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월한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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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성집 작성일05-09-18 13:57 조회2,977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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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월한 선택”[김성집]
유난히 더위를 잘 참지 못하는 탓에 별로 즐겁지 않은 나에게 혹서기 마라톤은 더위를 어떻게든 이겨보려고 내가 기꺼이 선택한 큰 숙제이자 행사이다. 어차피 피할 수 없으면 즐겨 보자는 심정으로 오월중순 하프 마라톤 이후 게을러진 몸과 마음을 다잡아 가을 대회를 준비하자는 당찬 생각으로 혹서기 대회를 신청해 버렸지만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날이 계속되면서 연습은 고사하고 마음만 심란한 채로 대회 일을 맞았다.
구름이라도 잔뜩 끼어주기를 바랐지만 오늘도 역시 아침부터 바람한점 없는 무더운 날이다. 대회장 입구에서 받은 번호표 번호표가 아니라 아 얘 이름표다. 아직껏 대회에 나가 한번도 걸어본 적도 없지만 오늘은 내 이름표까지 큼직하게 가슴에 걸었으니 아무리 힘들어도 걷지는 못할 것 같다. 옆에서 스트레칭하던 분이 언덕이 많은 외곽도로 5번 왕복이 정말 장난이 아니라고 친절하게 겁까지 주시니 더위와 한판 싸울 일이 더욱 꿈만 같아진다.
출발선에 서면 언제나 가슴이 두근거린다. 앞으로 네 시간 몇 십 분 그 긴 시간이 언제 흘러가서 골인하지? 하지만 오늘도 나는 고생했지만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며 기분전환을 만끽하면서 긴 여행에서 돌아올 때처럼 네 시간 이후엔 뿌듯한 기분으로 골인 매트를 밟을 것이다.
즐거운 상상을 하면서 출발신호와 함께 힘차게 앞으로 달려 나간다. 나는 오늘도 이 무더위 속을 왜 달리고 있는가? 언제부턴가 가끔씩 반복되는 일상으로부터 탈출하고 싶은 욕구를 느끼곤 한다. 크게 웃을 일도 가슴이 뭉클하게 감격스러운 일도 많치 않은 건조한 일상 때문일까? 사랑하는 가족이 있고 별다른 걱정거리라 없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겠지만 그래도 뭔가 한 구석이 비어있는 느낌은 무엇일까 그래도 언제나 마라톤을 완주하고 나면 나만의 감격이 있다. 아직도 내 심장과 다리는 건재 하구나, 비록 오십을 한참 넘긴 나이지만 지금부터라도 의지만 있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구나 심신의 건강함과 가슴의 열정을 확인하며 느끼는 유쾌함으로 나도 모르게 크게 웃는다, 어느새 코끼리 열차 길을 돌고 동물원 길을 두 번째 돌고 있다.
동물원오르막에서 주자들의 거친 숨소리를 들으며 아직 가야할 길이 먼데 결코 오늘 코스가 결코 만만치 않음을 느낀다. 동물들도 어젯밤 더위에 잠을 설친 듯 아직 조용하다. 등산 나온 어르신들이 언덕을 뛰어올라가는 우리들을 유심히 바라보신다. 이른 아침인데 벌써 유모차를 끌고 꼬맹이 손을 잡고 나들이 나온 젊은 부부 모습이 더없이 행복해 보인다.
혹서기 마라톤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가파른 언덕이 반복되는 외곽도로 6.8키로 다섯 번 왕복이다 오늘 처음 뛰는 코스도 아니런만 왜 이 고생을 사서하지? 다시는 안 할 꺼다 오르막을 오를 때 마다 온갖 부정적인 생각으로 어지럽지만 왕복횟수가 점차 늘어나면서 조금씩 조금씩 희망과 희열을 느끼면 달리게 된다. 비록 몸은 힘들고 무덥지만 머릿속은 한없이 cool 해져간다.
덜 힘들 같은 내리막길이 더 조심스럽다. 세상사에서도 모든 것이 잘 풀리고 있을 때 자신만만할 때 더 건강해야 된다는 생각을 해본다. 벌써 중도포기한 사람들일까? 계곡에서 폭포 샤워를 즐기는 사람들이 보인다. 오늘이야말로 중도 포기도 크게 흉 될 것 없이 즐길 수 있는 대로 즐기는 대회임에 틀림없다.
네 번째 왕복 오르막 서울마라톤 회장님이 건네주신 얼음과자가 오늘 기록을 10분은 앞당겨 줄 것 같다. 오늘도 나는 콜인 매트를 밟으며 무한한 희열을 느낀다. 밀려오는 피로감 중에도 개운한 기분 그리고 성취감 이 기분은 과천 서울대공원의 혹독한? 언덕을 뛰어본 사람만 알지, 혹서기 마라톤 완주를 아무나 하나? 뿌듯한 기분을 만끽하면서 먹고 마시고 선물도 받는다.
꿀맛 같은 비빔밥과 피로회복에 좋다는 포도주까지 준비한 정성 샤워장 시설이 시원치 않은 것이 마치 자신의 잘못인양 미안해하는 자원봉사자가 있기에 혹서기 마라톤은 항상 오랫동안 기억에 남고 다시 내년 대회를 가약하게 된다. 영원? 할 것 같은 더위가 언제 그랬나는 듯 아침저녁으로 시원한 바람이 분다.
혹서기 대회의 여운이 아직 가시지 않았으나 한강 바람을 가르며 아침을 상쾌함 때문에 휴일 늦잠의 유혹을 뿌리치며 반달캠프로 향한다. 어느새 주말의 빼먹을 수 없는 주요한 일과가 되어버린 반달, 서로들 잘 아는 사이가 아니어도 반갑게 나누는 인사가 정겹다. 오늘도 언제나 그랬듯이 편안하게 달리고 편하게 시원한 물을 마시며 편하게 가지가지 먹거리를 즐긴다 이런 정보 저런 마라톤 이야기를 듣고 내가 몰랐던 스트레칭과 보강훈련을 배운다. 그래서 진짜 즐기는 마라톤이 무엇인지 알게 해주는 반달은 나에게 더없이 유익하고 즐겁다.
뒷정리로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 서울마라톤 스탭진을 보며 진정 마라톤을 사랑하는 사람들 덕분에 나는 그저 편안하게 마라톤을 즐기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마라톤 내가 선택한 것 중 아내와 직장 다음으로 탁월한 선택?이 아닐까? 나는 오늘 새벽에도 어김없이 운동장에 달려 나간다. 일상의 자질구레한 잡념들을 떨쳐버리기 위해 충만해진 자신감으로 오늘도 최선을 다하기 위해 그리고 한결 여유로워진 마음으로 많은 사람들을 사랑하며 살기 위해....
서울마라톤 크럽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2005. 9.
김성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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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오랜세월 즐달을 위해 [김청수]
“매트를 힘차게 밟으며 주먹을 굳게 쥔 한 쪽 팔에 불끈 솟아오른 근육이 터져 나올듯 하다.아직 남은바퀴를 향해 다시 내달리는 모습이 무척 여유롭다. 가볍게 흔드는 손에 살짝 가려진 미소는 정겨웁까지 하다.”
일찌감치 달림을 접고 골인지점에 서 있는 본인의 한없이 부러운 시선에 비치는 주자들의 모습이다. “나도 그 무대의 한 일원이 되어야 하는데...나도 얼마전까지에는 그들과 같은 모습이었는데...” 한없는 안타까움은 그러나 그렇게 하지 못하는 현실 앞에서 고개를 떨구지 않을 수 없었다.
두 달전이었던가? 생활에 중대한 변화를 미치는 일이 발생하였다. 적어도 나로서는 중대한 사건이었다. 그동안 자신만만해 하던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것이었다. 지난 3-4년간 쉼없이, 차라리 맹신해 마지 않던 달리기의 끝이 “고혈압”으로 결과되었으며, 그로 인하여 무리한 달림(주로 장거리나 대회 참가)은 사실상 접을 수밖에 없는 지경에 이르른 것이었다.일반적으로 달리기는 유산소 운동으로서 혈압을 낮추는 등 건강유지에 아주 효과적인 운동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에 따라 달리기에 동참하는 이들이 가히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현실이 아니던가? 그런데도 본인의 경우에는 오히려 혈압이 높아져만 갔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의학적 지식이 턱없이 부족한 나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기도 하였다. 그러나 현실은 엄연히 존재하는 것,“당분간 마라톤과 같은 과격한 운동은 하지 말라”는 의사의 처방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 그 때부터 본인의 운동방식에도 변화가 주어질 수밖에 없었다. 평소보다도 훨씬 느린 속도로 훨씬 짧은 거리를 달리는 것으로 바뀌었으며 요즈음 달리기 생활의 기저를 이루고 있다.
때로는 좀이 쑤시기도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이번 대회는 오래 전에 신청한 것이라 한참을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 아예 대회장에 모습을 나타내지 말까? 아니면 대회에 참가는 하되 10여 km만 달리는 것으로 할까?(본인의 의지로 그것이 과연 가능한 일인지는 차치하고) 아니면 천천히 달리다가 매 10km마다 30분씩 쉰다음 다시 달리고 하면 한 8시간이면 완주할 수 있지는 않을까?(물론 꼴찌 주자를 기다리는 대회 주최측에는 정말 송구스러운 이야기지만) 온갖 상념이 뇌리를 스치는 가운데 일단은 정시 출발에 동참하기로 하였다.
어느 해나 마찬가지로 동물원 안 쪽을 도는 두바퀴는 어느 누구에게나 상쾌한 기분을 느끼게 하여 내딛는 발걸음도 가벼워 보였다. 행여나 미처 잠을 깨지 못한 동물들이 아침 잠을 설치게 할세라 살금 살금 내딛는 발걸음들에 여유가 있어 보였다. 꽤 이른 시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간혹씩 보이는 나들이 나온 시민들과 눈인사를 나누기도 하며 그렇게 8km 남짓을 달린 다음 드디어 산책로로 접어드니 출발선(최종 골인 지점) 주위가 이미 후끈 하였다. 앞선 많은 주자들이 이미 그곳을 거쳐간 뒤였기 때문이었다.
오늘의 완주를 위해서는 이곳에서부터 7km 남짓한 산책로를 5바퀴 더 달려야 하나 본인의 경우에는 처음 마음 먹은 10km 남짓을 이미 달린지라 최대로 한 바퀴만 더 달리기로 하고 일행과 헤어져 천천히 초반 오르막을 오르기 시작하였다. 이미 몇 번 달려 본 곳이라 지형은 눈에 익숙하였다. 어디쯤에 언덕이 있으며 또 어디쯤에는 내리막이 있는지를. 이에 더하여 어디쯤에 맛깔스런 급수대가, 시원한 물호스가, 그리고 힘찬 응원대가 있는지를 지난 몇 연간의 참가 경험을 바탕으로 대충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지라 거리에 대한 불안감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의사의 권유대로 천천히, 정말 천천히 느린 속도로 달리다가 급수대에 들러서는 목을 축이고 응원에 열심인 자봉분들에게는 손을 들어 인사를 건네며 2km 지점 지나 있는 기다란 언덕 길을 달려 내려 반환점을 돌았다.언덕 길에서는 가쁜 숨을 몰아 쉬며 내리막 길에서는 호흡을 조절하며 그렇게 언덕을 넘고 내리막 길을 거쳐 출발지점에 이르니 아쉬움이 진하였다.
정말 한 바퀴만 더 달려보기로 스스로에게 굳게 약속하며 두바퀴째 걸음을 내디뎠다. 2004년에는 출발할 때 이미 적지 않은 비가 내리고 있어서 달리기에는 오히려 좋았었는데 구름 한 점없는 맑은 날씨에 내려쬐는 햇빛이 야속하였다. 허나 주로에 우거진 숲이 만들어 준 그늘을 이어 달린다면 햇볕에 무방비로 노출될 짬도 별로 없어 보였다. 작년의 그 학생들인지는 모르겠으나 또 다시 모습을 드러낸 여성 3인조의 율동에 잠시 흥겨움을 느끼며 살짝 오르막을 돌아 드니 왼쪽 편 산비탈에서 쏟아지는 폭포가 시원해 보였다. 꽤나 높은 곳에서 쏟아져 내리는 폭포수는 가슴을 시원하게 쓸어내리기에 족하였다. 이미 적지 않은 주자들이 그곳을 거쳐 나오고 있었다. 아마도 필히 거쳐와야 하는, 그래서 족적을 남겨야만 하는 또 다른 반환점이 아닌가 여겨졌다. 이번 대회의 백미 중의 하나일러라! 본인 역시 반환점을 다시 돌아 출발지점으로 향하는 도중에 시류에 뒤쳐질세라 서둘러 흔적을 남기고 두바퀴째 골인 매트를 힘차게 밟았다.
순간 더 뛸 수 있다는 강한 유혹이 또 다른 바퀴를 향한 걸음을 재촉하고 있었다. 애초에 10여 km만 달리고 그만 둘 것이라던 생각이 물거품이 되어버린지가 이미 오래이나 22km 여를 달린 후에도 더 뛸 수 있다는, 아니 더 뛰어도 괜챦을 것이라는 나름의 판단이 앞서고 있었다. 시뮬레이션 또는 실험을 해본다면 보다 정확한 판단을 훨씬 빨리 내릴 수 있었겠으나 이 경우에는 그렇게 되지 않는지라 망설임이 클 수밖에 없었다. 사실 솔직히 말하면, 그 당시 기분으로는 더 뛰어도 될 것 같았으며 또 그런 쪽으로 스스로를 몰아가고 있는듯하였다. 한 바퀴만, 진짜 한 바퀴만 더 달리자고는. 허나 한 바퀴 더 달리고 난 후에도 또 똑 같은 과정을 거쳐 한 바퀴를 더 달렸을 것이며 결국에는 도중에 쓰러져 뛰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되지 않는 한 완주에로 방향을 정하였을 것이다. 본인의 사정을 잘 알고 있는 동료가 본인의 마음을 읽기라도 하였는듯 절대 더 이상 뛰지 말 것을 권하였다. 달리기는 기분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과 더불어. 아쉽지만 달림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13번의 도전 만에 도중에 나래를 접는 아쉬운 순간이었다. 참으로 어리석은 생각이기는 하였으나 그 순간에는 그 때까지의 100% 완주기록이 깨어짐에 안타까운 마음이 없질 않았다. 허나 보다 긴 안목에서 본다면 참으로 현명한 판단이 아니었나 여겨진다. 오늘만 달리기를 하고 말 것은 아니질 않는가? 오늘의 멈춤이 보다 더 오랜 세월동안의 즐달(펀런)로 이어지는 첩경이 아닐런가?
같이 참가하였던 동료들도 이제는 다 들어오고 주로를 달리는 주자들의 숫자도 점점 적어지고 있었다. 이렇게 또 한 해의 혹서기 대잔치는 그 대단원의 막을 내리고 있었다. 쮸쮸바의 시원스런 끝 맛을 다음 해로 넘긴 채. 다음 해에는 또 다른 새로움으로 우리 곁에 다가 올 것이며 또 많은 주자들은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이곳에 모여 들 것이다. 벌써부터 그 때가 기다려짐은 끝은 곧 시작이기 때문일런가? 대회 관계자, 자원봉사자 여러분 수고 많으셨습니다. 감사 드립니다. 그리고 주자 여러분 모두들 고생하셨습니다.
김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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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자는 멈추지 않는다. [박정숙]
난 행복하다.
내겐 꿈이 있기에......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면서 살아가는 행복을 즐기며 살다보니 어느덧 두아이의 엄마이고 삼십대의 중반을 살고 있다. 삶이 때론 슬픔도 주고 아픔도 주지만 그것들을 헤치며 이겨나갈 힘이 나에겐 있다고 믿는다.
도전하고 이루고 사는 재미에 맛들린 나는 올 여름 혹서기마라톤대회 출발선에 서 있다.
이 더운날 42.195를 뛴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그 맛을 꼭 알고 싶었다.
기록단축이나 단 시간내에 끝낸다는 생각을 접고 최대한 즐기며 달리자 마음먹으니 긴장감도 떨림도 없이 소풍나온 아이마냥 즐겁기만 하다. 동물원을 돌면서 동물들이 우르르 우리를 구경하는 것 같은 생각이 들면서 참 쑥스럽다. 사슴들이 무리지어 큰 눈을 두리번 거리는 것이 꼭 나를 아는 듯이 쳐다본다. 그 눈망울을 보니 난 자유롭게 신나게 달리는데 저 안에 갇힌 동물들의 심정이 어떨지.....안스럽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동물원을 돌고나니 시원한 그늘이다. 이 곳을 다섯바퀴돌고나면 되는 것이다. 말은 이처럼 간단한데 다섯바퀴.....앞이 캄캄하다.
힘들면 걷고 그것도 힘들면 잠시 쉬면서 달려야지...라고 마음은 먹었지만 막상 오르막 내리막이 연속인 곳을 달리자니 생각처럼 쉽게 끝날것 같지가 않은 불길한 예감이 든다. 슬슬 겁이난다. 속도는 자꾸 떨어지고 더위는 더 심해지면서 간절하게 멈추고 싶다는 생각이 나를 압도한다. 두바퀴를 돌고나자 간절히 난 멈추고 싶다. 내가 여기서 멈춘다해도 아무도 뭐라는 사람없고 나 또한 이 더운날 이정도 뛴것도 대단한거야...라며 날 위로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마음과는 달리 몸은 멈추지 않는다. 내 몸은 멈추는 것을 인정하지 않으려나 보다. 할 수 없지 계속가는 수 밖에.....
걷다 뛰다를 반복하며 난 철저히 즐기기로 했다. 시원한 아이스크림도 먹으면서 맛난 수박도 먹고.. 어라...두부도 있네....김치까지...없는 것이 없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은 다 있다. 김밥까지....지친몸을 맛난 음식으로 시원한 물로 달래고 어디서도 볼 수없는 멋진 공연에 반주없는 생음악에 뽕짝에서 최신곡까지 끝없이 이어지는 노래를 음미하면서 듣다보니 세바퀴를 돌고있다. 이제 그만둔다는 것은 있을 수없는 일....우리를 위해 단독공연을 하는 멋진 가수들이 이번엔 어떤 노래를 부르고 있을까? 어떤 춤을 출까? 궁금해 하며 한발 한발 있는 힘을 다한다.
힘이 빠질 때 쯤이면 멋진 모습으로 뛰는 자세를 교정해 주시는 분까지.....어느 것하나 아쉬울 것이 없고 난 그저 뛰기만 하면 되는데 왜 이리 힘들까?
난 마지막 고비를 넘기고 내 정신력에 온몸을 맡긴채 마냥 달린다.
사람들은 마라톤을 인생에 비유한다. 내 인생을 마라톤에 비유한다면 어디쯤일까?
준비운동을 마치고 슬슬 속도를 내기 시작해서 탄력을 받으며 신나게 뛰는 곳일까?
두 아이의 엄마로 두 아이를 바르게 길러 사회에 꼭 필요한 사람으로 키워내고 싶은 내 소망과 한 남자의 아내로 항상 우리의 보금자리를 든든히 지키며 한없이 넓은 가슴으로 사랑하며 순간순간 최선을 다해 나를 갈고 닦으며 살고싶었고 그렇게 살고 있다고 믿는데.....가끔은 쉬고싶을때도 있겠지 그럴땐 미련없이 주저앉아 쉴수 있는 마음도 함께가지는 나이길 바라며.....
네 바퀴....이제 마지막 한 바퀴.......
발가락이 많이 아프고 4시간 이상을 달리다 보니 지칠데로 지쳐있었지만 힘을 내는 수 밖에....같이 온 남편과 아이들은 피니쉬라인에 가서 기다리는지 볼 수가 없고 기다리는 마음을 알기에 내 발걸음을 재촉한다. 마지막이라는 것이 힘을 내게 해준다. 씩씩한 모습으로 피니쉬라인들 향하면서 아직도 한바퀴를 더 돌아야 하는 분들을 뒤로한채 나는 피니쉬 라인을 밟는다. 남편의 모습과 아이들을 보니 마음이 놓이면서 눈 시울이 젖어온다. 내 손을 잡아주는 아이들과 함께 시원한 물을 마시고 과일을 나눠먹으면서 힘든 몸을 달랜다....또 해냈다. 난 대단하다.
마음먹으면 무엇이든지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나는 안다.
내 아이들에게 그것을 어떻게 가르쳐 줄까?
그 맛을 알면 삶이 행복하고 즐거워 질텐데.....
하나 하나 꿈을 이루며 산다는 것.....
한순간에 이루어지지 않지만 언젠가는 이루고 말것이라는 것을 온몸으로 가르쳐준 마라톤아.......고맙다.....
그리고 같이 달리고 싶었지만 족저근막염으로 달리지 못한 사랑하는 나의 남편에게 미안하고 고맙고......나에게 이런 휼륭한 남편과 아이들을 주신 하느님께 감사하며 발길을 돌린다.
박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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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백의 하얀 천사 [오재환]
8월13일 오전 8시 정각.
마라톤이 좋아 함께한 팔백여명의 마니아. 출발신호와 함께 힘찬
첫 발을 내 던진다. 전투에 나가는 전사들의 비장한 각오와 함께...
8월의 중간,폭염으로 한 낮의 기온이 30도가 넘는 삼복 더위에 혹서기
대회는 시작되었다.
단체참가(14명 단체신청)로 동우회 총무의 사전 대회지침에 따라 7시까지
약속장소에 가기로 했는데, 잠을설치다 이른새벽에 MBC ESPN의 독도아리랑
조오련삼부자의 독도도착 방송을 보다 대회장에 7시반경에야 도착했다.
첫 시작부터 삐꺼덕이다. 독도에 삼부자는 무사히 잘 도착했는지 궁금도 하고...
작년 이대회에서 뻐꾸기(약 35KM에서 그만둠)로 처음 참석하여,대회 진행및
먹거리에 홀딱 반했다. 작년에 준비된 풍성한 음료및 간식을 가슴조리고 또한
죄스러움에 먹고 마시다가 다음엔 꼬옥 정식 참가하겠다고 그때 다짐했다.
간단한 대회 진행후 곧바로 출발.
늦게 도착하여 스트레칭도 전혀 못하고,또한 며칠전부터 속이 좋지않아(설사)
내심 스태미너도 걱정되었지만, 이번 대회를 위해 나름대로 훈련(휴가때도
계속 뛰었고,토/일에도 빠짐없이 뛰고 또 뛰었다)했기에 4시간내 주파를
계획했다. 난, 충분히 할 수 있어....
진행요원의 계속되는 "천천히 뛰세요. 오늘은 마라톤 소풍입니다.코스가 어렵습니다.
완주하세요..." 멘트는 마라톤 초보자에게 해당되는 당부의 소리로 일별했다.
풀코스완주 8회.작년에 혹서기 맛뵈기까지 했고,나름대로 남산에서 열심히 달렸으니
난 충분히 좋은 기록으로 완주 할 수 있다고 호수주위와 동물원내 2바퀴까지는
그랬다. 동물원내 완만한 경사에서는 약간의 속도도 내 보면서 그렇게 외곽코스로
빠져 나갔다. 아싸- 뭔가 될것 같은 예감.
5번의 외곽코스 왕복.
출발후 500여미터가 완만한 오르막.
작년에는 이렇게 긴 오르막(?)이 아니었는데... 다리에 힘이 실린다. 킬로당 6분만
넘지 말고 최후 바퀴에 힘을 비축하면 4시간은 무리없으리라 생각하며,나 자신 애서서
천천히 외친다. 분명 천천히 뛰는데도 자꾸 몸에 힘이 들어가는것이 좀은 이상하다.
한바퀴 40분. 빠르지도 늦지도 않다. 이정도면 오케이바리...
선두와 거의 1바퀴가 차이난다. 동호회회원이 2등으로 지나간다. 화이팅 000 크게
외친다. 못들었나보다. 그냥 휙 지나친다.
두번째 바퀴. 첫번째 보다 다리가 더 무겁다. 조짐이 이상하다. 반도 돌지 못했는데..
그래도 곧 회복되겠지. 평소보다 1분이상의 페이스를 줄여 뛰는데, 별 문제 없겠지..
하고 자신에게 용기를 심는다.두바퀴째 42분.
다리가 묵찍하다. 3바퀴째 첫 언덕에서 처음으로 걷는다. 힘들더라도 걸으면 끝장인데..
중간중간 음료대는 거의 거친다. 물,수박,요쿠르트,또 물. 정말 엄청 먹어댔다.
살수기에 몸을 던진다. 시원하다. 걷고 뛰다 3바퀴 LAB Time 56분.
4시간은 물건너 간지 오래다. 계속뛰까? 포기할까? 엄청 말설여진다.
앞으로 두바퀴.
양쪽 다리는 잘 말을 듣지 않는다. 오르막에 좀 뛸려면 경미한 경련과 지친 육신에
뛰기는 커녕 빨리 걷기도 되지 않는다.
아! 여기서 포기하나!!!! 지금껏 나의 사전에 포기란 없었는데...
마음의 갈등이 수없이 왔다갔다 한다. 주위에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하면서 계속뛰고,
걷고를 반복한다. 나도 대열에 동참하자. 아니야! 차라리 포기하자. 이런 더위에
꼭 끝까지 뛰는게 중요치 않아. 건강을 위해 무리하지 않는 것이 좋아. 그래 STOP!!
그런데,육십을 훨씬 넘기신 어르신. 힘들지만 두손을 힘차게 교차하며 걷듯이 뛰는
중년 여성분. 한발한발 서로 구령마춰 서로에 용기를 주며 뛰는 어느 부부마라토너.
목이 터져라 힘내라 외쳐대는 자봉님과 대회관계자들을 보면서, 여기서 STOP은 나자신
의 사치스런 변명일 수 밖에 없었다. 그래 GO!
4바퀴는 많은 사람이 날 추월한다. 그래 잘 가십시요. 정말 장하십니다. 그 분들이
정말 위대하다. 소변이 마려워 주로 옆에서 볼일 볼려고 해도 잘 안된다. 막 아프다.
벌써 4시간이 훌쩍 지났다. 1바퀴이상 남았는데....
지난 일년동안의 일이 갑자기 생각난다.
처음 마라톤 입문하던일, 첫 풀코스 완주하던일. 그리고 춘천,임진각,경남고성,경주,
수안보,수원그리고 한강여의도,잠실,상암에서 달림이들과 함께 했던 그때의 감동과
환희의 순간들을....
남산에서 그리고 헬스장에서 달리고 또 달렸던 그때의 모습이 지금 눈앞에 스쳐 지나
간다. 그때도 지금처럼 힘이 들었는데 하고...
마지막 한바퀴!
어떻게 뛰었는지 모르겠다. 바가지 물세레,시원한 수박2조각 그리고 중간에 치어리더(?)
의 마지막 바퀴확인과 함께 축하한다는 얘기 외에는....
아! 드디어 골인.
5시간2분58초!!!!!
함께한 팔백의 달림이들의 잔치!
달림이들의 소풍!
모두들 깊은 감동으로 다가왔을 혹서기 2005년 마라톤.
어느대회보다 대회진행이 깔끔했던 대회.
헌신적인 자봉.
진정한 마라톤마니아를 위한 주최자의 대회 취지및 진행.
후미 주자를 위해 끝까지 음료와 응원을 아끼지 않은 자봉및 대회관계자.
우리 팔백인의 참가자는 여러분이 있었기에 하얀 천사가 되어 사뿐사뿐 42.195킬로
를 날 수 있었다고 생각된다.
2006년 혹서기 마라톤이 벌써 기대된다.
분명 난,자봉이나 달림이로 내년에 하얀천사들을 다시 만날 것이다.
그땐 또 어떻한 느낌으로 다가올까?
뻐근한 두다리를 만지면서....평촌에서
오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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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해냈어요!! [이주연]
사작도 하기 전에 벌써 땀이 흐른다.
구령 따라 준비운동 하면서도 찝찔한 입가. 자꾸 긴장되어 심호흡에 물도 마시며 기다리던 중 드디어 출발 전 5,4,3,2,1. 땅!
사기충천 건각들이 힘찬 발걸음들 틈에서 조금은 기가 죽어, 휩쓸려 내 페이스를
잃을까 조심하며 코끼리 열차 길을 지나 동물원을 돌기 시작한다.
나를 앞지르는 이들이 자꾸 늘어나고 제일 끝에 있는 것 같은 초조함에 속도를 내 볼까 하다가도 완주라는 목표를 생각하면서 평정을 찾고 소신껏 뛴다.
동물원을 다 돌고 언덕길을 시작하는 코스에 접어드니, 이제 시 작이구나
마음을 다잡아 지난주와 그 전 주에 페메 따라 했던 연습 주를 생각하며 그저 뛰는 것에만 열중, 오르막, 내리막 달리면서 조금씩 긴장감이 떨어지고 여유가 생기나 주변이 눈에 들어온다. 덥다고는 하지만 울창한 나무 그늘 속을 뛰니 역설적으로 상큼함이 마음을 스쳐 간다.
함께 뛰는 주자들 이름표를 보기도 하고 산책 나온 사람들을 구경도 한다. 그들도 우리를 구경하는 모양인데 가끔 응원을 보내 주기도 한다.
주로의 먹거리들이 나를 유혹하지만 달리는데 지장이 있을까 싶어 선별하여 어떤건 먹고 어떤 건 참고 지나친다. 그동안 완주를 목표하여 악명 높다는 말에 기 쓰고(자전거 언덕훈련에 다리 근력운동에, 혹시나 쥐가 나서 낭패 볼까 싶어 세심하게 나름대로 준비 하고, 일요일반달에서 거리 주 훈련까지) 준비했는데 저 수박 한쪽 더 먹고 배불러 못 뛴다면 그건 비극이지.
해마다 여름이면 맥을 못추고 더위에 KO패를 당했는데 마라톤 시작 후 올 봄에 정면 도전을 한번 해 보자며 세운 계획, 실천 하에 여름만 이긴 게 아니라 풀 완주 기록까지 하나 더 한다면 이 얼마나 값진 성과일까! 평소 연습한 대로 한 걸음 한 걸음 반환점을 돌며 가다보니 이 생각 저 생각, 다른 이들은 fun run이라지만 아직 그런 여유까지는 없다. 막상 대회에 참석하면 완주해야 할 텐데 하는 부담과 중간에 화장실 가고 싶으면 어쩌나, 꼴찌 하는 건 아닐까 등등 소소한 염려와 내가 왜 이렇게 뛰게 됐지 하며 옛 생각에 잠기기도 한다. 불행은 연달아 온다고, 시아버님의 갑작스런 병상 생활에 충격도 버거운데 몇 달 후 맏이인 내가 더 큰 병으로 입원, 수술, 여러 차례의 통원치료, 재발이 잦다는 말에 심적 부담까지 겪으며 몸을 추스르고 퇴원 때 의사의 운동 처방과 남편의 권유로 근처 학교 운동장을 겨우 걷던 때가 까마득히 어른거린다. 나도 참 많이 컷네, 이런 대회까지 참여하고, 혹서기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해 가며, 개구리가 올챙이 때를 되돌아 본 달까, 나처럼 달리기 시작한데는 다 들 나름대로 사연이 있을 텐데 앞에 가는 저 사말은 왜 뛰기 시작 했을까? 반대 주로의 스쳐가는 저인?
젊은이들을 보면 일찍 시작한 현명함이 부럽고, 나보다 잘 뛰는 이들을 보면 얼마나 연습을 많이 했을까, 내가 여자여선지 여성 주자들에게 더 눈길이 간다. 저 유니폼 괜찮네, 자세가 예쁘네 나도 배워야지 등등...
가다보니 네 번째 언덕을 오르니 회장님 용기를 북돋으시느라 빙과를 건네시며 “발걸음이 가볍네요” 그 한마디에 다리에 무거움은 날라 가고, 열심히 오르니 올라오느라 수고했으니 많이 먹으라는 듯 푸짐하게 한상 차려 있다. 걸으며 아님 아예 서서 먹느라 바쁘다. 먹는 게 부러운 게 아니고 그런 여유를 부릴 수 있음이 부럽다. 난 뛰는 데만 전전긍긍인데 얼마나 구력이 붙으면 저럴 수 있는 걸까? 발걸음을 재촉하는데 반대 주로의 남자분이 날 쳐다본다. 왜? 번호표를 보니 이름이 나랑 같다.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와 미소로 답을 하며 스쳐 지나며 속으로 응원을 보낸다.
아까부터 눈길을 끌던 폭포엔 남정네 몇이 그 속에 아예 들어앉아 물놀이에 열중하여 뛰는 것도 잊은 지 오랜 모양, 나도 뛰어들고 싶지만 내 몫까지 그들에게 넘기고(?) 지나친다. 중간 중간 주자들의 가족들, 각 동호회 회원들의 응원, 풍물패들의 푸짐한 소리들을 온몸에 돌리며 오르고 내리고,
다섯 번째 아! 이제 마지막이다 싶으니 어디서 난 힘일까 생각보다 가볍다. 페이스 조절을 잘 했나? 아님 연습이 충분해서? 실전에 강한가? 반환점 이후에 속도를 좀 낼 수 있을지도... 갑자기 자신감이 생기면서 마음이 두둥실, 꼴찌 할까 걱정 했는데 꼴찌도 아니고 완주까지 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신이 난다. 반환점에서는 안 먹던 콜라도 한잔 먹어보고 끝을 향하여! 거의 다 오니 연습 주 때 페메 해주신 회원님도 자봉하면서 알아보시고 응원에 축하까지 덤으로 얹어 손을 흔들어 주신다. 신나게 가다가 갑자기 불안해 지는 건? 정말 5번째인 것 맞나? 혹시 한바퀴 더 뛰어야 하는데 잘 못 센 건 아닌 가? 시계를 들여다보니 그건 아닌데 하면서도 한편 불안. 에라~ 마지막 내리막길을 힘차게 내달려 골인!!!!
이 감동 이라니. . 작년에 보면서 부러워했던 것 소원 풀이. 불가능한 거라 생각했는데 절대 중간에 걷지 않기 지킨 것, 완주 했다는 것 그것도 목표 시간 안에 무엇보다 기쁜 건 더위에게 번번이 맞은 KO 펀치를 올 여름엔 멋지게 되돌려 주었다는 것. . 자신의 한계, 약점을 극복 내지는 뛰어 넘는 다는 것이 어려움도 있지만 그 뒤의 달콤함을 무엇에 비유 할까? 혹서기 출사표를 내면서 세웠던 계획은 200% 성공한 셈이다. 애송이 기고만장 하여 내년에도 또 참가해야지. 기록을 단축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록을 단축 할 수 있지 않을까? (좀 호들갑으로 보이나요? 그까짓 완주하나 했다고? 3년 전의 제 모습을 봤다면 사람 됐다고 보기 좋다고 하실 텐데, 그리구요 여름을 이겨낸 건 제 역사상 인간 승리에 속한다구요-!) 내년에 뛸 때 주로의 먹 거리 다 참견 하면서 가야지. 꿈이 야무지다.
혹서기 뛴 지 이제 4주기가 다 되어 가는데 아직 그 여운이 남아 있어 뿌듯함 속에 산다.
폴코스 첫 데뷔 때처럼, 남은 더위는 이 여운으로 해결하면 되겠지. 주로에서 마주치던 얼굴들, 봉사해 주던 많은 손길들. 그 언덕길과 그늘, 동물원을 돌때 나던 그 특유의 냄새 까지 그리워진다. 끝난 뒤에 먹은 열무비빔밥과 포도주는 또 어떻고!
큰 기쁨과 보람을 안겨준 “서울마라톤” 이라는 이름 안에 있는 모든 이들에게, 모든 것에 사랑한다고, 고맙다고 외쳐본다.
“내년에 다시 만나요!!! 그 언덕길에서 -----
이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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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름 밤의 신나는 소풍 [전차수]
1999, 2000년부터 서울마라톤 [만남의 광장]을 갖가지 아이디어로 뜨겁게 달구던 혹서기 대회를 그동안 군침만 삼켜오다 드디어 참가하였다.
무더운 한여름에 풀코스대회를 하자는 생각부터, 마땅한 장소를 찾아내고, 대회의 독특한 컨셉을 잡고... 준비과정 하나하나가 다른 대회와는 확연히 달랐다.
참가자를 800여명으로 제한하니 접수 당일 마감이다. 대회 참가자 수가 적으니 간편하고 혁신적인 운영이 가능하다. 배번은 당일 배포하고 기록증은 완주하고 15분이면 나누어 준다. 사실 물품 발송은 엄청나게 복잡한 작업이다. 비용도 많이 들고.... 참가자로서도 당일 받으면 미리 또는 나중에 챙기지 않아도 되니 좋다.
기념티/ 대회 프로그램 책자의 생략. 멋진T도 좋지만 또 없으니 오히려 간편하다는 느낌이 든다. 당연히 참가비가 싸서 좋다.
코스는 동물원 밖 호수둘레를 한 바퀴 돌고, 동물원 안을 두 바퀴 뛴 다음, 동물원 뒤쪽 숲의 산책로를 5번 왕복한다. 오랜만의 동물원 구경도 재미있다. 멀대 같이 키 큰 기린, ‘무소의 뿔처럼 혼자 가라’는 카피가 생각나는 코뿔소, 방 청소를 하는지 밖으로 다 쫓겨나온 듯한 사슴떼,.. 복원에 성공하였다는 한국산 늑대.... 우리가 그들을 구경하는 건지 그놈들이 우리를 보는 건지... 서로 무덤덤하게 본체만체 스친다.
숲속의 산책로는 완전히 그늘로 덥혀 있어 시원하다. 롤러코스터처럼 오르막과 내리막이 여러 번 교차되지만 그런대로 언덕 달리기의 재미가 있다. 5번이나 왕복되는 주로에서는 같이 뛰는 사람들을 10번 만난다. 마주 오는 지인들과 ‘힘!’을 나누느라 ‘자신과의 고독한 싸움’을 즐길 겨를이 없다. 배번에 이름이 큼지막하게 써져있어 기억력이 좋은 사람은 참가자의 이름을 모조리 외울 수도 있으리라.
주로의 독특한 서비스는 혹서기 대회의 백미이다. 편도 3.43km의 주로에 양쪽으로 3개씩 6개의 급수대가 배치되어 거의 1.1km 마다 있는 셈인데.... 급수대 마다 먹거리가 다르다. 수박, 멜론, 파인애플, 오이, 김밥, 얼음물, 게토레이, 콜라, 사이다, 요구르트, 빙하시대(쮸쮸바),... 중간 중간 지나며 하나씩 맛보는 사이에 한바퀴가 금세 지난 간다. 이와는 별도로 두 군데의 물호스 샤워대와 군데군데의 사물놀이패, 노래/춤패가 흥을 돋운다.
그동안 비가 제법 와서 인지 주로 옆의 계곡에 폭포가 두어 군데 생겼는데, 달리다 말고 58개띠 친구들과 폭포 속에 들어갔다. 그 시원함과 유쾌함이란....
“너희들 마라톤 대회 와서 달리다 말고 개판 치나?”
“계곡물을 개땀으로 오염시키지 말거레이...”
결승에 골인하니 케이블타이로 묶여진 측정칩을 떼 주고는 예쁜 하트모양 안에 귀여운 여우가 새겨진 멋진 메달을 걸어준다. 완주 축하 와인과 시원한 막걸리, 맛깔스런 비빕밥... 현장에서 비닐커버에 넣어 주는 기록증, 무엇이 걸릴까 궁금한 기념품 뽑기(꽝이 없어 더 좋다)...
아이디어 만발하고, 그 아이디어를 완성도 높게 구현한 정말 멋지고 세련된 대회다.
오랜만에 만나는 서울마라톤클럽의 회원들 왈
“우리는 서울마라톤대회는 한 번도 못 뛰어 봤어요....흑흑...“
정말 이렇게 신나는 마라톤대회를 서울마라톤클럽 회원들과 히히덕거리며 같이 뛸 수 없다는 게 가장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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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석회장님과 신동희 대회장, 윤현수 조직위원장, 서울마라톤클럽의 회원님들께 늦게나마 감사를 드립니다.
서울마라톤클럽 히--ㅁ !!!!
전차수올림
유난히 더위를 잘 참지 못하는 탓에 별로 즐겁지 않은 나에게 혹서기 마라톤은 더위를 어떻게든 이겨보려고 내가 기꺼이 선택한 큰 숙제이자 행사이다. 어차피 피할 수 없으면 즐겨 보자는 심정으로 오월중순 하프 마라톤 이후 게을러진 몸과 마음을 다잡아 가을 대회를 준비하자는 당찬 생각으로 혹서기 대회를 신청해 버렸지만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날이 계속되면서 연습은 고사하고 마음만 심란한 채로 대회 일을 맞았다.
구름이라도 잔뜩 끼어주기를 바랐지만 오늘도 역시 아침부터 바람한점 없는 무더운 날이다. 대회장 입구에서 받은 번호표 번호표가 아니라 아 얘 이름표다. 아직껏 대회에 나가 한번도 걸어본 적도 없지만 오늘은 내 이름표까지 큼직하게 가슴에 걸었으니 아무리 힘들어도 걷지는 못할 것 같다. 옆에서 스트레칭하던 분이 언덕이 많은 외곽도로 5번 왕복이 정말 장난이 아니라고 친절하게 겁까지 주시니 더위와 한판 싸울 일이 더욱 꿈만 같아진다.
출발선에 서면 언제나 가슴이 두근거린다. 앞으로 네 시간 몇 십 분 그 긴 시간이 언제 흘러가서 골인하지? 하지만 오늘도 나는 고생했지만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며 기분전환을 만끽하면서 긴 여행에서 돌아올 때처럼 네 시간 이후엔 뿌듯한 기분으로 골인 매트를 밟을 것이다.
즐거운 상상을 하면서 출발신호와 함께 힘차게 앞으로 달려 나간다. 나는 오늘도 이 무더위 속을 왜 달리고 있는가? 언제부턴가 가끔씩 반복되는 일상으로부터 탈출하고 싶은 욕구를 느끼곤 한다. 크게 웃을 일도 가슴이 뭉클하게 감격스러운 일도 많치 않은 건조한 일상 때문일까? 사랑하는 가족이 있고 별다른 걱정거리라 없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겠지만 그래도 뭔가 한 구석이 비어있는 느낌은 무엇일까 그래도 언제나 마라톤을 완주하고 나면 나만의 감격이 있다. 아직도 내 심장과 다리는 건재 하구나, 비록 오십을 한참 넘긴 나이지만 지금부터라도 의지만 있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구나 심신의 건강함과 가슴의 열정을 확인하며 느끼는 유쾌함으로 나도 모르게 크게 웃는다, 어느새 코끼리 열차 길을 돌고 동물원 길을 두 번째 돌고 있다.
동물원오르막에서 주자들의 거친 숨소리를 들으며 아직 가야할 길이 먼데 결코 오늘 코스가 결코 만만치 않음을 느낀다. 동물들도 어젯밤 더위에 잠을 설친 듯 아직 조용하다. 등산 나온 어르신들이 언덕을 뛰어올라가는 우리들을 유심히 바라보신다. 이른 아침인데 벌써 유모차를 끌고 꼬맹이 손을 잡고 나들이 나온 젊은 부부 모습이 더없이 행복해 보인다.
혹서기 마라톤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가파른 언덕이 반복되는 외곽도로 6.8키로 다섯 번 왕복이다 오늘 처음 뛰는 코스도 아니런만 왜 이 고생을 사서하지? 다시는 안 할 꺼다 오르막을 오를 때 마다 온갖 부정적인 생각으로 어지럽지만 왕복횟수가 점차 늘어나면서 조금씩 조금씩 희망과 희열을 느끼면 달리게 된다. 비록 몸은 힘들고 무덥지만 머릿속은 한없이 cool 해져간다.
덜 힘들 같은 내리막길이 더 조심스럽다. 세상사에서도 모든 것이 잘 풀리고 있을 때 자신만만할 때 더 건강해야 된다는 생각을 해본다. 벌써 중도포기한 사람들일까? 계곡에서 폭포 샤워를 즐기는 사람들이 보인다. 오늘이야말로 중도 포기도 크게 흉 될 것 없이 즐길 수 있는 대로 즐기는 대회임에 틀림없다.
네 번째 왕복 오르막 서울마라톤 회장님이 건네주신 얼음과자가 오늘 기록을 10분은 앞당겨 줄 것 같다. 오늘도 나는 콜인 매트를 밟으며 무한한 희열을 느낀다. 밀려오는 피로감 중에도 개운한 기분 그리고 성취감 이 기분은 과천 서울대공원의 혹독한? 언덕을 뛰어본 사람만 알지, 혹서기 마라톤 완주를 아무나 하나? 뿌듯한 기분을 만끽하면서 먹고 마시고 선물도 받는다.
꿀맛 같은 비빔밥과 피로회복에 좋다는 포도주까지 준비한 정성 샤워장 시설이 시원치 않은 것이 마치 자신의 잘못인양 미안해하는 자원봉사자가 있기에 혹서기 마라톤은 항상 오랫동안 기억에 남고 다시 내년 대회를 가약하게 된다. 영원? 할 것 같은 더위가 언제 그랬나는 듯 아침저녁으로 시원한 바람이 분다.
혹서기 대회의 여운이 아직 가시지 않았으나 한강 바람을 가르며 아침을 상쾌함 때문에 휴일 늦잠의 유혹을 뿌리치며 반달캠프로 향한다. 어느새 주말의 빼먹을 수 없는 주요한 일과가 되어버린 반달, 서로들 잘 아는 사이가 아니어도 반갑게 나누는 인사가 정겹다. 오늘도 언제나 그랬듯이 편안하게 달리고 편하게 시원한 물을 마시며 편하게 가지가지 먹거리를 즐긴다 이런 정보 저런 마라톤 이야기를 듣고 내가 몰랐던 스트레칭과 보강훈련을 배운다. 그래서 진짜 즐기는 마라톤이 무엇인지 알게 해주는 반달은 나에게 더없이 유익하고 즐겁다.
뒷정리로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 서울마라톤 스탭진을 보며 진정 마라톤을 사랑하는 사람들 덕분에 나는 그저 편안하게 마라톤을 즐기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마라톤 내가 선택한 것 중 아내와 직장 다음으로 탁월한 선택?이 아닐까? 나는 오늘 새벽에도 어김없이 운동장에 달려 나간다. 일상의 자질구레한 잡념들을 떨쳐버리기 위해 충만해진 자신감으로 오늘도 최선을 다하기 위해 그리고 한결 여유로워진 마음으로 많은 사람들을 사랑하며 살기 위해....
서울마라톤 크럽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2005. 9.
김성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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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오랜세월 즐달을 위해 [김청수]
“매트를 힘차게 밟으며 주먹을 굳게 쥔 한 쪽 팔에 불끈 솟아오른 근육이 터져 나올듯 하다.아직 남은바퀴를 향해 다시 내달리는 모습이 무척 여유롭다. 가볍게 흔드는 손에 살짝 가려진 미소는 정겨웁까지 하다.”
일찌감치 달림을 접고 골인지점에 서 있는 본인의 한없이 부러운 시선에 비치는 주자들의 모습이다. “나도 그 무대의 한 일원이 되어야 하는데...나도 얼마전까지에는 그들과 같은 모습이었는데...” 한없는 안타까움은 그러나 그렇게 하지 못하는 현실 앞에서 고개를 떨구지 않을 수 없었다.
두 달전이었던가? 생활에 중대한 변화를 미치는 일이 발생하였다. 적어도 나로서는 중대한 사건이었다. 그동안 자신만만해 하던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것이었다. 지난 3-4년간 쉼없이, 차라리 맹신해 마지 않던 달리기의 끝이 “고혈압”으로 결과되었으며, 그로 인하여 무리한 달림(주로 장거리나 대회 참가)은 사실상 접을 수밖에 없는 지경에 이르른 것이었다.일반적으로 달리기는 유산소 운동으로서 혈압을 낮추는 등 건강유지에 아주 효과적인 운동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에 따라 달리기에 동참하는 이들이 가히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현실이 아니던가? 그런데도 본인의 경우에는 오히려 혈압이 높아져만 갔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의학적 지식이 턱없이 부족한 나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기도 하였다. 그러나 현실은 엄연히 존재하는 것,“당분간 마라톤과 같은 과격한 운동은 하지 말라”는 의사의 처방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 그 때부터 본인의 운동방식에도 변화가 주어질 수밖에 없었다. 평소보다도 훨씬 느린 속도로 훨씬 짧은 거리를 달리는 것으로 바뀌었으며 요즈음 달리기 생활의 기저를 이루고 있다.
때로는 좀이 쑤시기도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이번 대회는 오래 전에 신청한 것이라 한참을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 아예 대회장에 모습을 나타내지 말까? 아니면 대회에 참가는 하되 10여 km만 달리는 것으로 할까?(본인의 의지로 그것이 과연 가능한 일인지는 차치하고) 아니면 천천히 달리다가 매 10km마다 30분씩 쉰다음 다시 달리고 하면 한 8시간이면 완주할 수 있지는 않을까?(물론 꼴찌 주자를 기다리는 대회 주최측에는 정말 송구스러운 이야기지만) 온갖 상념이 뇌리를 스치는 가운데 일단은 정시 출발에 동참하기로 하였다.
어느 해나 마찬가지로 동물원 안 쪽을 도는 두바퀴는 어느 누구에게나 상쾌한 기분을 느끼게 하여 내딛는 발걸음도 가벼워 보였다. 행여나 미처 잠을 깨지 못한 동물들이 아침 잠을 설치게 할세라 살금 살금 내딛는 발걸음들에 여유가 있어 보였다. 꽤 이른 시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간혹씩 보이는 나들이 나온 시민들과 눈인사를 나누기도 하며 그렇게 8km 남짓을 달린 다음 드디어 산책로로 접어드니 출발선(최종 골인 지점) 주위가 이미 후끈 하였다. 앞선 많은 주자들이 이미 그곳을 거쳐간 뒤였기 때문이었다.
오늘의 완주를 위해서는 이곳에서부터 7km 남짓한 산책로를 5바퀴 더 달려야 하나 본인의 경우에는 처음 마음 먹은 10km 남짓을 이미 달린지라 최대로 한 바퀴만 더 달리기로 하고 일행과 헤어져 천천히 초반 오르막을 오르기 시작하였다. 이미 몇 번 달려 본 곳이라 지형은 눈에 익숙하였다. 어디쯤에 언덕이 있으며 또 어디쯤에는 내리막이 있는지를. 이에 더하여 어디쯤에 맛깔스런 급수대가, 시원한 물호스가, 그리고 힘찬 응원대가 있는지를 지난 몇 연간의 참가 경험을 바탕으로 대충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지라 거리에 대한 불안감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의사의 권유대로 천천히, 정말 천천히 느린 속도로 달리다가 급수대에 들러서는 목을 축이고 응원에 열심인 자봉분들에게는 손을 들어 인사를 건네며 2km 지점 지나 있는 기다란 언덕 길을 달려 내려 반환점을 돌았다.언덕 길에서는 가쁜 숨을 몰아 쉬며 내리막 길에서는 호흡을 조절하며 그렇게 언덕을 넘고 내리막 길을 거쳐 출발지점에 이르니 아쉬움이 진하였다.
정말 한 바퀴만 더 달려보기로 스스로에게 굳게 약속하며 두바퀴째 걸음을 내디뎠다. 2004년에는 출발할 때 이미 적지 않은 비가 내리고 있어서 달리기에는 오히려 좋았었는데 구름 한 점없는 맑은 날씨에 내려쬐는 햇빛이 야속하였다. 허나 주로에 우거진 숲이 만들어 준 그늘을 이어 달린다면 햇볕에 무방비로 노출될 짬도 별로 없어 보였다. 작년의 그 학생들인지는 모르겠으나 또 다시 모습을 드러낸 여성 3인조의 율동에 잠시 흥겨움을 느끼며 살짝 오르막을 돌아 드니 왼쪽 편 산비탈에서 쏟아지는 폭포가 시원해 보였다. 꽤나 높은 곳에서 쏟아져 내리는 폭포수는 가슴을 시원하게 쓸어내리기에 족하였다. 이미 적지 않은 주자들이 그곳을 거쳐 나오고 있었다. 아마도 필히 거쳐와야 하는, 그래서 족적을 남겨야만 하는 또 다른 반환점이 아닌가 여겨졌다. 이번 대회의 백미 중의 하나일러라! 본인 역시 반환점을 다시 돌아 출발지점으로 향하는 도중에 시류에 뒤쳐질세라 서둘러 흔적을 남기고 두바퀴째 골인 매트를 힘차게 밟았다.
순간 더 뛸 수 있다는 강한 유혹이 또 다른 바퀴를 향한 걸음을 재촉하고 있었다. 애초에 10여 km만 달리고 그만 둘 것이라던 생각이 물거품이 되어버린지가 이미 오래이나 22km 여를 달린 후에도 더 뛸 수 있다는, 아니 더 뛰어도 괜챦을 것이라는 나름의 판단이 앞서고 있었다. 시뮬레이션 또는 실험을 해본다면 보다 정확한 판단을 훨씬 빨리 내릴 수 있었겠으나 이 경우에는 그렇게 되지 않는지라 망설임이 클 수밖에 없었다. 사실 솔직히 말하면, 그 당시 기분으로는 더 뛰어도 될 것 같았으며 또 그런 쪽으로 스스로를 몰아가고 있는듯하였다. 한 바퀴만, 진짜 한 바퀴만 더 달리자고는. 허나 한 바퀴 더 달리고 난 후에도 또 똑 같은 과정을 거쳐 한 바퀴를 더 달렸을 것이며 결국에는 도중에 쓰러져 뛰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되지 않는 한 완주에로 방향을 정하였을 것이다. 본인의 사정을 잘 알고 있는 동료가 본인의 마음을 읽기라도 하였는듯 절대 더 이상 뛰지 말 것을 권하였다. 달리기는 기분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과 더불어. 아쉽지만 달림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13번의 도전 만에 도중에 나래를 접는 아쉬운 순간이었다. 참으로 어리석은 생각이기는 하였으나 그 순간에는 그 때까지의 100% 완주기록이 깨어짐에 안타까운 마음이 없질 않았다. 허나 보다 긴 안목에서 본다면 참으로 현명한 판단이 아니었나 여겨진다. 오늘만 달리기를 하고 말 것은 아니질 않는가? 오늘의 멈춤이 보다 더 오랜 세월동안의 즐달(펀런)로 이어지는 첩경이 아닐런가?
같이 참가하였던 동료들도 이제는 다 들어오고 주로를 달리는 주자들의 숫자도 점점 적어지고 있었다. 이렇게 또 한 해의 혹서기 대잔치는 그 대단원의 막을 내리고 있었다. 쮸쮸바의 시원스런 끝 맛을 다음 해로 넘긴 채. 다음 해에는 또 다른 새로움으로 우리 곁에 다가 올 것이며 또 많은 주자들은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이곳에 모여 들 것이다. 벌써부터 그 때가 기다려짐은 끝은 곧 시작이기 때문일런가? 대회 관계자, 자원봉사자 여러분 수고 많으셨습니다. 감사 드립니다. 그리고 주자 여러분 모두들 고생하셨습니다.
김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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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자는 멈추지 않는다. [박정숙]
난 행복하다.
내겐 꿈이 있기에......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면서 살아가는 행복을 즐기며 살다보니 어느덧 두아이의 엄마이고 삼십대의 중반을 살고 있다. 삶이 때론 슬픔도 주고 아픔도 주지만 그것들을 헤치며 이겨나갈 힘이 나에겐 있다고 믿는다.
도전하고 이루고 사는 재미에 맛들린 나는 올 여름 혹서기마라톤대회 출발선에 서 있다.
이 더운날 42.195를 뛴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그 맛을 꼭 알고 싶었다.
기록단축이나 단 시간내에 끝낸다는 생각을 접고 최대한 즐기며 달리자 마음먹으니 긴장감도 떨림도 없이 소풍나온 아이마냥 즐겁기만 하다. 동물원을 돌면서 동물들이 우르르 우리를 구경하는 것 같은 생각이 들면서 참 쑥스럽다. 사슴들이 무리지어 큰 눈을 두리번 거리는 것이 꼭 나를 아는 듯이 쳐다본다. 그 눈망울을 보니 난 자유롭게 신나게 달리는데 저 안에 갇힌 동물들의 심정이 어떨지.....안스럽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동물원을 돌고나니 시원한 그늘이다. 이 곳을 다섯바퀴돌고나면 되는 것이다. 말은 이처럼 간단한데 다섯바퀴.....앞이 캄캄하다.
힘들면 걷고 그것도 힘들면 잠시 쉬면서 달려야지...라고 마음은 먹었지만 막상 오르막 내리막이 연속인 곳을 달리자니 생각처럼 쉽게 끝날것 같지가 않은 불길한 예감이 든다. 슬슬 겁이난다. 속도는 자꾸 떨어지고 더위는 더 심해지면서 간절하게 멈추고 싶다는 생각이 나를 압도한다. 두바퀴를 돌고나자 간절히 난 멈추고 싶다. 내가 여기서 멈춘다해도 아무도 뭐라는 사람없고 나 또한 이 더운날 이정도 뛴것도 대단한거야...라며 날 위로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마음과는 달리 몸은 멈추지 않는다. 내 몸은 멈추는 것을 인정하지 않으려나 보다. 할 수 없지 계속가는 수 밖에.....
걷다 뛰다를 반복하며 난 철저히 즐기기로 했다. 시원한 아이스크림도 먹으면서 맛난 수박도 먹고.. 어라...두부도 있네....김치까지...없는 것이 없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은 다 있다. 김밥까지....지친몸을 맛난 음식으로 시원한 물로 달래고 어디서도 볼 수없는 멋진 공연에 반주없는 생음악에 뽕짝에서 최신곡까지 끝없이 이어지는 노래를 음미하면서 듣다보니 세바퀴를 돌고있다. 이제 그만둔다는 것은 있을 수없는 일....우리를 위해 단독공연을 하는 멋진 가수들이 이번엔 어떤 노래를 부르고 있을까? 어떤 춤을 출까? 궁금해 하며 한발 한발 있는 힘을 다한다.
힘이 빠질 때 쯤이면 멋진 모습으로 뛰는 자세를 교정해 주시는 분까지.....어느 것하나 아쉬울 것이 없고 난 그저 뛰기만 하면 되는데 왜 이리 힘들까?
난 마지막 고비를 넘기고 내 정신력에 온몸을 맡긴채 마냥 달린다.
사람들은 마라톤을 인생에 비유한다. 내 인생을 마라톤에 비유한다면 어디쯤일까?
준비운동을 마치고 슬슬 속도를 내기 시작해서 탄력을 받으며 신나게 뛰는 곳일까?
두 아이의 엄마로 두 아이를 바르게 길러 사회에 꼭 필요한 사람으로 키워내고 싶은 내 소망과 한 남자의 아내로 항상 우리의 보금자리를 든든히 지키며 한없이 넓은 가슴으로 사랑하며 순간순간 최선을 다해 나를 갈고 닦으며 살고싶었고 그렇게 살고 있다고 믿는데.....가끔은 쉬고싶을때도 있겠지 그럴땐 미련없이 주저앉아 쉴수 있는 마음도 함께가지는 나이길 바라며.....
네 바퀴....이제 마지막 한 바퀴.......
발가락이 많이 아프고 4시간 이상을 달리다 보니 지칠데로 지쳐있었지만 힘을 내는 수 밖에....같이 온 남편과 아이들은 피니쉬라인에 가서 기다리는지 볼 수가 없고 기다리는 마음을 알기에 내 발걸음을 재촉한다. 마지막이라는 것이 힘을 내게 해준다. 씩씩한 모습으로 피니쉬라인들 향하면서 아직도 한바퀴를 더 돌아야 하는 분들을 뒤로한채 나는 피니쉬 라인을 밟는다. 남편의 모습과 아이들을 보니 마음이 놓이면서 눈 시울이 젖어온다. 내 손을 잡아주는 아이들과 함께 시원한 물을 마시고 과일을 나눠먹으면서 힘든 몸을 달랜다....또 해냈다. 난 대단하다.
마음먹으면 무엇이든지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나는 안다.
내 아이들에게 그것을 어떻게 가르쳐 줄까?
그 맛을 알면 삶이 행복하고 즐거워 질텐데.....
하나 하나 꿈을 이루며 산다는 것.....
한순간에 이루어지지 않지만 언젠가는 이루고 말것이라는 것을 온몸으로 가르쳐준 마라톤아.......고맙다.....
그리고 같이 달리고 싶었지만 족저근막염으로 달리지 못한 사랑하는 나의 남편에게 미안하고 고맙고......나에게 이런 휼륭한 남편과 아이들을 주신 하느님께 감사하며 발길을 돌린다.
박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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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백의 하얀 천사 [오재환]
8월13일 오전 8시 정각.
마라톤이 좋아 함께한 팔백여명의 마니아. 출발신호와 함께 힘찬
첫 발을 내 던진다. 전투에 나가는 전사들의 비장한 각오와 함께...
8월의 중간,폭염으로 한 낮의 기온이 30도가 넘는 삼복 더위에 혹서기
대회는 시작되었다.
단체참가(14명 단체신청)로 동우회 총무의 사전 대회지침에 따라 7시까지
약속장소에 가기로 했는데, 잠을설치다 이른새벽에 MBC ESPN의 독도아리랑
조오련삼부자의 독도도착 방송을 보다 대회장에 7시반경에야 도착했다.
첫 시작부터 삐꺼덕이다. 독도에 삼부자는 무사히 잘 도착했는지 궁금도 하고...
작년 이대회에서 뻐꾸기(약 35KM에서 그만둠)로 처음 참석하여,대회 진행및
먹거리에 홀딱 반했다. 작년에 준비된 풍성한 음료및 간식을 가슴조리고 또한
죄스러움에 먹고 마시다가 다음엔 꼬옥 정식 참가하겠다고 그때 다짐했다.
간단한 대회 진행후 곧바로 출발.
늦게 도착하여 스트레칭도 전혀 못하고,또한 며칠전부터 속이 좋지않아(설사)
내심 스태미너도 걱정되었지만, 이번 대회를 위해 나름대로 훈련(휴가때도
계속 뛰었고,토/일에도 빠짐없이 뛰고 또 뛰었다)했기에 4시간내 주파를
계획했다. 난, 충분히 할 수 있어....
진행요원의 계속되는 "천천히 뛰세요. 오늘은 마라톤 소풍입니다.코스가 어렵습니다.
완주하세요..." 멘트는 마라톤 초보자에게 해당되는 당부의 소리로 일별했다.
풀코스완주 8회.작년에 혹서기 맛뵈기까지 했고,나름대로 남산에서 열심히 달렸으니
난 충분히 좋은 기록으로 완주 할 수 있다고 호수주위와 동물원내 2바퀴까지는
그랬다. 동물원내 완만한 경사에서는 약간의 속도도 내 보면서 그렇게 외곽코스로
빠져 나갔다. 아싸- 뭔가 될것 같은 예감.
5번의 외곽코스 왕복.
출발후 500여미터가 완만한 오르막.
작년에는 이렇게 긴 오르막(?)이 아니었는데... 다리에 힘이 실린다. 킬로당 6분만
넘지 말고 최후 바퀴에 힘을 비축하면 4시간은 무리없으리라 생각하며,나 자신 애서서
천천히 외친다. 분명 천천히 뛰는데도 자꾸 몸에 힘이 들어가는것이 좀은 이상하다.
한바퀴 40분. 빠르지도 늦지도 않다. 이정도면 오케이바리...
선두와 거의 1바퀴가 차이난다. 동호회회원이 2등으로 지나간다. 화이팅 000 크게
외친다. 못들었나보다. 그냥 휙 지나친다.
두번째 바퀴. 첫번째 보다 다리가 더 무겁다. 조짐이 이상하다. 반도 돌지 못했는데..
그래도 곧 회복되겠지. 평소보다 1분이상의 페이스를 줄여 뛰는데, 별 문제 없겠지..
하고 자신에게 용기를 심는다.두바퀴째 42분.
다리가 묵찍하다. 3바퀴째 첫 언덕에서 처음으로 걷는다. 힘들더라도 걸으면 끝장인데..
중간중간 음료대는 거의 거친다. 물,수박,요쿠르트,또 물. 정말 엄청 먹어댔다.
살수기에 몸을 던진다. 시원하다. 걷고 뛰다 3바퀴 LAB Time 56분.
4시간은 물건너 간지 오래다. 계속뛰까? 포기할까? 엄청 말설여진다.
앞으로 두바퀴.
양쪽 다리는 잘 말을 듣지 않는다. 오르막에 좀 뛸려면 경미한 경련과 지친 육신에
뛰기는 커녕 빨리 걷기도 되지 않는다.
아! 여기서 포기하나!!!! 지금껏 나의 사전에 포기란 없었는데...
마음의 갈등이 수없이 왔다갔다 한다. 주위에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하면서 계속뛰고,
걷고를 반복한다. 나도 대열에 동참하자. 아니야! 차라리 포기하자. 이런 더위에
꼭 끝까지 뛰는게 중요치 않아. 건강을 위해 무리하지 않는 것이 좋아. 그래 STOP!!
그런데,육십을 훨씬 넘기신 어르신. 힘들지만 두손을 힘차게 교차하며 걷듯이 뛰는
중년 여성분. 한발한발 서로 구령마춰 서로에 용기를 주며 뛰는 어느 부부마라토너.
목이 터져라 힘내라 외쳐대는 자봉님과 대회관계자들을 보면서, 여기서 STOP은 나자신
의 사치스런 변명일 수 밖에 없었다. 그래 GO!
4바퀴는 많은 사람이 날 추월한다. 그래 잘 가십시요. 정말 장하십니다. 그 분들이
정말 위대하다. 소변이 마려워 주로 옆에서 볼일 볼려고 해도 잘 안된다. 막 아프다.
벌써 4시간이 훌쩍 지났다. 1바퀴이상 남았는데....
지난 일년동안의 일이 갑자기 생각난다.
처음 마라톤 입문하던일, 첫 풀코스 완주하던일. 그리고 춘천,임진각,경남고성,경주,
수안보,수원그리고 한강여의도,잠실,상암에서 달림이들과 함께 했던 그때의 감동과
환희의 순간들을....
남산에서 그리고 헬스장에서 달리고 또 달렸던 그때의 모습이 지금 눈앞에 스쳐 지나
간다. 그때도 지금처럼 힘이 들었는데 하고...
마지막 한바퀴!
어떻게 뛰었는지 모르겠다. 바가지 물세레,시원한 수박2조각 그리고 중간에 치어리더(?)
의 마지막 바퀴확인과 함께 축하한다는 얘기 외에는....
아! 드디어 골인.
5시간2분58초!!!!!
함께한 팔백의 달림이들의 잔치!
달림이들의 소풍!
모두들 깊은 감동으로 다가왔을 혹서기 2005년 마라톤.
어느대회보다 대회진행이 깔끔했던 대회.
헌신적인 자봉.
진정한 마라톤마니아를 위한 주최자의 대회 취지및 진행.
후미 주자를 위해 끝까지 음료와 응원을 아끼지 않은 자봉및 대회관계자.
우리 팔백인의 참가자는 여러분이 있었기에 하얀 천사가 되어 사뿐사뿐 42.195킬로
를 날 수 있었다고 생각된다.
2006년 혹서기 마라톤이 벌써 기대된다.
분명 난,자봉이나 달림이로 내년에 하얀천사들을 다시 만날 것이다.
그땐 또 어떻한 느낌으로 다가올까?
뻐근한 두다리를 만지면서....평촌에서
오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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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해냈어요!! [이주연]
사작도 하기 전에 벌써 땀이 흐른다.
구령 따라 준비운동 하면서도 찝찔한 입가. 자꾸 긴장되어 심호흡에 물도 마시며 기다리던 중 드디어 출발 전 5,4,3,2,1. 땅!
사기충천 건각들이 힘찬 발걸음들 틈에서 조금은 기가 죽어, 휩쓸려 내 페이스를
잃을까 조심하며 코끼리 열차 길을 지나 동물원을 돌기 시작한다.
나를 앞지르는 이들이 자꾸 늘어나고 제일 끝에 있는 것 같은 초조함에 속도를 내 볼까 하다가도 완주라는 목표를 생각하면서 평정을 찾고 소신껏 뛴다.
동물원을 다 돌고 언덕길을 시작하는 코스에 접어드니, 이제 시 작이구나
마음을 다잡아 지난주와 그 전 주에 페메 따라 했던 연습 주를 생각하며 그저 뛰는 것에만 열중, 오르막, 내리막 달리면서 조금씩 긴장감이 떨어지고 여유가 생기나 주변이 눈에 들어온다. 덥다고는 하지만 울창한 나무 그늘 속을 뛰니 역설적으로 상큼함이 마음을 스쳐 간다.
함께 뛰는 주자들 이름표를 보기도 하고 산책 나온 사람들을 구경도 한다. 그들도 우리를 구경하는 모양인데 가끔 응원을 보내 주기도 한다.
주로의 먹거리들이 나를 유혹하지만 달리는데 지장이 있을까 싶어 선별하여 어떤건 먹고 어떤 건 참고 지나친다. 그동안 완주를 목표하여 악명 높다는 말에 기 쓰고(자전거 언덕훈련에 다리 근력운동에, 혹시나 쥐가 나서 낭패 볼까 싶어 세심하게 나름대로 준비 하고, 일요일반달에서 거리 주 훈련까지) 준비했는데 저 수박 한쪽 더 먹고 배불러 못 뛴다면 그건 비극이지.
해마다 여름이면 맥을 못추고 더위에 KO패를 당했는데 마라톤 시작 후 올 봄에 정면 도전을 한번 해 보자며 세운 계획, 실천 하에 여름만 이긴 게 아니라 풀 완주 기록까지 하나 더 한다면 이 얼마나 값진 성과일까! 평소 연습한 대로 한 걸음 한 걸음 반환점을 돌며 가다보니 이 생각 저 생각, 다른 이들은 fun run이라지만 아직 그런 여유까지는 없다. 막상 대회에 참석하면 완주해야 할 텐데 하는 부담과 중간에 화장실 가고 싶으면 어쩌나, 꼴찌 하는 건 아닐까 등등 소소한 염려와 내가 왜 이렇게 뛰게 됐지 하며 옛 생각에 잠기기도 한다. 불행은 연달아 온다고, 시아버님의 갑작스런 병상 생활에 충격도 버거운데 몇 달 후 맏이인 내가 더 큰 병으로 입원, 수술, 여러 차례의 통원치료, 재발이 잦다는 말에 심적 부담까지 겪으며 몸을 추스르고 퇴원 때 의사의 운동 처방과 남편의 권유로 근처 학교 운동장을 겨우 걷던 때가 까마득히 어른거린다. 나도 참 많이 컷네, 이런 대회까지 참여하고, 혹서기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해 가며, 개구리가 올챙이 때를 되돌아 본 달까, 나처럼 달리기 시작한데는 다 들 나름대로 사연이 있을 텐데 앞에 가는 저 사말은 왜 뛰기 시작 했을까? 반대 주로의 스쳐가는 저인?
젊은이들을 보면 일찍 시작한 현명함이 부럽고, 나보다 잘 뛰는 이들을 보면 얼마나 연습을 많이 했을까, 내가 여자여선지 여성 주자들에게 더 눈길이 간다. 저 유니폼 괜찮네, 자세가 예쁘네 나도 배워야지 등등...
가다보니 네 번째 언덕을 오르니 회장님 용기를 북돋으시느라 빙과를 건네시며 “발걸음이 가볍네요” 그 한마디에 다리에 무거움은 날라 가고, 열심히 오르니 올라오느라 수고했으니 많이 먹으라는 듯 푸짐하게 한상 차려 있다. 걸으며 아님 아예 서서 먹느라 바쁘다. 먹는 게 부러운 게 아니고 그런 여유를 부릴 수 있음이 부럽다. 난 뛰는 데만 전전긍긍인데 얼마나 구력이 붙으면 저럴 수 있는 걸까? 발걸음을 재촉하는데 반대 주로의 남자분이 날 쳐다본다. 왜? 번호표를 보니 이름이 나랑 같다.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와 미소로 답을 하며 스쳐 지나며 속으로 응원을 보낸다.
아까부터 눈길을 끌던 폭포엔 남정네 몇이 그 속에 아예 들어앉아 물놀이에 열중하여 뛰는 것도 잊은 지 오랜 모양, 나도 뛰어들고 싶지만 내 몫까지 그들에게 넘기고(?) 지나친다. 중간 중간 주자들의 가족들, 각 동호회 회원들의 응원, 풍물패들의 푸짐한 소리들을 온몸에 돌리며 오르고 내리고,
다섯 번째 아! 이제 마지막이다 싶으니 어디서 난 힘일까 생각보다 가볍다. 페이스 조절을 잘 했나? 아님 연습이 충분해서? 실전에 강한가? 반환점 이후에 속도를 좀 낼 수 있을지도... 갑자기 자신감이 생기면서 마음이 두둥실, 꼴찌 할까 걱정 했는데 꼴찌도 아니고 완주까지 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신이 난다. 반환점에서는 안 먹던 콜라도 한잔 먹어보고 끝을 향하여! 거의 다 오니 연습 주 때 페메 해주신 회원님도 자봉하면서 알아보시고 응원에 축하까지 덤으로 얹어 손을 흔들어 주신다. 신나게 가다가 갑자기 불안해 지는 건? 정말 5번째인 것 맞나? 혹시 한바퀴 더 뛰어야 하는데 잘 못 센 건 아닌 가? 시계를 들여다보니 그건 아닌데 하면서도 한편 불안. 에라~ 마지막 내리막길을 힘차게 내달려 골인!!!!
이 감동 이라니. . 작년에 보면서 부러워했던 것 소원 풀이. 불가능한 거라 생각했는데 절대 중간에 걷지 않기 지킨 것, 완주 했다는 것 그것도 목표 시간 안에 무엇보다 기쁜 건 더위에게 번번이 맞은 KO 펀치를 올 여름엔 멋지게 되돌려 주었다는 것. . 자신의 한계, 약점을 극복 내지는 뛰어 넘는 다는 것이 어려움도 있지만 그 뒤의 달콤함을 무엇에 비유 할까? 혹서기 출사표를 내면서 세웠던 계획은 200% 성공한 셈이다. 애송이 기고만장 하여 내년에도 또 참가해야지. 기록을 단축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록을 단축 할 수 있지 않을까? (좀 호들갑으로 보이나요? 그까짓 완주하나 했다고? 3년 전의 제 모습을 봤다면 사람 됐다고 보기 좋다고 하실 텐데, 그리구요 여름을 이겨낸 건 제 역사상 인간 승리에 속한다구요-!) 내년에 뛸 때 주로의 먹 거리 다 참견 하면서 가야지. 꿈이 야무지다.
혹서기 뛴 지 이제 4주기가 다 되어 가는데 아직 그 여운이 남아 있어 뿌듯함 속에 산다.
폴코스 첫 데뷔 때처럼, 남은 더위는 이 여운으로 해결하면 되겠지. 주로에서 마주치던 얼굴들, 봉사해 주던 많은 손길들. 그 언덕길과 그늘, 동물원을 돌때 나던 그 특유의 냄새 까지 그리워진다. 끝난 뒤에 먹은 열무비빔밥과 포도주는 또 어떻고!
큰 기쁨과 보람을 안겨준 “서울마라톤” 이라는 이름 안에 있는 모든 이들에게, 모든 것에 사랑한다고, 고맙다고 외쳐본다.
“내년에 다시 만나요!!! 그 언덕길에서 -----
이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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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름 밤의 신나는 소풍 [전차수]
1999, 2000년부터 서울마라톤 [만남의 광장]을 갖가지 아이디어로 뜨겁게 달구던 혹서기 대회를 그동안 군침만 삼켜오다 드디어 참가하였다.
무더운 한여름에 풀코스대회를 하자는 생각부터, 마땅한 장소를 찾아내고, 대회의 독특한 컨셉을 잡고... 준비과정 하나하나가 다른 대회와는 확연히 달랐다.
참가자를 800여명으로 제한하니 접수 당일 마감이다. 대회 참가자 수가 적으니 간편하고 혁신적인 운영이 가능하다. 배번은 당일 배포하고 기록증은 완주하고 15분이면 나누어 준다. 사실 물품 발송은 엄청나게 복잡한 작업이다. 비용도 많이 들고.... 참가자로서도 당일 받으면 미리 또는 나중에 챙기지 않아도 되니 좋다.
기념티/ 대회 프로그램 책자의 생략. 멋진T도 좋지만 또 없으니 오히려 간편하다는 느낌이 든다. 당연히 참가비가 싸서 좋다.
코스는 동물원 밖 호수둘레를 한 바퀴 돌고, 동물원 안을 두 바퀴 뛴 다음, 동물원 뒤쪽 숲의 산책로를 5번 왕복한다. 오랜만의 동물원 구경도 재미있다. 멀대 같이 키 큰 기린, ‘무소의 뿔처럼 혼자 가라’는 카피가 생각나는 코뿔소, 방 청소를 하는지 밖으로 다 쫓겨나온 듯한 사슴떼,.. 복원에 성공하였다는 한국산 늑대.... 우리가 그들을 구경하는 건지 그놈들이 우리를 보는 건지... 서로 무덤덤하게 본체만체 스친다.
숲속의 산책로는 완전히 그늘로 덥혀 있어 시원하다. 롤러코스터처럼 오르막과 내리막이 여러 번 교차되지만 그런대로 언덕 달리기의 재미가 있다. 5번이나 왕복되는 주로에서는 같이 뛰는 사람들을 10번 만난다. 마주 오는 지인들과 ‘힘!’을 나누느라 ‘자신과의 고독한 싸움’을 즐길 겨를이 없다. 배번에 이름이 큼지막하게 써져있어 기억력이 좋은 사람은 참가자의 이름을 모조리 외울 수도 있으리라.
주로의 독특한 서비스는 혹서기 대회의 백미이다. 편도 3.43km의 주로에 양쪽으로 3개씩 6개의 급수대가 배치되어 거의 1.1km 마다 있는 셈인데.... 급수대 마다 먹거리가 다르다. 수박, 멜론, 파인애플, 오이, 김밥, 얼음물, 게토레이, 콜라, 사이다, 요구르트, 빙하시대(쮸쮸바),... 중간 중간 지나며 하나씩 맛보는 사이에 한바퀴가 금세 지난 간다. 이와는 별도로 두 군데의 물호스 샤워대와 군데군데의 사물놀이패, 노래/춤패가 흥을 돋운다.
그동안 비가 제법 와서 인지 주로 옆의 계곡에 폭포가 두어 군데 생겼는데, 달리다 말고 58개띠 친구들과 폭포 속에 들어갔다. 그 시원함과 유쾌함이란....
“너희들 마라톤 대회 와서 달리다 말고 개판 치나?”
“계곡물을 개땀으로 오염시키지 말거레이...”
결승에 골인하니 케이블타이로 묶여진 측정칩을 떼 주고는 예쁜 하트모양 안에 귀여운 여우가 새겨진 멋진 메달을 걸어준다. 완주 축하 와인과 시원한 막걸리, 맛깔스런 비빕밥... 현장에서 비닐커버에 넣어 주는 기록증, 무엇이 걸릴까 궁금한 기념품 뽑기(꽝이 없어 더 좋다)...
아이디어 만발하고, 그 아이디어를 완성도 높게 구현한 정말 멋지고 세련된 대회다.
오랜만에 만나는 서울마라톤클럽의 회원들 왈
“우리는 서울마라톤대회는 한 번도 못 뛰어 봤어요....흑흑...“
정말 이렇게 신나는 마라톤대회를 서울마라톤클럽 회원들과 히히덕거리며 같이 뛸 수 없다는 게 가장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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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석회장님과 신동희 대회장, 윤현수 조직위원장, 서울마라톤클럽의 회원님들께 늦게나마 감사를 드립니다.
서울마라톤클럽 히--ㅁ !!!!
전차수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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