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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숴진 울트라의 꿈 대신 봉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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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복희 작성일05-10-09 19:35 조회2,82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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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저쪽...
제가 선 자리에서 턱 쳐들고 바른쪽으로 바라보면 성산대교에서 오르는 붉게 물든 발등 아래로 홍시 터진 듯한 해가 강물위로 부끄러운 듯이 아직도 선잠이 덜 깬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해돋이가 시작되고 작은 모퉁이의 행주대교와 방화대교 밑 습지공원의 속살거림은 밤새 여짓던 여치들과 한로의 찬이슬 때문에 목이 쉰 귀또리 들 귀똘귀똘.. 꾸르륵 목이 잠깁니다.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허락 없이 다니러왔던 습지공원에서 밤이 슬금슬금 걸어 나가면 길들여지지 않은 새벽 상현달은 매번 그러하듯 갈 길이 바빠집니다. 배흘림등잔에서 촉꽂이 불빛이 살그머니 일어나면, 새벽밥 지어야할 갖 시집온 며느리 낭군님 이부자리 속에서 벗어나기 싫어하듯 한잔의 찹쌀동동주에 맑게 취한 붉으스레한 홍시 빛으로 오늘의 해는 이미 수줍은 듯 누군가가 안내해 주지 않아도 해돋이를 시작했습니다.

미명도 되기 전에 힘찬 발걸음으로 이미 달리기는 시작 된지 오랜 시간이 흐르고 게으른 발걸음으로 방화대교 밑에 이르니 이른 새벽부터 수고하실 분들이 이미 준비를 모두 마치고 늦게 도착한 제 눈빛을 부끄럽게 만듭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는 인사 몇 마디 주고받으며 서울마라톤 측에서 준비한 과일들을 바구니에 깎아내고 음료수를 준비하며 곧 10관문 64키로 턴 지점으로 도착할거라는 일등 주자를 맞이할 준비에 여념이 없습니다.

10관문에서 바라보는 일등 주자는 작년에는 우리나라 분이셨는데 올해는 일본 분이십니다.
오호라..~! 어찌하면 저리 날을 수 있단 말인고...?
아마도 저들의 발바닥은 특수 할 꺼야...
아니야 저들은 틀림없이 발바닥에 바퀴를 감췄을 꺼야...
아니야 저들은 지금 축지법을 배워왔는지도 몰라...

기타등등 혼자서 생각을 해보지만 제게는 멀게만 생각된 주법으로 달릴 거라는 생각에 일등으로 들어오던 일본여성 주자를 보노라니 정말 어그적거리는 팔자 주법입니다. 어떻게 하면 저런 주법으로 100km를 완주할 수 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제게는 멀게만 느껴지는데 그래도 빠르긴 빠릅니다. 전 그냥 저대로의 주법으로 달려야지 그 팔자 주법을 따라 하려고 연습에 돌입했다가는 오히려 울트라에서 멀어지기만 할 것 같습니다.

선두에 들어오신 분들은 분과 초를 다투시는 분들이니 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에 드시지도 않고 마사지도 받지 않고 그냥 턴해서 가십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64km지점으로 들어오신 분들이 많아지자 제 손길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바빠집니다.

어느 분은 마사지를 받으시다가 제 이름을 물으면서 혹시 ***가 누구냐고 찾으십니다. "아~! 네.. 제가 그 사람인데요. 뭘 도와드릴까요?" 했더니 오늘 주로에서 만나신 분들이 저를 만나서 꼭 마사지를 받고 오시라고 했답니다. (오메~! 이일을 어찌 감당할꼬..?) 마사지 값을 계산해서 아무래도 서울마라톤 회장님께 청구해야 하려나 봅니다. 그럼 꽤 괜찮은 수입원이 될 것도 같은데 말입니다.

10월의 날씨답지 않게 더운 날씨에 힘들게 땀을 흘리며 들어오신 분들 발바닥에서부터 다리의 종아리와 허벅지 그리고 대퇴부를 타고 등줄기를 따라 목과 어깨까지 마사지가 끝나면 다음 분이 기다리고 계시다가 허락도 없이 눕습니다.

어느 분은 작년에 20분을 기다리다가 제게 마사지를 받았는데 올해는 기다리지 않아서 다행이랍니다. 이렇게 작년에 이어 올해도 뭇 남성 주자 분들이 제 손안에 있었지요.
행복한 미소를 띠면서...^^

매번 울트라 때마다 전복죽으로 봉사해주신 쭈꾸미 사장님께 감사 드립니다. 봉사하는 저희들까지 배터지게 하시느라고 애 많이 쓰셨습니다.

모든 분들 완주하셔서 행복한 미소를 간직하시길 빕니다.
울트라의 꿈을 산산이 부수고 못 뛴 대신 울트라 봉사에 참석하고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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