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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리 3시간 30분의 기쁨을 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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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허강만 작성일08-03-07 09:41 조회4,01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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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이 지하철 기관사라 2일 자정에 근무를 마치고 4시간정도 잠을 청하고 아침첫차(선릉-보정)를 운행하고 나서야 서울마라톤에 참가하기 위한 준비를 서둘렀다. 항상 그렇듯이 약간은 흥분된 마음을 억누르고 아침은 시루떡으로 먹고 동료 기관사6명과 여의도 수변마당으로 향했다. 뉴스에서는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었으나 비는 오지 않고 날씨도 퍽이나 마라톤 하기에 적당한 날씨였다. 예정된 시간보다 약 1시간20분정도 빨리 도착했다. 미리 도착한 마니아들은 삼삼오오 짝을 지어 몸을 풀고 서로를 격려하고 정말로 내가 있을 자리에 온 것 인양 입가에는 미소가 절 로 나온다. 모든 마니아가 그렇겠지만 마라톤 대회에 오면 괜 실히 설레고, 즐겁고, 흥분도 되고……. 모두가 다 이런 마음일 것이라 생각이 된다. 이게 인생의 낙이 아닌가 싶다. 우리 동료들은 모두다 동아마라톤 대비 훈련의 목적으로 6명 모두 풀코스에 참여했다. 나 개인적으로는 풀코스가 4번째이다. 풀코스는 매 대회마다 새로운 각오를 다지게 되고, 걱정 반, 근심 반, 105리에 대한 부담감 또한 많다.

 10시 정각 출발 선상에 같이 여행을 떠날 많은 마니아들 사이에 나 또한 출발 카운트다운을 기다리고 있었다.10시 정각 출발 총성과 함께 힘차게 첫발을 내딛으며 기록측정용 매트에서는 나의 첫발에 시원스럽게 “삐” 하는 감지로 나를 즐겁게 해준다. 출발부터 기분이 좋다. 비록 황사가 심하다고 하지만 완주하고 나서 삼겹살로 씻어주면 되는 일이고 물을 많이 먹으면 되는 일이니 걱정이 없다. 5km 지나고나니 몸은 풀어지고 컨디션 또한 최상이다. 말 그대로 여러 마니아의 어께에 떠밀려 5km은 지나온 것 같다. 10km에서는 음료도 한잔 먹고 먹거리(바나나)도 하나먹고 달리니 한결 발걸음이 가벼웠다. 15km지점을 지나면서 제법 함박눈이 바람과 정면으로 치면서 우리의 주행을 방해 했지만 우리는 하나의 전사인양 묵묵히 그리고 말없이 정면 돌파로 통과하니 제 풀에 함박눈은 스스로 물러났다. 저 멀리 내 입가에 미소를 번지게 하는 무언가가 시야에 들어 왔다. 즐겁고 내가 많이 보고 싶은 것이었다.

 아…….반환점이다. 약간은 힘들었지만 이제 제자리로 돌아가면 된다는 생각에 다시금 힘을 주고, 김에 싸서주는 밥도 먹고, 방울토마토도 먹고, 음료도 한잔 먹으니 또 다른 힘이 생긴다. 자원봉사 분들에게 잘 먹고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내 본연의 주로를 다시 시작했다. 한결 가벼운 발걸음으로 한강을 보면서 달려갔다. 거리가 점점 멀어지면서 허벅지 근육이 약간씩 뭉치는 느낌도 있었지만 그래도 괜찮았다. 29km 지점에서 인가, 정확하진 않지만 내가 태어나서 그렇게 맛나 는 꿀 호떡과 건포도는 처음 먹어 본 것 같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그때의 꿀 호떡 맛에 절로 침이 삼켜진다. 다시금 고맙다는 인사를 뒤로하고 주로에 나 섰다. 35km을 지나고 나니 점점 힘이 떨어진다. 이제는 다리도 아파온다. 그렇지만 내 스스로도 이제는 얼마 남지 않았다. 나는 할 수 있다는 정신자세를 다시금 머릿속에 주입시킨다.

 37km지점과 39km지점에서 나는 풀코스를 달리면서 또 하나의 새로운 것을 알게 되었다. 남들이 이글을 보면 초띵이라 놀릴 수도 있지만 감히 글을 써보면, 그것은 콜라의 비밀이었다. 힘이 빠져 힘들었는데 콜라 한잔을 먹고 나니 어딘 선가 괴력이 나오는 것 같았다. 콜라 덕분에 새로운 힘이 생겼고 이것으로 인해 입가에는 야릇한 미소가 다시금 생겼다. 나중에 대회 마치고 동료에게 들은 이야기 이지만 콜라에는 카페인이 함유되어있어 마라톤 후반부에는 적당한 음료라는 말도 들었다. 저 멀리 음악소리가 크게 들려오고 황금빛의 63빌딩이 웅장한 자태로 나를 반기고 있었다. 골인 지점이다. 제11회 서울마라톤이라는 아치가 보인다. 마지막 힘을 발휘해서 골인지점으로 들어오는데 여기저기서, 그것도 여성들이 허강만 파이팅 하면서 힘을 북돋아 준다. 양손을 높이들 면서 골인했다. 3시간33분, 105리의 여정은 이것으로 막을 내렸다.

 골인후 엘리트 선수들처럼 커다란 수건으로 몸을 감싸주는 자원봉사자, 신발에 묶여있는 칩을 회수해주는 대회관계자 분들에게 감동하였고, 제11회 서울마라톤대회가 성공리에 마무리되었음을, 또한 내 스스로도 흠쪽한 105리의 여정에 대회관계자 및 자원봉사자의 도움으로 기쁘게 달려 왔음을 감사하고 또 감사하게 생각한다. 다시 한 번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내년을 기약해 봅니다.

 

2008년 3월 7일 허강만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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