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 오랜세월 즐달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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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청수 작성일05-09-20 16:00 조회2,820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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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를 힘차게 밟으며 주먹을 굳게 쥔 한 쪽 팔에 불끈 솟아오른 근육이 터져 나올듯 하다.아직 남은바퀴를 향해 다시 내달리는 모습이 무척 여유롭다. 가볍게 흔드는 손에 살짝 가려진 미소는 정겨웁까지 하다.”
일찌감치 달림을 접고 골인지점에 서 있는 본인의 한없이 부러운 시선에 비치는 주자들의 모습이다. “나도 그 무대의 한 일원이 되어야 하는데...나도 얼마전까지에는 그들과 같은 모습이었는데...” 한없는 안타까움은 그러나 그렇게 하지 못하는 현실 앞에서 고개를 떨구지 않을 수 없었다.
두 달전이었던가? 생활에 중대한 변화를 미치는 일이 발생하였다. 적어도 나로서는 중대한 사건이었다. 그동안 자신만만해 하던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것이었다. 지난 3-4년간 쉼없이, 차라리 맹신해 마지 않던 달리기의 끝이 “고혈압”으로 결과되었으며, 그로 인하여 무리한 달림(주로 장거리나 대회 참가)은 사실상 접을 수밖에 없는 지경에 이르른 것이었다.일반적으로 달리기는 유산소 운동으로서 혈압을 낮추는 등 건강유지에 아주 효과적인 운동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에 따라 달리기에 동참하는 이들이 가히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현실이 아니던가? 그런데도 본인의 경우에는 오히려 혈압이 높아져만 갔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의학적 지식이 턱없이 부족한 나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기도 하였다. 그러나 현실은 엄연히 존재하는 것,“당분간 마라톤과 같은 과격한 운동은 하지 말라”는 의사의 처방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 그 때부터 본인의 운동방식에도 변화가 주어질 수밖에 없었다. 평소보다도 훨씬 느린 속도로 훨씬 짧은 거리를 달리는 것으로 바뀌었으며 요즈음 달리기 생활의 기저를 이루고 있다.
때로는 좀이 쑤시기도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이번 대회는 오래 전에 신청한 것이라 한참을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 아예 대회장에 모습을 나타내지 말까? 아니면 대회에 참가는 하되 10여 km만 달리는 것으로 할까?(본인의 의지로 그것이 과연 가능한 일인지는 차치하고) 아니면 천천히 달리다가 매 10km마다 30분씩 쉰다음 다시 달리고 하면 한 8시간이면 완주할 수 있지는 않을까?(물론 꼴찌 주자를 기다리는 대회 주최측에는 정말 송구스러운 이야기지만) 온갖 상념이 뇌리를 스치는 가운데 일단은 정시 출발에 동참하기로 하였다.
어느 해나 마찬가지로 동물원 안 쪽을 도는 두바퀴는 어느 누구에게나 상쾌한 기분을 느끼게 하여 내딛는 발걸음도 가벼워 보였다. 행여나 미처 잠을 깨지 못한 동물들이 아침 잠을 설치게 할세라 살금 살금 내딛는 발걸음들에 여유가 있어 보였다. 꽤 이른 시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간혹씩 보이는 나들이 나온 시민들과 눈인사를 나누기도 하며 그렇게 8km 남짓을 달린 다음 드디어 산책로로 접어드니 출발선(최종 골인 지점) 주위가 이미 후끈 하였다. 앞선 많은 주자들이 이미 그곳을 거쳐간 뒤였기 때문이었다.
오늘의 완주를 위해서는 이곳에서부터 7km 남짓한 산책로를 5바퀴 더 달려야 하나 본인의 경우에는 처음 마음 먹은 10km 남짓을 이미 달린지라 최대로 한 바퀴만 더 달리기로 하고 일행과 헤어져 천천히 초반 오르막을 오르기 시작하였다. 이미 몇 번 달려 본 곳이라 지형은 눈에 익숙하였다. 어디쯤에 언덕이 있으며 또 어디쯤에는 내리막이 있는지를. 이에 더하여 어디쯤에 맛깔스런 급수대가, 시원한 물호스가, 그리고 힘찬 응원대가 있는지를 지난 몇 연간의 참가 경험을 바탕으로 대충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지라 거리에 대한 불안감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의사의 권유대로 천천히, 정말 천천히 느린 속도로 달리다가 급수대에 들러서는 목을 축이고 응원에 열심인 자봉분들에게는 손을 들어 인사를 건네며 2km 지점 지나 있는 기다란 언덕 길을 달려 내려 반환점을 돌았다.언덕 길에서는 가쁜 숨을 몰아 쉬며 내리막 길에서는 호흡을 조절하며 그렇게 언덕을 넘고 내리막 길을 거쳐 출발지점에 이르니 아쉬움이 진하였다.
정말 한 바퀴만 더 달려보기로 스스로에게 굳게 약속하며 두바퀴째 걸음을 내디뎠다. 2004년에는 출발할 때 이미 적지 않은 비가 내리고 있어서 달리기에는 오히려 좋았었는데 구름 한 점없는 맑은 날씨에 내려쬐는 햇빛이 야속하였다. 허나 주로에 우거진 숲이 만들어 준 그늘을 이어 달린다면 햇볕에 무방비로 노출될 짬도 별로 없어 보였다. 작년의 그 학생들인지는 모르겠으나 또 다시 모습을 드러낸 여성 3인조의 율동에 잠시 흥겨움을 느끼며 살짝 오르막을 돌아 드니 왼쪽 편 산비탈에서 쏟아지는 폭포가 시원해 보였다. 꽤나 높은 곳에서 쏟아져 내리는 폭포수는 가슴을 시원하게 쓸어내리기에 족하였다. 이미 적지 않은 주자들이 그곳을 거쳐 나오고 있었다. 아마도 필히 거쳐와야 하는, 그래서 족적을 남겨야만 하는 또 다른 반환점이 아닌가 여겨졌다. 이번 대회의 백미 중의 하나일러라! 본인 역시 반환점을 다시 돌아 출발지점으로 향하는 도중에 시류에 뒤쳐질세라 서둘러 흔적을 남기고 두바퀴째 골인 매트를 힘차게 밟았다.
순간 더 뛸 수 있다는 강한 유혹이 또 다른 바퀴를 향한 걸음을 재촉하고 있었다. 애초에 10여 km만 달리고 그만 둘 것이라던 생각이 물거품이 되어버린지가 이미 오래이나 22km 여를 달린 후에도 더 뛸 수 있다는, 아니 더 뛰어도 괜챦을 것이라는 나름의 판단이 앞서고 있었다. 시뮬레이션 또는 실험을 해본다면 보다 정확한 판단을 훨씬 빨리 내릴 수 있었겠으나 이 경우에는 그렇게 되지 않는지라 망설임이 클 수밖에 없었다. 사실 솔직히 말하면, 그 당시 기분으로는 더 뛰어도 될 것 같았으며 또 그런 쪽으로 스스로를 몰아가고 있는듯하였다. 한 바퀴만, 진짜 한 바퀴만 더 달리자고는. 허나 한 바퀴 더 달리고 난 후에도 또 똑 같은 과정을 거쳐 한 바퀴를 더 달렸을 것이며 결국에는 도중에 쓰러져 뛰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되지 않는 한 완주에로 방향을 정하였을 것이다. 본인의 사정을 잘 알고 있는 동료가 본인의 마음을 읽기라도 하였는듯 절대 더 이상 뛰지 말 것을 권하였다. 달리기는 기분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과 더불어. 아쉽지만 달림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13번의 도전 만에 도중에 나래를 접는 아쉬운 순간이었다. 참으로 어리석은 생각이기는 하였으나 그 순간에는 그 때까지의 100% 완주기록이 깨어짐에 안타까운 마음이 없질 않았다. 허나 보다 긴 안목에서 본다면 참으로 현명한 판단이 아니었나 여겨진다. 오늘만 달리기를 하고 말 것은 아니질 않는가? 오늘의 멈춤이 보다 더 오랜 세월동안의 즐달(펀런)로 이어지는 첩경이 아닐런가?
같이 참가하였던 동료들도 이제는 다 들어오고 주로를 달리는 주자들의 숫자도 점점 적어지고 있었다. 이렇게 또 한 해의 혹서기 대잔치는 그 대단원의 막을 내리고 있었다. 쮸쮸바의 시원스런 끝 맛을 다음 해로 넘긴 채. 다음 해에는 또 다른 새로움으로 우리 곁에 다가 올 것이며 또 많은 주자들은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이곳에 모여 들 것이다. 벌써부터 그 때가 기다려짐은 끝은 곧 시작이기 때문일런가? 대회 관계자, 자원봉사자 여러분 수고 많으셨습니다. 감사 드립니다. 그리고 주자 여러분 모두들 고생하셨습니다.
일찌감치 달림을 접고 골인지점에 서 있는 본인의 한없이 부러운 시선에 비치는 주자들의 모습이다. “나도 그 무대의 한 일원이 되어야 하는데...나도 얼마전까지에는 그들과 같은 모습이었는데...” 한없는 안타까움은 그러나 그렇게 하지 못하는 현실 앞에서 고개를 떨구지 않을 수 없었다.
두 달전이었던가? 생활에 중대한 변화를 미치는 일이 발생하였다. 적어도 나로서는 중대한 사건이었다. 그동안 자신만만해 하던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것이었다. 지난 3-4년간 쉼없이, 차라리 맹신해 마지 않던 달리기의 끝이 “고혈압”으로 결과되었으며, 그로 인하여 무리한 달림(주로 장거리나 대회 참가)은 사실상 접을 수밖에 없는 지경에 이르른 것이었다.일반적으로 달리기는 유산소 운동으로서 혈압을 낮추는 등 건강유지에 아주 효과적인 운동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에 따라 달리기에 동참하는 이들이 가히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현실이 아니던가? 그런데도 본인의 경우에는 오히려 혈압이 높아져만 갔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의학적 지식이 턱없이 부족한 나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기도 하였다. 그러나 현실은 엄연히 존재하는 것,“당분간 마라톤과 같은 과격한 운동은 하지 말라”는 의사의 처방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 그 때부터 본인의 운동방식에도 변화가 주어질 수밖에 없었다. 평소보다도 훨씬 느린 속도로 훨씬 짧은 거리를 달리는 것으로 바뀌었으며 요즈음 달리기 생활의 기저를 이루고 있다.
때로는 좀이 쑤시기도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이번 대회는 오래 전에 신청한 것이라 한참을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 아예 대회장에 모습을 나타내지 말까? 아니면 대회에 참가는 하되 10여 km만 달리는 것으로 할까?(본인의 의지로 그것이 과연 가능한 일인지는 차치하고) 아니면 천천히 달리다가 매 10km마다 30분씩 쉰다음 다시 달리고 하면 한 8시간이면 완주할 수 있지는 않을까?(물론 꼴찌 주자를 기다리는 대회 주최측에는 정말 송구스러운 이야기지만) 온갖 상념이 뇌리를 스치는 가운데 일단은 정시 출발에 동참하기로 하였다.
어느 해나 마찬가지로 동물원 안 쪽을 도는 두바퀴는 어느 누구에게나 상쾌한 기분을 느끼게 하여 내딛는 발걸음도 가벼워 보였다. 행여나 미처 잠을 깨지 못한 동물들이 아침 잠을 설치게 할세라 살금 살금 내딛는 발걸음들에 여유가 있어 보였다. 꽤 이른 시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간혹씩 보이는 나들이 나온 시민들과 눈인사를 나누기도 하며 그렇게 8km 남짓을 달린 다음 드디어 산책로로 접어드니 출발선(최종 골인 지점) 주위가 이미 후끈 하였다. 앞선 많은 주자들이 이미 그곳을 거쳐간 뒤였기 때문이었다.
오늘의 완주를 위해서는 이곳에서부터 7km 남짓한 산책로를 5바퀴 더 달려야 하나 본인의 경우에는 처음 마음 먹은 10km 남짓을 이미 달린지라 최대로 한 바퀴만 더 달리기로 하고 일행과 헤어져 천천히 초반 오르막을 오르기 시작하였다. 이미 몇 번 달려 본 곳이라 지형은 눈에 익숙하였다. 어디쯤에 언덕이 있으며 또 어디쯤에는 내리막이 있는지를. 이에 더하여 어디쯤에 맛깔스런 급수대가, 시원한 물호스가, 그리고 힘찬 응원대가 있는지를 지난 몇 연간의 참가 경험을 바탕으로 대충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지라 거리에 대한 불안감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의사의 권유대로 천천히, 정말 천천히 느린 속도로 달리다가 급수대에 들러서는 목을 축이고 응원에 열심인 자봉분들에게는 손을 들어 인사를 건네며 2km 지점 지나 있는 기다란 언덕 길을 달려 내려 반환점을 돌았다.언덕 길에서는 가쁜 숨을 몰아 쉬며 내리막 길에서는 호흡을 조절하며 그렇게 언덕을 넘고 내리막 길을 거쳐 출발지점에 이르니 아쉬움이 진하였다.
정말 한 바퀴만 더 달려보기로 스스로에게 굳게 약속하며 두바퀴째 걸음을 내디뎠다. 2004년에는 출발할 때 이미 적지 않은 비가 내리고 있어서 달리기에는 오히려 좋았었는데 구름 한 점없는 맑은 날씨에 내려쬐는 햇빛이 야속하였다. 허나 주로에 우거진 숲이 만들어 준 그늘을 이어 달린다면 햇볕에 무방비로 노출될 짬도 별로 없어 보였다. 작년의 그 학생들인지는 모르겠으나 또 다시 모습을 드러낸 여성 3인조의 율동에 잠시 흥겨움을 느끼며 살짝 오르막을 돌아 드니 왼쪽 편 산비탈에서 쏟아지는 폭포가 시원해 보였다. 꽤나 높은 곳에서 쏟아져 내리는 폭포수는 가슴을 시원하게 쓸어내리기에 족하였다. 이미 적지 않은 주자들이 그곳을 거쳐 나오고 있었다. 아마도 필히 거쳐와야 하는, 그래서 족적을 남겨야만 하는 또 다른 반환점이 아닌가 여겨졌다. 이번 대회의 백미 중의 하나일러라! 본인 역시 반환점을 다시 돌아 출발지점으로 향하는 도중에 시류에 뒤쳐질세라 서둘러 흔적을 남기고 두바퀴째 골인 매트를 힘차게 밟았다.
순간 더 뛸 수 있다는 강한 유혹이 또 다른 바퀴를 향한 걸음을 재촉하고 있었다. 애초에 10여 km만 달리고 그만 둘 것이라던 생각이 물거품이 되어버린지가 이미 오래이나 22km 여를 달린 후에도 더 뛸 수 있다는, 아니 더 뛰어도 괜챦을 것이라는 나름의 판단이 앞서고 있었다. 시뮬레이션 또는 실험을 해본다면 보다 정확한 판단을 훨씬 빨리 내릴 수 있었겠으나 이 경우에는 그렇게 되지 않는지라 망설임이 클 수밖에 없었다. 사실 솔직히 말하면, 그 당시 기분으로는 더 뛰어도 될 것 같았으며 또 그런 쪽으로 스스로를 몰아가고 있는듯하였다. 한 바퀴만, 진짜 한 바퀴만 더 달리자고는. 허나 한 바퀴 더 달리고 난 후에도 또 똑 같은 과정을 거쳐 한 바퀴를 더 달렸을 것이며 결국에는 도중에 쓰러져 뛰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되지 않는 한 완주에로 방향을 정하였을 것이다. 본인의 사정을 잘 알고 있는 동료가 본인의 마음을 읽기라도 하였는듯 절대 더 이상 뛰지 말 것을 권하였다. 달리기는 기분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과 더불어. 아쉽지만 달림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13번의 도전 만에 도중에 나래를 접는 아쉬운 순간이었다. 참으로 어리석은 생각이기는 하였으나 그 순간에는 그 때까지의 100% 완주기록이 깨어짐에 안타까운 마음이 없질 않았다. 허나 보다 긴 안목에서 본다면 참으로 현명한 판단이 아니었나 여겨진다. 오늘만 달리기를 하고 말 것은 아니질 않는가? 오늘의 멈춤이 보다 더 오랜 세월동안의 즐달(펀런)로 이어지는 첩경이 아닐런가?
같이 참가하였던 동료들도 이제는 다 들어오고 주로를 달리는 주자들의 숫자도 점점 적어지고 있었다. 이렇게 또 한 해의 혹서기 대잔치는 그 대단원의 막을 내리고 있었다. 쮸쮸바의 시원스런 끝 맛을 다음 해로 넘긴 채. 다음 해에는 또 다른 새로움으로 우리 곁에 다가 올 것이며 또 많은 주자들은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이곳에 모여 들 것이다. 벌써부터 그 때가 기다려짐은 끝은 곧 시작이기 때문일런가? 대회 관계자, 자원봉사자 여러분 수고 많으셨습니다. 감사 드립니다. 그리고 주자 여러분 모두들 고생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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