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이 아니고 소풍입니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이명직 작성일03-07-22 07:53 조회4,287회 댓글0건관련링크
본문
얼결에 울트라를 신청해 놓고 근심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는데
서울마라톤 풀코스 공지가 있었다.
거리가 울트라의 절반도 못되지만 미리 코스를 달려본다면
좋은 경험이 되겠다는 생각도 있었고,
지난봄 서울마라톤을 참가해본 동호회원들이 하나같이 치밀하고 좋은 대회라는 칭찬이 있어 몸소 체험도 해 보고 싶어 마지막날에야 참가를 신청했었다.
새벽 다섯시에 집을 나서, 차에서 찰떡을 씹으며 반포로 향한다.
몇 십년을 서울에서 살았지만 막상 반달모임 장소를 찾아가기가 쉽지 않았다.
반포주변을 몇 번 돌고서야 반포대교 위쪽 주차장에 주차를 할 수가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 둘 참가선수들이 모여들었다
참가 선수 중에는 서로 통성명은 없었지만 그동안 주로에서 뵙던 반가운 얼굴과
인터넷 상에서만 대하던 마라톤 유명인사를 상면할 수 있는 즐거움도 있었다.
이번 대회가 동호회 대회가 아닌 명실상부한 전국대회라는 인상을 받기에 충분했다.
날씨는 잔뜩 흐려있고 간간이 빗방울이 날리는 달리기에는 더없이 좋은 날이다.
드디어 출발신호는 떨어지고 모두 여의도로 달려나간다.
일요일 아침임에도 불구하고 간간이 인라인 무리들이 지나가지만
대열은 차분히 이동된다.
내심 5시간이내 완주를 목표로 주변을 살피며 천천히 달린다.
63빌딩을 돌아설 무렵 선도 자전거를 뒤로 선두가 나타난다
얼결에 힘! 을 외친다.
순간 두 손이 없는 선수를 보고는 가슴이 울컥하면서 눈물이 쏟아진다.
짠한 감동이 달리는 내내 내 가슴에 남아 있었다.
반포에 도착해서는 "158번 이명직" 선수를 연호 해주는
주최측의 세심한 배려에 가슴이 뭉클해진다.
그새 잔뜩 흐렸던 구름은 벗어지고 뜨거운 날로 바뀌면서 달리기가 점점 힘들어진다.
원효대교, 반포대교, 한남대교, 동호대교, 성수대교, 영동대교, 청담대교, 잠실대교, 잠실철교, 올림픽대교, 천호대교를 지나게 되면서 자원봉사자의 헌신적인 노력을 대하면서 서울마라톤의 명성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느꼈다.
광나루다리 반환점에 들어서자
인자하신 박영석 회장님이 손수 과일통조림을 나눠주시면서 하시는 말씀이
가슴에 진하게 와 닿는다.
"더운 오늘은 마라톤이 아니고 소풍입니다"
마치 아버님이 더운 날 몸조심하라는 말씀으로 듣겨졌다.
청담대교를 지날 무렵부터 몸이 지쳐간다는 느낌을 받기 시작한다.
주로에 많은 음식물이 준비돼 있어 허기진 것도 아닌데 뱃가죽까지 댕기기 시작한다.
다리가 아닌 뱃가죽이 아파서 뛰지 못할 지경이 될 줄은 꿈에도 생각을 못했다.
복근운동을 해야 한다는 고수들의 말이 거짓이 아님을 실감한다.
회장님의 "오늘은 마라톤이 아니고 소풍입니다" 하시던 말씀대로
그래 소풍인데 걸어서 가자...
되도록 걷지 말자는 내 나름대로의 다짐이 깨어지는 순간이다.
뛰다가 걸어서 인지 열이 솟구치고 갑자기 졸음이 쏟아진다
달리면서 졸립다니....
"졸면 죽는다"는 군에 있을 때 말귀가 생각나서 억지로 졸음을 참으면서
다음 급수대 까지 정신을 집중해서 뛰다 걷다를 반복한다.
다음 급수대인 한남대교까지가 왜 그렇게도 먼지...
졸면서 도착한 한남대교 아래에서는
소금기를 먹어야 한다며 억지로 김밥을 말아서 쥐어주던
아주머니 자원봉사자에게서 어머님의 따스함을 느꼈다.
한남대교 아래 풀밭에서 잠시 김밥을 씹으며 정신을 가다듬고는 다시 출발한다.
지치고 탈진한 상태에서 뛴다는게 걸어가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지만
그래도 달려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앞선다.
사실 이제 남은 거리는 걸어서 가도 당초에 목표한 5시간 이내 완주는 충분한 거리이다.
잠언지구를 지날 무렵 주로를 안내하는 봉사자가 서둘러서
명단을 뒤척이는 모습이 보인다.
아마도 내 이름을 찾는 모양이지만 쉽게 찾을 수가 없었나 보다.
지나는 등뒤에 대고 "김포 이명직 파이팅"하는 것 아닌가
명단을 찾지 못하니까 등뒤에 이름을 보고 격려해주는 서울마라톤의 완벽을 느낀다.
걸어서 반포대교 고갯길을 넘으면서 마지막 구간을 멋지게 달려서 골인할 생각을 한다.
이미 온몸이 땀과 물에 젖어 물에 빠진 생쥐 꼴이지만
고글도 다시 고쳐 쓰고 당당한 모습으로 두 손을 들고 결승점에 도착한다.
"4시간 41분 19초"
도착해서는 몸을 풀어줄 스트레칭도 할 수 없을 만큼 탈진상태가 느껴진다.
그렇게 좋아하는 고단백 음식도 발이 떨어지지 않아 받으러 갈 수가 없다.
한참을 추스른 끝에 국밥 한 그릇을 잔디밭에 앉아서 맛있게 넘긴다.
즉석에서 발급해주는 완주 기록증을 받아들고는 서울마라톤의 완벽에 다시 한번 놀란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내내 회장님의 말씀이 머릿속에서 맴돈다.
"오늘은 마라톤이 아니고 소풍입니다".
하루의 꿈같은 소풍을 만들어주신
회장님을 비롯한 서울마라톤 가족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
158번 김포마라톤 동호회 이명직
서울마라톤 풀코스 공지가 있었다.
거리가 울트라의 절반도 못되지만 미리 코스를 달려본다면
좋은 경험이 되겠다는 생각도 있었고,
지난봄 서울마라톤을 참가해본 동호회원들이 하나같이 치밀하고 좋은 대회라는 칭찬이 있어 몸소 체험도 해 보고 싶어 마지막날에야 참가를 신청했었다.
새벽 다섯시에 집을 나서, 차에서 찰떡을 씹으며 반포로 향한다.
몇 십년을 서울에서 살았지만 막상 반달모임 장소를 찾아가기가 쉽지 않았다.
반포주변을 몇 번 돌고서야 반포대교 위쪽 주차장에 주차를 할 수가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 둘 참가선수들이 모여들었다
참가 선수 중에는 서로 통성명은 없었지만 그동안 주로에서 뵙던 반가운 얼굴과
인터넷 상에서만 대하던 마라톤 유명인사를 상면할 수 있는 즐거움도 있었다.
이번 대회가 동호회 대회가 아닌 명실상부한 전국대회라는 인상을 받기에 충분했다.
날씨는 잔뜩 흐려있고 간간이 빗방울이 날리는 달리기에는 더없이 좋은 날이다.
드디어 출발신호는 떨어지고 모두 여의도로 달려나간다.
일요일 아침임에도 불구하고 간간이 인라인 무리들이 지나가지만
대열은 차분히 이동된다.
내심 5시간이내 완주를 목표로 주변을 살피며 천천히 달린다.
63빌딩을 돌아설 무렵 선도 자전거를 뒤로 선두가 나타난다
얼결에 힘! 을 외친다.
순간 두 손이 없는 선수를 보고는 가슴이 울컥하면서 눈물이 쏟아진다.
짠한 감동이 달리는 내내 내 가슴에 남아 있었다.
반포에 도착해서는 "158번 이명직" 선수를 연호 해주는
주최측의 세심한 배려에 가슴이 뭉클해진다.
그새 잔뜩 흐렸던 구름은 벗어지고 뜨거운 날로 바뀌면서 달리기가 점점 힘들어진다.
원효대교, 반포대교, 한남대교, 동호대교, 성수대교, 영동대교, 청담대교, 잠실대교, 잠실철교, 올림픽대교, 천호대교를 지나게 되면서 자원봉사자의 헌신적인 노력을 대하면서 서울마라톤의 명성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느꼈다.
광나루다리 반환점에 들어서자
인자하신 박영석 회장님이 손수 과일통조림을 나눠주시면서 하시는 말씀이
가슴에 진하게 와 닿는다.
"더운 오늘은 마라톤이 아니고 소풍입니다"
마치 아버님이 더운 날 몸조심하라는 말씀으로 듣겨졌다.
청담대교를 지날 무렵부터 몸이 지쳐간다는 느낌을 받기 시작한다.
주로에 많은 음식물이 준비돼 있어 허기진 것도 아닌데 뱃가죽까지 댕기기 시작한다.
다리가 아닌 뱃가죽이 아파서 뛰지 못할 지경이 될 줄은 꿈에도 생각을 못했다.
복근운동을 해야 한다는 고수들의 말이 거짓이 아님을 실감한다.
회장님의 "오늘은 마라톤이 아니고 소풍입니다" 하시던 말씀대로
그래 소풍인데 걸어서 가자...
되도록 걷지 말자는 내 나름대로의 다짐이 깨어지는 순간이다.
뛰다가 걸어서 인지 열이 솟구치고 갑자기 졸음이 쏟아진다
달리면서 졸립다니....
"졸면 죽는다"는 군에 있을 때 말귀가 생각나서 억지로 졸음을 참으면서
다음 급수대 까지 정신을 집중해서 뛰다 걷다를 반복한다.
다음 급수대인 한남대교까지가 왜 그렇게도 먼지...
졸면서 도착한 한남대교 아래에서는
소금기를 먹어야 한다며 억지로 김밥을 말아서 쥐어주던
아주머니 자원봉사자에게서 어머님의 따스함을 느꼈다.
한남대교 아래 풀밭에서 잠시 김밥을 씹으며 정신을 가다듬고는 다시 출발한다.
지치고 탈진한 상태에서 뛴다는게 걸어가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지만
그래도 달려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앞선다.
사실 이제 남은 거리는 걸어서 가도 당초에 목표한 5시간 이내 완주는 충분한 거리이다.
잠언지구를 지날 무렵 주로를 안내하는 봉사자가 서둘러서
명단을 뒤척이는 모습이 보인다.
아마도 내 이름을 찾는 모양이지만 쉽게 찾을 수가 없었나 보다.
지나는 등뒤에 대고 "김포 이명직 파이팅"하는 것 아닌가
명단을 찾지 못하니까 등뒤에 이름을 보고 격려해주는 서울마라톤의 완벽을 느낀다.
걸어서 반포대교 고갯길을 넘으면서 마지막 구간을 멋지게 달려서 골인할 생각을 한다.
이미 온몸이 땀과 물에 젖어 물에 빠진 생쥐 꼴이지만
고글도 다시 고쳐 쓰고 당당한 모습으로 두 손을 들고 결승점에 도착한다.
"4시간 41분 19초"
도착해서는 몸을 풀어줄 스트레칭도 할 수 없을 만큼 탈진상태가 느껴진다.
그렇게 좋아하는 고단백 음식도 발이 떨어지지 않아 받으러 갈 수가 없다.
한참을 추스른 끝에 국밥 한 그릇을 잔디밭에 앉아서 맛있게 넘긴다.
즉석에서 발급해주는 완주 기록증을 받아들고는 서울마라톤의 완벽에 다시 한번 놀란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내내 회장님의 말씀이 머릿속에서 맴돈다.
"오늘은 마라톤이 아니고 소풍입니다".
하루의 꿈같은 소풍을 만들어주신
회장님을 비롯한 서울마라톤 가족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
158번 김포마라톤 동호회 이명직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