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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는 나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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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복희 작성일07-03-05 09:17 조회2,79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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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에 선 기쁨은 항상 가슴을 설레이게 합니다.
일주일 전에 배달되어온 배번호와 티 한 장
그리고 10주년 기념으로 내가 가지고 싶었던 디자인의 팬츠 한 장까지 따라오니
아주~! 장사를 잘 한것 같습니다.^^
매 해 받는 쿨맥스 티 한장보다 팬츠 한 장이 주는 기쁨이 배가 됩니다.

팬츠를 받아들고 현색이 주는 무게감도 좋지만 봄이라는 취지에 맞게
봄을 디자인해서 입고 싶어졌지요.
봄 빛깔을 조각안에 불러들여
개나리색, 진달래색, 그리고 철쭉색, 버들강아지색인듯한 유록색..
색색이 불러오니 아주 이녀석들 잘 따라 옵니다.

조각안에 나란히 가두니 어여쁜 봄을 제 엉디에^^ 데려다 놓습니다.
봄을 엉디에 매달고 달리는 기쁨..
아주 발걸음도 봄의 왈츠에 맞게 사쁜 거립니다.
옆에서 함께 달리던분은 제게 왈츠를 추듯 달린다고 아주 즐거워 보인다고
추켜 세워주시기 까지 합니다.
그러니 전 장단을 마춰줘야 하니 더 사쁜 거려야지요.^^

뒤에서 절 추월하던 런클의 오향님이
"뒤에서 보니 어느 여고생이 레이스 하는줄 알았습니다.
아가씬인가? 했더니 아주머니시네..ㅋ"
이거 아부성 발언인지 강등당한건지.
잠깐 감정의 저울위에 올려놓고 저울질 하지만
40대 후반의 아줌마한테 여고생의 뒷모습이라고 했으니
이만하면 아주 하늘을 나는 기쁨을 만끽 하면서
기여코 완주하는 기쁨을 누려야 겠습니다.

달리는 도중 자봉하시는 어느분은 제 이름을 힘차게 외쳐 주시면서
오늘 가장 아름다운 팬츠가 김 **님 팬츠네요~!" 하면서 소리지를땐
웃음이 튀어 나왔습니다.
즐거운 웃음도 잠시 아작났던 발목의 통증도 전날부터 근육 이완제와
염증과 통증을 달랠수 있는 약을 복용 했지요.

잠간씩 주로에 선 기쁨은 제 욕망을 채우지 못하고 갈증을 내니
풀과의 대화를 꿈꾼 거지요.
풀 너 그동안 날 기다렸지?
잘 있었어?
주로와의 대화는 5km를 넘어가면서 아주 즐겁게 이어집니다.
7km가 지나니 배가 고파옵니다.
아우.. 배고파.. 하고 혼자 중얼 거리는데 또 옆에서 오향님이
아니 어제가 보름날인데 오곡밥도 안드시고 나오셨습니까?
하면서 구박멘트가 시작 됩니다.

아뇨.. 저기 제 뱃속에 제가 챙겨야할 거지님 한 분을 따로 모시고 있어서요..
그 때부터 주로에 있을 먹을것만 상상이 됩니다.
조금만 가면 10km 지점에 맛있는게 잔뜩 있을거야..
초반부터 뱃속에서 이렇게 나오면 힘들게 생겼네..
내 생각을 배신하지 않은듯 10km지점에 물과 콜라 그리고 바나나가 놓여 있습니다.
"그대 내 사랑 바나나여~!"

허겁지겁 평소에는 잘 마시지도 않던 콜라도 마시고 물도 마시고
바나나도 반토막의 바바나를 두 개나 먹습니다.
옆에서 바라보고있던 오향님..
저 아줌마 완주하기 힘들게 생겼다... 하는 눈빛이 역역 합니다.

함께 달려주겠다는 오향님은 옆에서 한참을 구박 맨트를 하시더니
우리는 쿨한 사이입니다~!^^
어느순간 말없이 헤어져도 찾지 마세요..
하면서 12km 정도 달리니 어느새 저와의 간격이 한 발짝에서 두어 발짝 그러더니
뒷 모습이 보기 힘들어 집니다.

이제 부터는 나 혼자야...
이제는 누구 눈치 봐 가면서 새 모이로 먹을수는 없지..ㅋ
15 km 지점에서 찹쌀 쵸코파이와 물 그리고 스포츠음료와 콜라까지 골골루 맛을 봅니다.
제 혀속에 미각을 감지하는 칩은 아주 달콤 하다는 듯히 어쩔줄 몰라 합니다.
아마도 누군가 제 모습을 보았더라면 저 아줌마 시음회 왔나.. 했을지도 모를 제 모습..
한 잔씩 먹으면서도 혼자서 얼마나 웃음이 나는지..
이제 조금 기운이 납니다.

이제 턴 지점에 가면 맛있는 김밥이 기다릴 차례야..
먹을것을 찾아 헤매는 하이에나처럼 김밥을 향해 뜁니다.
아마도 김밥만 먹으면 목이 매니 서울마라톤 관계자들의 어여쁜 배려로
오댕국도 기다리겠지?
생각만으로도 침샘을 자극하니 가슴이 설레여 옵니다.
김밥아 기다려라.. 널 향한 내 발걸음이 이토록 처절하니 .
아 근데 턴 지점에 가니 썰렁한 비바람만 감돌 뿐
그리고 칩을 감지하는 삑삑~! 거린 소리와 칩의 지킴이로 봉사하신 분만 계실뿐
아무리 뚤레뚤레 찾아 헤매도 김밥은 커녕 물 한 컵 그리고 따뜻한 바람도 없습니다.
아니~! 서울마라톤이 언제부터 이처럼 인색해 진거야?
미워~! 미워~! 미워~! 그대 서울마라톤 관계자들 다 미워..
그리고 아까 뵈었던 박영석 회장님도 정말 미워~! 흑흑..
갑자기 울것만 같습니다.
마음은 땅을 치고 통곡 하고 싶은데 그렇다고 주저 앉아서 땅을 치고 통곡 할수도 없는거..

아니야 설마.. 날 실망 시키지는 않겠지?
턴하여 잠시 눈을 휘휘~! 돌리니.. 그러면 그렇지..^^
오~! 내 김밥이여..
300여m 턴을 해서 우측 갈대숲 사이 공원으로 올라오니
꿈 같던 김밥들이 절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때는 절대로 뒤를 돌아보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고 좌우도 역시..
며칠 굶은 하이에나가 먹이를 채가 듯
전 김밥을 향하여 사주를 합니다.
거침없이 하이킥이 아니라 거침없이 김밥을 향하여 질주~!

오른쪽엔 김밥을 들고 왼쪽엔 된장국을 듭니다.
김밥 하나를 입에 넣는 순간..
그 행복하고 충만하고 포만이 가져오는 기쁨은 배가 되고.
혹시 누가 다 먹어 치워 버릴까봐 하나는 입에 넣고 또다시 얼릉 하나를 더 듭니다.
쉼 없이 연거퍼 3쪽을 입에 넣고 된장국 두 컵을 마시니 이제는 살것 같습니다.
그제서야
"에고 고맙습니다.
전 울뻔 했어요.
저기 턴 지점에서 김밥이 없어서 저 죽는 줄 알았어요..
잘먹었습니다."
그리고 소화제로 다시 콜라를 한모금 마시고 스트리칭을 하니
먹이에 대한 동물적인 갈증에는 감지되지 않던 발목의 통증이 그때야 감지가 됩니다.

야~! 발목 너.. 왜 이순간에 내 행복을 방해 하는거야? 앙~!
엄포작전 내지는 달래기 수법도 써가면서
네가 아프면 달릴 수 없어 오늘만 끝나면 푹 쉬면서 안마도 해주고 너 호사시켜 주께..
그리니까 염려하지 말고 날좀 도와주라..잉~!
그때부터는 비바람을 등지고 달리니 조금 살것 같습니다.
얌통머리 없는 봄비 같으니라구..
좀 하루만 비켜갈일이지..
어느순간 비바람이 새차다가도 앞으로 맞이하는 바람이아니라
등에서 밀어주는 바람이니 그나마 다행이지 뭐겠어요?

턴을 하고 김밥으로 배을 단단히 채우고 돌아서는 순간에도
25km에는 뭐가 먹을게 있었지?ㅋ
그 생각만 듭니다.

25km 지점도 그냥 지나치지 않습니다.
스포츠 음료와 물로 다시 뱃속을 채워주고 아마도 30 km 지점에 가면
더 탈콤하고 상큼한게 날 기다릴거야..
자꾸만 신경이 쓰이는 발목은 쉼을 불러오지만
얼마 남지 않았거든..
긍께 쪼매만 참아줘...
30km지점에서도 김밥과 그외 먹을게 다양하지만
스포츠 음료만 채워주고 다시 스트리칭으로 발목을 다램니다.

35km 지점에 가면 더 맛있는게 날 기다릴껄~!^^
35km 지점을 향해서 발목 꼬시기 작전에 돌입합니다.
아마 괜찮을거야..
내가 너 발목을 잘 알고 있으니 무리하지 않게
울트라는 달리지 않고 풀로 맛을 보여주잖니..
그러니까 꽤 부리지 말고 나좀 골인 지점에 데려다 주렴..
절룩 거리다가 스트리칭을 하다가
참았던 진통 소염제 약봉지를 35km 지점에서 뜯어서 입으로 털어 넣습니다.

잠시 달래기를 하다가 이제는 얼마 남지 않은 거리이니 걸어서라도 완주 하자..
그러면서도 걷기는 싫습니다.
천천히 달리니 약 효과가 있는지 통증이 완화 되는것 같습니다.
아~! 이제 완주 지점 2km 가 남았다는 팻말이 보이니..
나.. 아직 20km를 더 달릴 수있는데
왜 2km 밖에 안 남은거야.. 우씨~!

그때부터 다시 힘이 납니다.
아직 20km를 달려야 한다는 힘이 솟아나니
발걸음이 가쁜해 집니다.
완주지점에 들어오니
런클의 많은 분들이 늦은 시간까지 기다려 주시고
눈물나게 고마운 순간..
비바람이 몰아치는데도 들어가지 않으시고 제가 들어온 순간까지 기다려 주셨다는
런클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또한 구박하시면서도 잠시라도 함께 달려주신 오향님
4시간 30분 안에 들어가면 한턱 쏘겠다는 꼬임에도 끄떡 하지않고 주로에서
날 버리고 도망가버린 죄가 크지만 그 죄 사하겠습니다.^^

5시간 20분간의 주로와의 대화는 이렇게 막을 내렸습니다.


한강의 칼 바람과 싸워가며 자봉하신 모든분들
달리는 저희들이야 제 좋아서 잔치마당에 참여하였지만
비바람의 추위 속에서 자원봉사 하시는 분들과
서울마라톤 관계자 분들께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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