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다뛴 42.195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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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민우 작성일03-08-16 12:58 조회3,383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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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혹서기대회를 준비하시고, 어제 무더위에도 원만한 대회진행을 위해 애쓰신 자원봉사자님들께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저는 완주하지는 못했지만 다른 참가자들에게 서로를 비춰주는 거울이 되었으면 해서 창피함을 무릅쓰고 후기를 올립니다
글쓰는 순서
1. 벌꿀 로딩(loading)
2. 한 여름에 듣는 봄의소리 월츠
3. 유수부쟁선(流水不爭先)
4. 다시만난 내평생 최고의 맛 주먹김밥
5. 오르막엔 강하다
6. 첫 경험
7. 오늘의 주인공들
1. 벌꿀로딩
언덕이 빡신 혹서기코스라 해서 벌꿀울 먹어두면 좀 나을까 했는데 그나마도 먹다 말다 했던것 같아 아쉬웠다. 보상심리가 발동해서 인가 시합날 아침에 미지근한 물에 한잔 가득 타서 먹어주고는 집을 나섰다. 날씨는 입추가 지나서 인지 하늘도 맑고 높았다
2. 한 여름에 듣는 봄의소리 월츠
지하철에서 런클 월목달 선배님들 네분과 만나 오늘 좀 덥겠다는 둥, 초반에 무리하지 말것 등 미니 작전회의를 가지기도 했다. 탈의실 부근에서 반가운 달림이들을 만나 이런저런 애길 나누나 보니 스트레칭을 제대로 못하고 출발하게 되었다
월목달총무 만두공주님이 디카를 들고 출발지점에서 화이팅을 외쳐줘(휴일날 볼일도 많은텐데.. 고마운 사람) 더 힘을 내서 각오를 다져본다 "꼭 완주 해야 지"
참가자들은 천천히 앞으로 나서고 후미에서 나도 따라나섰다. 3km 쯤 갔을까 벌써 반환점을 돈 고수들이 맞은편 고개를 오른다. '힘' 맞은편 선수들과 교감을 나누며 내리막을 내딛는데 오른쪽 새끼발가락이 따끔거린다 각오는 했지만 이거 낭패가 아닐수없다
오르막 만큼 내리막도 많다는 코스인데 내리막은 전혀 속도를 낼 수 없었다. 게다가 오른발 착지를 가볍게 해주려고 의식해서 인가 왼쪽 무릅이 약간 시큰해 왔다. 함 가보자
가는데 까지는 가봐야 할것 아닌가
5km 지점 길옆의 스피커에선 봄의소리월츠가 흘러나왔다 한여름에 봄의 소리월츠라
늘 듣던 곡이지만 주로에서 들으니 감흥이 새롭다
3. 流水不爭先 - 물은 흐르나 선두를 다투지 않는다
두바퀴째 부턴 실력에 따라 자연스레 주로가 정리되었다 그리고 묵묵히 자기실력대로페이스를 이끌뿐. 특히나 이 대회는 1등2등 하는 상이 없다. 해서인지 서로 다툼이 없고맞은편 주자들도 얼굴표정들이 평화롭다. 우리가 달리면서 시합에 참가하면서 늘 이럴수만은 없는것일까? 고수는 커녕 중수도 못되는 나로서는 상없는 대회를 상상 해 본다
4. 다시만난 내평생 최고의 맛 주먹김밥
주로엔 많은 자원봉사자님들이 우리를 격려하고 계셨다. 그리고 군데 군데 서울마라톤 특유의 주자이름불러주기 라는 격려방식도 뭉클했다. 출발지점에서 500m쯤 일까 7월
반포 풀코스연습주때 나에게 감동을 주셨던 주먹김밥아주머니도 자봉을 나오셨고 3바퀴째부터는 7월에 맛보았던 짭짭한 주먹김밥을 준비하고 계셨다
나: 오늘은 부군이랑 아드님이랑 함께 안나오셨습니까?
자봉: 부군께선 선두유도 자전거로 자봉 하시고 아들은 학원수업이 있어서
나 : 아 예. 늘 폐가 많습니다
자봉 : 아닙니다 즐달하셰요
나 : 감사합니다. '힘'
즐거워서 하는 자원봉사. 우리사회를 이끌어 가는 크나큰 에너지원천이 바로 이것이 아닌가 싶다. 우리 런클도 서울마라톤클럽님들을 한 번 모시고 신세를 갚아야 할텐데..
이런 생각도 잠시 3바퀴 부턴 언덕이 싫어졌다. 오르기가 힘든것도 이유 겠으나 오르면 반드시 내려가야 하는데 이놈의 오른쪽 새끼발가락의 통증은 날 너무 힘들게 하기 때문이다. 내리막에선 통증이 있는 오른발을 가볍게 착지하려고 의식하기 때문에 부자연스런 스텝이 나오고 속도가 떨어졌다
5. 오르막엔 강하다
무슨 트럭 선전하는게 아니다. 월드컵공원 內 하늘공원 고갯길을 연습해 온 덕분일까 3바퀴째 부턴 많은 달림이들이 힘들어 하고 특히나 오르막에선 걷는 달림이들도 적지 않았는데. 아~ 오르막만 있었으면.. 하는 (힘들어 하는 다른 달림이들에게)욕먹을 생각이 들었다. 오르막에선 늘 앞서가는 주자들은 내 표적이 되어 제쳐지고 있었다. 4바퀴째 부턴 오르막이 조금 힘들었지만 그렇다고 걷고싶을 정도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추월당한 주자들은 곧 이어 나오는 내리막에서 또 나를 추월해 가 버렸다.
5km 깔딱고개라 푯말을 세워 둔 그곳을 지나면 나무냄새 풀냄새가 그렇게 좋을수 없었다 그늘인데다 그윽한 휘톤치드향 까지. 새끼발까락 땜에 걷다가 뛰다가 한 내리막이지만 한편으론 달려가는 다른 달림이들 보다는 내가 더 많은 휘톤치드를 엔죠이 하고 있다는 위안을 하며 그렇게 내려가고 있었다
6. 첫 경험
다섯바퀴째
균형잃은 스텝을 계속해 와서 그런지 왼쪽 장단지가 뻣뻣한 느낌이 왔다. 이상하다 한 번도 이런 경험이 없었는데.. 내리막에서 걷다가 뛰다가 하는통에 다른 주자들과는 기록이 많이 쳐진 느낌이다. 애초부터 기록은 관심사항이 아니었지만 먼저들어와 기다리는 동료들, 일찍부터 나와 곳곳에서 '힘'을 외쳐주는 만두공주 이런분들을 생각하니 완주를 목표로 1바퀴 더 하는 건 민폐끼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슬슬 올라왔다. 아마도 내심으로는 달리기를 멈출 핑게꺼리를 찾고 있었던가 보다
이번엔 언덕에서도 걷다 뛰다를 했다 역시 완주도 좋지만 무리 않는게 좋겠다. 맘을 굳히고는 마지막 깔닥고개에서 자봉 하시는 분께 머리에 물 한바가지를 부탁했다. 어이구 시원해라. 6km 7km 내리막에서 이젠 고만뛴다 작정해서 그런지 뛰어 내려가본다 근데
왼쪽 가슴이 약간 답답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순간 이게 아닌데 찐짜루 5바퀴만 뛰어야 할랑가? 아니지 그래도 완주해야지 많은 생각들이 오버랩 되면서 출발점으로 들어섰다
그래 무리하지말자. 한번도 완주못한 시합이 없었지만 이미 풀코스 10번을 완주한 내가 아닌가. 오늘은 LSD로 생각해버리자. 마음을 정하니 편해졌다 그리곤 정성껏 준비한 닭죽, 막걸리를 마시고는 탈의실로 가는데 으응 왠 목욕탕 거기엔 간이 샤워시설로 변해있엇다. 많은 시합을 다녀 봤지만 소금기를 씻어줄 샤워장은 또 처음이다. 비록 물한바가지로 땀을 딱았지만 주최측의 배려가 가슴속으로 파고 들었다
7. 오늘의 주인공들
혹서기에 풀코스를. 누가 꺼낸 신선한 발상인지는 모르지만 오늘의 주인공은 달림이들, 또 응원나온 가족들, 자원봉사자님들, 서울마라톤 관계자님들 모두 다 이겠지만 내 생각엔 자봉나선 부모님을 따라 엉겁결에 자봉이 되어버린 우리의 어린 아들딸들이 아닌가 싶다. 그들의 앳띤 얼굴, 가녀린 응원소리, 주자들과의 하이파이브 이런것들이 비록 완주하지는 못했지만 달리는 내내 날 행복하게 했다
저 애들이 자라면 세상은 좀 더 살 맛 날꺼야. 우리를 행복하게 해 준 너희 어린이들도 오늘 나들이가 행복했슴 이 아저씨는 정말 좋겠다. 내년엔 좀 더 웃는 모습으로 너희와 하이파이브 하마. 고마워 친구들. 끝
글쓰는 순서
1. 벌꿀 로딩(loading)
2. 한 여름에 듣는 봄의소리 월츠
3. 유수부쟁선(流水不爭先)
4. 다시만난 내평생 최고의 맛 주먹김밥
5. 오르막엔 강하다
6. 첫 경험
7. 오늘의 주인공들
1. 벌꿀로딩
언덕이 빡신 혹서기코스라 해서 벌꿀울 먹어두면 좀 나을까 했는데 그나마도 먹다 말다 했던것 같아 아쉬웠다. 보상심리가 발동해서 인가 시합날 아침에 미지근한 물에 한잔 가득 타서 먹어주고는 집을 나섰다. 날씨는 입추가 지나서 인지 하늘도 맑고 높았다
2. 한 여름에 듣는 봄의소리 월츠
지하철에서 런클 월목달 선배님들 네분과 만나 오늘 좀 덥겠다는 둥, 초반에 무리하지 말것 등 미니 작전회의를 가지기도 했다. 탈의실 부근에서 반가운 달림이들을 만나 이런저런 애길 나누나 보니 스트레칭을 제대로 못하고 출발하게 되었다
월목달총무 만두공주님이 디카를 들고 출발지점에서 화이팅을 외쳐줘(휴일날 볼일도 많은텐데.. 고마운 사람) 더 힘을 내서 각오를 다져본다 "꼭 완주 해야 지"
참가자들은 천천히 앞으로 나서고 후미에서 나도 따라나섰다. 3km 쯤 갔을까 벌써 반환점을 돈 고수들이 맞은편 고개를 오른다. '힘' 맞은편 선수들과 교감을 나누며 내리막을 내딛는데 오른쪽 새끼발가락이 따끔거린다 각오는 했지만 이거 낭패가 아닐수없다
오르막 만큼 내리막도 많다는 코스인데 내리막은 전혀 속도를 낼 수 없었다. 게다가 오른발 착지를 가볍게 해주려고 의식해서 인가 왼쪽 무릅이 약간 시큰해 왔다. 함 가보자
가는데 까지는 가봐야 할것 아닌가
5km 지점 길옆의 스피커에선 봄의소리월츠가 흘러나왔다 한여름에 봄의 소리월츠라
늘 듣던 곡이지만 주로에서 들으니 감흥이 새롭다
3. 流水不爭先 - 물은 흐르나 선두를 다투지 않는다
두바퀴째 부턴 실력에 따라 자연스레 주로가 정리되었다 그리고 묵묵히 자기실력대로페이스를 이끌뿐. 특히나 이 대회는 1등2등 하는 상이 없다. 해서인지 서로 다툼이 없고맞은편 주자들도 얼굴표정들이 평화롭다. 우리가 달리면서 시합에 참가하면서 늘 이럴수만은 없는것일까? 고수는 커녕 중수도 못되는 나로서는 상없는 대회를 상상 해 본다
4. 다시만난 내평생 최고의 맛 주먹김밥
주로엔 많은 자원봉사자님들이 우리를 격려하고 계셨다. 그리고 군데 군데 서울마라톤 특유의 주자이름불러주기 라는 격려방식도 뭉클했다. 출발지점에서 500m쯤 일까 7월
반포 풀코스연습주때 나에게 감동을 주셨던 주먹김밥아주머니도 자봉을 나오셨고 3바퀴째부터는 7월에 맛보았던 짭짭한 주먹김밥을 준비하고 계셨다
나: 오늘은 부군이랑 아드님이랑 함께 안나오셨습니까?
자봉: 부군께선 선두유도 자전거로 자봉 하시고 아들은 학원수업이 있어서
나 : 아 예. 늘 폐가 많습니다
자봉 : 아닙니다 즐달하셰요
나 : 감사합니다. '힘'
즐거워서 하는 자원봉사. 우리사회를 이끌어 가는 크나큰 에너지원천이 바로 이것이 아닌가 싶다. 우리 런클도 서울마라톤클럽님들을 한 번 모시고 신세를 갚아야 할텐데..
이런 생각도 잠시 3바퀴 부턴 언덕이 싫어졌다. 오르기가 힘든것도 이유 겠으나 오르면 반드시 내려가야 하는데 이놈의 오른쪽 새끼발가락의 통증은 날 너무 힘들게 하기 때문이다. 내리막에선 통증이 있는 오른발을 가볍게 착지하려고 의식하기 때문에 부자연스런 스텝이 나오고 속도가 떨어졌다
5. 오르막엔 강하다
무슨 트럭 선전하는게 아니다. 월드컵공원 內 하늘공원 고갯길을 연습해 온 덕분일까 3바퀴째 부턴 많은 달림이들이 힘들어 하고 특히나 오르막에선 걷는 달림이들도 적지 않았는데. 아~ 오르막만 있었으면.. 하는 (힘들어 하는 다른 달림이들에게)욕먹을 생각이 들었다. 오르막에선 늘 앞서가는 주자들은 내 표적이 되어 제쳐지고 있었다. 4바퀴째 부턴 오르막이 조금 힘들었지만 그렇다고 걷고싶을 정도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추월당한 주자들은 곧 이어 나오는 내리막에서 또 나를 추월해 가 버렸다.
5km 깔딱고개라 푯말을 세워 둔 그곳을 지나면 나무냄새 풀냄새가 그렇게 좋을수 없었다 그늘인데다 그윽한 휘톤치드향 까지. 새끼발까락 땜에 걷다가 뛰다가 한 내리막이지만 한편으론 달려가는 다른 달림이들 보다는 내가 더 많은 휘톤치드를 엔죠이 하고 있다는 위안을 하며 그렇게 내려가고 있었다
6. 첫 경험
다섯바퀴째
균형잃은 스텝을 계속해 와서 그런지 왼쪽 장단지가 뻣뻣한 느낌이 왔다. 이상하다 한 번도 이런 경험이 없었는데.. 내리막에서 걷다가 뛰다가 하는통에 다른 주자들과는 기록이 많이 쳐진 느낌이다. 애초부터 기록은 관심사항이 아니었지만 먼저들어와 기다리는 동료들, 일찍부터 나와 곳곳에서 '힘'을 외쳐주는 만두공주 이런분들을 생각하니 완주를 목표로 1바퀴 더 하는 건 민폐끼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슬슬 올라왔다. 아마도 내심으로는 달리기를 멈출 핑게꺼리를 찾고 있었던가 보다
이번엔 언덕에서도 걷다 뛰다를 했다 역시 완주도 좋지만 무리 않는게 좋겠다. 맘을 굳히고는 마지막 깔닥고개에서 자봉 하시는 분께 머리에 물 한바가지를 부탁했다. 어이구 시원해라. 6km 7km 내리막에서 이젠 고만뛴다 작정해서 그런지 뛰어 내려가본다 근데
왼쪽 가슴이 약간 답답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순간 이게 아닌데 찐짜루 5바퀴만 뛰어야 할랑가? 아니지 그래도 완주해야지 많은 생각들이 오버랩 되면서 출발점으로 들어섰다
그래 무리하지말자. 한번도 완주못한 시합이 없었지만 이미 풀코스 10번을 완주한 내가 아닌가. 오늘은 LSD로 생각해버리자. 마음을 정하니 편해졌다 그리곤 정성껏 준비한 닭죽, 막걸리를 마시고는 탈의실로 가는데 으응 왠 목욕탕 거기엔 간이 샤워시설로 변해있엇다. 많은 시합을 다녀 봤지만 소금기를 씻어줄 샤워장은 또 처음이다. 비록 물한바가지로 땀을 딱았지만 주최측의 배려가 가슴속으로 파고 들었다
7. 오늘의 주인공들
혹서기에 풀코스를. 누가 꺼낸 신선한 발상인지는 모르지만 오늘의 주인공은 달림이들, 또 응원나온 가족들, 자원봉사자님들, 서울마라톤 관계자님들 모두 다 이겠지만 내 생각엔 자봉나선 부모님을 따라 엉겁결에 자봉이 되어버린 우리의 어린 아들딸들이 아닌가 싶다. 그들의 앳띤 얼굴, 가녀린 응원소리, 주자들과의 하이파이브 이런것들이 비록 완주하지는 못했지만 달리는 내내 날 행복하게 했다
저 애들이 자라면 세상은 좀 더 살 맛 날꺼야. 우리를 행복하게 해 준 너희 어린이들도 오늘 나들이가 행복했슴 이 아저씨는 정말 좋겠다. 내년엔 좀 더 웃는 모습으로 너희와 하이파이브 하마. 고마워 친구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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