고와 장구를 친다.
짧은 핫 팬티 민 소매티 ,,,, 정신없게 보면 영락없는 젊음이지만.....
매년 이곳의 이 젊은(?) 아가씨들의 인기는 최고다...
여기만 오면 꼭 몇 명의 나이 먹은 아저씨들이 마라톤을 잊고서는
음악에 마쳐 춤추느라 정신 줄을 놓고 있는 것을 볼 수있다.....
자.... 그만 또 달립시다.... 괜히 걱정되네...
그 다리를 지나면 서서히 내리막을 거쳐 오르막,
그 오르막은 내려가는 탄력으로 그냥 스르륵 올라가지만,,,
반대 순환인 경우는 이 내리막이 죽이는 오르막이 되고 만다...
내려가면서 그것까지 걱정이 되는 건? 동물원북부까지의 주로는
이 오르막을 통과하고 나면 비교적 힘이 안든다...
천천히 나아간다.. 그러다보면 위로 케이블 카가 지나간다...
 
비는
줄곧 내리고 있다.
몸에 민소매 러닝셔츠가 붙어버렸다.
썬 글라스는 비를 맞아서 도저히 앞이 보이질 않는다.
모자는 완전히 젖어서 앞 채양에서 물이 떨어지고 무겁다.
안경을 벗어서 머리위모자위에 얹었다.
세상이 밝아졌다. 비는 오고 나무들은 푸르고 생기 있다.
울창한 숲속,,, 이런 곳을 달리다니 너무 좋다...
이제는 슬슬 여유가 생기는 것 같다.
그래 오늘의 목표는 5시간 반,,, 너무 무리하지 말자... 이 마라톤대회는 이래서 좋은 거다.....
또 하나의 휴식장소.....
여기서는 물도 있지만 김밥을 준다..
작년에는 거의 먹지를 못햇었는데 올해는 반드시 먹어야지... 배고프다... 김밥을 먹는다....
그리고 다시 출발 ,,,
왼쪽으로 돌아서니 저기 동물원 북문 피니쉬 아취가 보인다.
그러나,,, 아직 난 멀었다.... 이제 한회전이니까.....
또다시 온 길을 되 돌아 간다... 또 왔다가 되 돌아갔다... 또 되돌아왔다 갔다....
이제 마지막 한 바퀴, 대부분 다 피니쉬라인을 통과한 후 나는 다시 돌아 나온다.
그런데 왜 그런지 마음이 편하다....
언제나 소규모의 마라톤 대회의 풀코스에서 나는 후반부 10키로는
거의 앞뒤에 사람 한 둘이 보이는 거리를 두고 혼자서 달렸다.
왜냐하면 4시간 반을 넘는 주자들이 그다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마지막
6.4키로는 이미 익숙해진 풍경이었다.
저 멀리 한 두 사람이 보이는 게 일반적인데 오늘은 그래도 앞뒤에 사람들이 제법 있다.
저번에는 내가 간식 주는 곳으로 오면 뒤에 몇 명있어요? 하고 물어보면서
굉장히 자원봉사 학생들이 지루해 하였었는데,,,
오늘은 넉넉하다.
쥬꾸미 아저씨는 저번 회전 때는 이제 끝이지요? 하고 물어서
아니오 한 번 더 돌아 와야 합니다 했더니 기다립니다.
천천히 다녀 오세요 하더니, 이번 마지막 회전 때 마지막입니다 했더니 수고 했습니다 했다.
그래서 내년에 또 보죠 했다...
박영석회장님께도 ‘내년에 다시 보겠습니다.’ 하였다.
그 이후 피니쉬까지 오면서 계속 그 인사를 했다....
마지막 김밥과 음료를 먹고 마시고 오른쪽으로 돌아내려가기 시작했다...
이제 다 왔다. 드디어 완주한다.
오늘은 50번째를 채우는 날,,,,
이미 네 번째 회전 때 100회 김모수씨는 플랑카카드를 펼친 채
한강 마라톤 회원들이 골인점을 향하여 내려가는 것을 보았었는데....
난 언제 100회 채우지? 부럽다... 참 나도 ...
 
아내...
마지막 내려가는 길 왼쪽에 누가 있다...
스마트폰으로 날 찍고 있다.
딱 보면 안다... 날 얼마나 기다렸을가? 거의 다 골인 했는데... 그도 이제는 그걸 안다.
내가 늦게 들어올 것이라는 것을... 그래서 한편으로는 오붓한 독사진을 찍을 수 있지 않은가?
그는 나를 보면서 외친다.
 "다 왔어.... 먼저 가.... 나도 내려갈게!......“ 드디어 골인.....골인 ...
멋있다.... 50번.... 난 좋다.... 시계는 5시간 33분 26초,,,너무 좋다.
비가 억수로 퍼 붓는다..
누군가 외친다...“혹서기 마라톤이 아니라 폭우기 마라톤이라고 하자” 혹서기! 폭우기! 장마? 다 좋다....
아내가 다가왔다... “완주 사진 찍고 와요........ ”
비가 이렇게 오는 날에........ 사랑합니다.
그런데
예전의 그 부부는 과연 어느 분 들 일까?
분명 오늘도 참가했을 텐데!!!
그 때의 그 탄탄하고도 빛나는 눈매와 멋진 맵시를 가졌던 그 분들이 누군지 정말 궁금하다....
 
후기:
그나저나,,, 이제 아내에게 그때 중도 포기했던 얘기를 해야 하는데.....
아직도 그 말을 못했는데...
마라톤 후기를 써 보내면 운동화 준다는 데,,,, 정말 운동화 받게 되었으면 좋겠다.
운동화를 앞에 놓고 이러저러해서 거짓말 했노라고 정말 50회 완주는 요번이라고 고백하면 좋으련만...........
 
그대....이번이 진짜 50번째의 풀코스 완주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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