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른 꿈을 꿨던~제62회 후쿠오카마라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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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윤오 작성일08-12-11 16:30 조회2,497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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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체 참가자 : 649명
- 초청 및 일반선수 : 90명 / 일반 마스터스 선수 : 559명
- 전체순위 : 162위
- 완주자 : 439명
- 유 니 폼 : 블루 숏 팬츠와 싱글렛(흰색과 파란색)
- 악세사리 : 오클리 파란 고글, 파란 팔토시, 파란 장갑, 파워젤 3개
- 레이싱화 : 아식스 수퍼매직
금요일 오후 서울행 열차를 타고, 서울역에 도착하여 지하철을 타고, 인천공항 인근에 숙소를 찾아 방황을 하게 된다.
그런데, 갑자기 불어닥친 한파로 인해 무진장 고생하며, 겨우겨우 모텔을 가장한 여인숙 같은 곳을 찾았고, 서둘러 여장을 풀었다.
함께 하기로 한, 세차 형님은 기상 악화로 인한 항공기 결항으로 부랴부랴 열차를 갈아타는 어려움 끝에 도착할 수 있었다.
나는 후쿠오카를 두 번이나 다녀왔던 강호 형님 말씀만 믿고, 조끼에다가 윈드브레이커 차림이었는데, 동장군으로 후쿠오카로 날아가기 전에 고생을 치른다...
어쨌거나 허름한 숙소에서 하룻밤을 지낸 후, 새벽에 일어나 근처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서 촌놈이 처음으로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게 된다.ㅎㅎㅎ
약속 시간이 임박해 올 쯤, 다들 쟁쟁한 선수들을 만났고, 서울마라톤 박영석 명예회장님을 비롯한 스텝 분들을 뵐 수 있었다.
비행기 타고 해외로 떠나는 여행은 처음 있는 일이다.ㅎㅎㅎ
사실 나는 장가를 가지 않으면, 해외 여행 갈 일이 있을까?하고 생각을 해 본적이 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럴만한 가능성이 전혀 없다"라고 단정지었다.
그러나, 달리기를 시작한 후, 배편이었지만 대마도 국경마라톤대회에 참가를 할 수 있었고, 2년전에는 이브스키 유채꽃마라톤 대회에도 참가를 하게 된 것이다.
어떻게 보면 별일이 아닌 것 같기도 하지만, 내겐 획기적인 일이었다.
이번엔 항공편으로 전세계적으로 지명도가 높은 "후쿠오카 마라톤"대회 투어를 겸한 마라톤 일정인 것이다.
후쿠오카 마라톤 대회 참가에 대한 기대보단 촌놈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2박3일간의 빡빡한 일정을 어떻게 하면 슬기롭게(이리저리 많이 둘러 볼 수 있을까?) 보낼 수 있을까?하는 설레임이 더 크게 다가오는 듯 했다.
하지만, 대회에 임박하여 서울마라톤 박영석 명예회장님께서 후쿠오카 마라톤에 마스터즈 선수를 파견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는지에 관한 말씀과 그 분께서 표현하신 마라톤에 대한 열정을 듣는 순간부턴 내일 대회 레이스는 지금까지의 해 왔던 것과는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명예회장님의 말씀을 듣게 된 후부터 머리칼이 쭈뼛하며, 머릿속에 자리잡은 안일한 생각은 순식간에 조각나 사라져 버렸고, 내게 주어진 것에 대한 강한 사명감만이 존재하기 시작하였다.
군시절에 국내선을 처음 타 본 후, 거의 15년만에 비행기를 타게 된 것이다. 역시나 익숙하지 않은 탓인지, 이륙할 때 귀가 멍멍하고 머리가 띵하고 아파온다. 그러면 어김없이 속이 메쓰껍다...ㅋㅋㅋ
다행히도 일본 후쿠오카는 그렇게 멀지 않았다. 1시간을 조금 넘긴 시간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냥 일행들과 함께 유치원생 마냥 줄지어 따라 다닌다.
후쿠오카 날씨도 한국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잠깐 눈빨이 날리기도 하였고, 영상 3도를 가르키고 있었다... 나홀로 파카를 입고 오지 않은 탓에 시종일관 추위에 노출에 될 수 밖에 없었다.
금요일 하루 먼저 따뜻한 부산을 출발했고, 후쿠오카는 부산보다 아랫쪽이기에 평균 기온이 높다고 했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었다.ㅋㅋㅋ
셔틀 버스로 지하철역에 도착하였고, 점심을 위해 텐진역에 도착하여 식사를 하고선 곧바로 사무국이 있는 호텔로 이동하였다.
정해진 코스 답사는 앞서 참가하셨던 분들이 계셨기에 패쓰... 덕분에 배번 수령시까지 여유가 생겨 우리들은 관광모드로... 강호형님, 병주형님, 세준형님과 함께 후쿠오카 시내를 둘러보았다.
아마도 강호 형님이 참가하지 않았다면 엄두낼 수도 없었겠지...ㅋㅋㅋ
짧은 시간 관광 후, 다시금 호텔로 돌아와 배번호와 기념품을 수령하고선 곧 바로 숙소로 이동하였다.
숙소에 여장을 풀기가 무섭게 강호 형님은 또다시 밖으로 향했다. 오른쪽 발바닥 상태가 좋지 않아 잠시 망설였지만, 지금이 아니면 기회가 없을 것 같아 다시금 나섰다. 이번엔 5명의 선수와 스텝 한 분까지 함께 하셨다.
택시를 타고, 후쿠오카 타워로 향했다. 타워에서 본 후쿠오카 시내 풍경은 한마디로 짜임새 있고, 깔끔해 보였다.
또한, 인공 해변을 멋지게 조성해 놓았는데, 너무나 맘에 들었다.
그리고, 야후돔을 멀리서나마 보기 위해 JAL 호텔로 이동하였으나, 개인 사진을 찍느라 정신을 판 사이 나홀로 외톨이가 된 것이다.ㅋㅋㅋ
이런 된장...
스카이 라운지로 찾아 가려다가 길이 엇갈리면 미아갈 될 것 같아서리 나중에 내려올 때까지 호텔 로비를 돌아다니며 셀카 놀이로 시간을 보낸다.
30여분 정도 흘렀을까??? 나를 찾으러 오셨다.ㅎㅎㅎ
시간이 조금 늦어진 탓에 서둘러 택시를 타고, 만찬회장이 호텔로 이동하였다.
만찬회장에 도착하였더니, 대회 참가자 대부분이 모인 듯 하였다. 엘리트 초청 선수를 제외하곤...
그렇게 많은 종류의 음식은 아니었지만, 마라토너들을 위한 음식으로선 손색이 없었다. 파티를 하는 것처럼 의자는 없었으나, 다들 익숙한 분위기에 젖어 맛난 음식을 챙겨 먹기에 바빴다.
여기서도 세번째 참가를 한 강호형님 뒤쪽에 붙어 빠르게 음식 섭취에 들어갔다.ㅎㅎㅎ 맛난 음식을 줄을 한번 더 선 다음, 다른 분들 음식까지 함께 받아가며, 서로 서로 챙겨가며 먹는다.ㅎㅎㅎ
일어를 전혀 못 하기에... 생각나는 영어단어 몇 개로 대충 의사 소통을 해 가며~~
일본 녀석들도 얼굴을 비스무리하게 생긴 놈이 일어를 못하고, 더듬되는 영어를 하니, 이상한 모양이다.ㅎㅎㅎ
대충 외국 선수라고 생각할테니, 그냥 이해해 주기를 바랄뿐이다.ㅎㅎㅎ
충분한 섭취를 넘어 과도하게 식사를 하고서 숙소로 돌아갔다. 일단은 배가 부르니 만사가 편하게 느껴졌다.
내일 출발 시간이 12시 10분이기에 조금 늦게 잠이 들더라도 수면 시간만큼은 충분하리라...
* 아래 기록은 후쿠오카 공식 홈페이지에 게시된 건타임 기록 *
00 ~ 05km 18' 07"
06 ~ 10km 18' 25"(0` 36' 32")
11 ~ 15km 18' 27"(0` 54' 59")
16 ~ 20km 18' 31"(1` 13' 30") 반환점 1` 17' 32"
21 ~ 25km 18' 16"(1` 31' 46")
26 ~ 30km 18' 30"(1` 50' 13")
31 ~ 35km 18' 40"(2` 05' 56")
36 ~ 40km 18' 53"(2` 27' 49")
41 ~ 골인 08' 30"(2` 36' 16")
[전반 1` 17' 32", 후반 1` 18' 47"]
= 출발 총성보다 라인 통과시 개인적으로 랩을 눌렀기에 3초 정도의 갭이 있었음!!
8시경에 일어났다. 대회 참가를 위한 4시간전 기상이었다. 발바닥이 그나마 빨리 이완될 수 있도록 기지개를 켜고, 스트레칭을 하며 몸을 깨웠다.
출발 3시간전 1층 로비 식당에서 평소보다 충분하게 식사를 했다. 어제 많이 먹은 탓인지 오히려 더 많이 먹고 싶었으나, 작은 공기로 한공기와 조금 더 먹었다.
그래도 아침밥은 내가 제일 적게 먹지 않았나?싶을 정도로 다들 충분한 식사를 하는 듯 보였다...(오히려 배가 더 고플텐데... 자기에게 맞도록 식사해야 할테니깐)
이제부터 제대로된 대회 준비가 시작된다.
발바닥에 반창고를 바르고, 비복근과 아킬레스건 테이핑을 하였다. 갑장 종욱이도 우리방에서 정성스레 테이핑을 했고, 햄스트링까지 추가한다. 나도 덩달아 추가~ 손해볼 것이 없을 것 같아서리~~~
숙소가 출발 지점과 10여분도 걸리지 않는 곳이라 10시쯤에 나섰다. 또한, 참가하는 선수들이 많지 않으니 그렇게 붐빈다는 느낌도 없다.
매트가 깔려져 있는 곳을 통과함으로서 첫번째로 참가 여부가 확인되었으며, 나중엔 순번대로 10열 종대로 정열을 하는데, 선수 명단을 일일이 체킹을 한다.
그리고, 물품 보관하는 트럭이 경기장과 공원 사이에 위치하고 있어 출발지점과 얼마 차이가 나지 않으니, 조급한 마음도 없다. 오히려 국내 대회 참가하는 것보다 훨씬 더 여유가 있다.
대부분 모든 것이 선수들을 위해 배려가 되어 있는 듯 했다. 10분전에 윈드브레이커를 벗었고, 물품을 맡긴 후 출발선으로 향했다.
시간이 임박해질 때마다 마이크로 방송을 했으며, 출발 5분전부턴 1분간격으로 알려준다.
언제부터 긴장할까?라는 질문을 내게 던졌는데, 역시 출발선에 섰더니 온 몸에 나른한 긴장감이 팽배해져 온다.
그러나, 우승을 위한 레이스 다툼이 아니기에 오히려 냉정함도 빠르게 찾을 수 있었다.
카운트 다운이 들어 갈 무렵, 다들 중장거리 출발 선수들처럼 상체를 숙이고 튕겨져 나가기 위한 자세로... 완전 자동이다...ㅎㅎㅎ 얼떨결에 나도 모르게~~~ㅎㅎ
나의 배번호는 6~7번째줄에 위치할 수 있었다. 출발선으로부터 7~8미터 정도 후방에 자리를 잡았다.
총성이 울렸고, 다들 튀어 나간다. 끝번호가 2번이었기에 인코너로 자리를 잡았다. 그나마 오호리 공원 1바퀴를 돌아갈 때도 적은 거리를 달리고 싶기도 하거니와 내측만이라도 막아서며 몸싸움을 줄이고자 하는 바램도 있었다.
1km 팻말을 통과하며 시간을 체킹하였더니, 3분 50초였다. 10~15미터 앞쪽에 강호형님과 병주형님이 나란히 달리고 계셨다.
이 페이스라면 형님들과 나란히 가도 될 것 같았다. 내가 붙었을 경우, km당 3분 45초로(5km 18' 45" 예상) 1구간을 부드럽게 통과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오호리 공원을 1바퀴 돌고 도로에 접어 들었다. A그룹(운동장에서 출발한 그룹)은 제대로 볼 수도 없었다.
공원에서 출발한 때도 총성과 함께 100여명 이상이 앞쪽으로 튀어 나갔기 때문에 내가 어느 정도 위치인지도 알 수 없을 뿐더러, 일단은 1구간 페이스를 무난하게 잡는 것이 우선이라는 생각 밖에 없었다.
그러나, 도로에 나왔지만 시종일관 주변 주자들과 무리를 이루며 몸싸움에 들어갔고, 뒷쪽에선 계속해서 치고 나가고 있다.
주변을 둘러보니, 나보다 빠른 배번호를 달고 있는 주자들이 없다.(번호를 앞뒤로 부착하기 때문에 알 수 있다.) 다들 400번대 이상 700번대까지 뒤죽박죽이었다. 그들도 하프 기록이 좋은 주자들이 있을테니까??
최대한 흐름에 몸을 맡기에 한그룹 앞에서 달리고 있는 형님들과 합류하고자 야금야금 페이스를 전개하며 4km를 통과하며 뭉칠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아주 잠시였다.
2분여 정도 형님들과 함께 했을려나.....
1구간을 통과하며 랩타임을 눌렸다. 18' 04"~~~~~(건타임은 18' 07")
전혀 고민하지 않았다. 주저없이 페이스를 낮췄고, 형님 두 분을 보내 드렸다. 그랬더니, 순식간에 뒷주자들이 앞쪽으로 빨려 나가는 것처럼 보였다.
그렇게 두 그룹을 보냈더니, 어느 정도 간격이 유지되는 듯 했기에 다시금 주변 그룹의 중간쯤에서 레이스를 전개해 나간다.
비록 1구간을 오버페이스(나의 계획엔) 했지만, 책임감 있는 레이스를 위해 조절을 한 덕택에 2구간은 18' 25"로 쾌적한 페이스를 찾았다.ㅎㅎㅎ
일단은 함께가는 그룹에 계속해서 몸을 싣기로 결정하였다.
급수대 파악을 제대로 하지 않은 탓인지, 급수가 들쑥날쑥 한 것 같았다. 또한, 급수할 때마다 그룹 인원이 많아서 서로 몸싸움이 나지 않도록 분주하다.
안정을 찾아 자리를 잡으면 그룹이 뒤쪽으로 밀리면서 나까지 밀려 버리고, 바깥쪽에서 레이스를 펼치려고 하니, 맞바람을 내가 맞아야만 했고, 급수할 때마다 불안해야만 했는데...
그러던 중에도 뒷쪽으로 밀리는 주자들이 몇 명씩 발생하였고, 앞쪽으로 계속해서 치고 나가는 주자들도 나타나기를 반복한다.
3구간을 통과하니, 그룹이 계속해서 깨어졌다가 뭉치기를 반복한다. 어쩔 때 자리를 빼앗기기도 하고, 빼앗기도 하면서 시종일관 안정감 있는 레이스 전개가 되질 않는다. 또한, 불규칙한 급수 때문에 불안하여, 파워젤을 13km쯤에 나온 급수대에서 조금 일찍 섭취하였다.
그렇다보니 두번째 섭취할 때에도 나도 모르게 맘이 급해진다. 나도 모르는 사이 파워젤 섭취 또한 15-25-35 순으로 몸에 배여 있었던 모양이었다.
(심리적으로 빨리 섭취한 탓에 후반부에 조금 더 힘이 들었던 것 같기도 했다. 나중에 느끼게 되었지만~)
4구간을 통과할 때 쯤, 도저히 그룹속에서 달릴 수가 없었다. 줄을 잘못 서면 앞주자의 페이스가 떨어짐에 따라 뒤쪽으로 밀려 버린다. 양 옆에 주자들이 있어 쉽사리 비켜 나갈 수도 없고, 비켜 주지도 않았다.
그럴때면 다시금 그룹에 함께 가려고 되돌아 나가며 페이스를 올리게 되어 체력적으로 손해가 될 것 같았기에 5구간을 향해갈 땐, 그룹 좌측으로 빠져 가능한한 이븐페이스로 레이스를 전개하는 것이 수월할 것 같았다.
하프 통과 시간을 확인했더니만, "딱이다. 딱~" 내가 임의로 정했던 1시간 17분 30초(공식은 32초)로 통과하였다.
이븐페이스로 달릴 수만 있다면 35분 00초로 최고 기록을 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쉽지 않으리라는 걸 잘 안다.
초반 1구간을 20여초 이상 빠르게 달렸다는 것으로 중반 가속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그래도 5구간 랩타임(18' 16")이 1구간을 제외하곤 가장 빠르게 체킹 되었다.
조금은 걱정스러운 맘이 들었지만, 가능한한 30초를 넘기지 않아야 한다고...그랬더니 6구간을 18' 30"... 참나!! 그냥 그대로 탄력을 이어가는건데~~
이때부턴 그룹이 길게 늘어나기 시작했고, 확연하게 뒷쪽으로 밀리는 주자들과 확실하게 치고 나가는 주자들이 구분되었다.
나는 그래도 후자에 해당되었다. 30km 지점이 다가올 무렵엔 앞서 나갔던 형님들이 시야에 들어왔다.
쉽게 거리가 좁혀지진 않았지만, 결국은 34km지점에서 병주형님 만나 나란히 달려가니 내게 추월을 허용했던 희무가 다시금 합류하였다.
병주형님이 중앙에 좌 희무, 우 피터~가 보필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일까?
시종일관 뒷쪽에서 치고 나오며, 수많은 다꽝들을 추월하며 합류하며 잠시 숨을 돌리며 일행들과 함께 하려 했던 것이 안일함이었을까?
35km 7구간을 통과하며 랩을 체킹한다. 역시나 탄력 받은대로 가야만 했다.
18' 40"...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찾으며, 마지막 구간을 조금이나 함께가는 것이 편하지 않을까?했던 레이스 탓에 페이스가 10초 떨어졌다.
6구간에 도착할 무렵에 찾아왔던 왼쪽 손바닥 경련 현상이라고 해야하나... 다들 춥지 않다고 했는데, 이곳에선 달리는 주자들을 위해 작은 물병 채로 급수를 하기 때문에 평소처럼 장갑을 벗지 않고, 급수를 하였는데 조금씩 젖다보니 바람으로 인해 왼쪽 손등이 얼었던 모양이다.
그 뒤부턴 주먹을 쥘 수가 없었다. 도저히 견딜 수가 없어, 왼쪽 장갑을 벗어 허리춤에 넣었고, 마른 오른쪽 장갑을 벗어 왼쪽에 낀 채, 오른쪽은 그냥 달렸다.
그나마 왼쪽 손등이 얼어 붙는 느낌은 없었지만, 떨어진 페이스가 회복되진 않았다.
공식 기록상으로도 7구간 스플릿 타임은 똑같이 나왔다...
그런데, 갈수록 나의 두 다리가 무디어진 느낌이 든다. 중반부 중간 중간에 경련의 느낌 같은 것이 들었으나, 예전처럼 조급하진 않았다. 테이핑도 단단히 했고, 최근엔 실제로 경련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자신감도 있었다.
순식간에 호흡이 거칠어진다. 그룹에서 조금씩 밀리기 시작한다.
그렇게 되면 나도 모르게 안간힘을 쓰게 된다. 희무와 병주 형님이 5미터 전방에 있는데, 쉽사리 따라가질 못하고 있다.
레이스 할 때처럼 적극적으로 붙어야 하는데, 일단은 자세를 가다듬고 현재의 몸을 추스리는데 치중할 수 밖에 없었다.
혹시나 하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기에...
38km지점을 통과 했을까??? 20여미터 이상 밀렸다. 최대한 안간힘을 써 보지만, 어렵다는 걸 안다.
그래도 여전히 주변의 주자들과 앞서거니 뒷서거리 하며 레이스를 하고 있는 중이다.
이젠 완전히 퍼진 주자들과 치고 나가는 주자들이 극명하게 들어나는 구간에 접어 들었다.
40km 표지판을 통과할 때 쯤엔 다른 주자들로 인해 시야에서 사라진 듯 했다.
그래도 마지막 구간에서 18분대를 넘기지 않았다.ㅎㅎㅎ 이 쯤이면 경기장이 보일만도 한데, 어디가 어딘지 알 수가 없다.
안내된 길을 따라 달리며, 좌측으로 우측으로 빠져 나갔더니 직선주로가 길게 보이는데, 대충 경기장 근처에 온 것 같기는 하다.
힘든 상황이라 그런지 41km지점 되는 직선 주로가 그렇게 길게 느껴질수가 없다. 그 길을 지나 좌회전을 하니, 아주 짧은 오르막이 있었는데 두 다리가 순간적으로나마 뭉치는 느낌까지 들었다.
왜 이리도 힘들까??? 그 순간 뒷쪽에서 경쾌한 발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만 범일 형님이 치고 나간다.
그냥 멍 하니 달려가며 앞을 응시했더니만, 32km쯤에서 월등하게 앞서 갔던 강호 형님이 코 앞에 있는 것이 아닌가???
언덕 같지도 않은 곳을 올라 다시금 좌회전을 하였더니, 곧바로 운동장이 나왔다. 트랙에 접어 들 때 쯤 강호 형님을 추월한다.
괜한 마음에 둘러 가려고 해도, 트랙이라 그럴만한 공간이 없다.ㅋㅋㅋ
100여미터를 지나면 좌측 골인지점을 통과하여 1바퀴를 더 달려야만 했는데, 약 300여미터 지점에서 거친 호흡으로 바짝 붙어오는 소리가 들리더니만, 마지막 코너링을 할 때엔 호흡과 발소리가 더욱 빨라졌다.
나도 모르게 다급해진 마음으로 스퍼트를 하게 되는데, 잠시 옆쪽으로 오는 듯 해서 보았더니, 일그러진 다꽝이었다.
이런 젠장할~~~ 직선 주로에서 하는 수 없이 두 다리를 쥐어짜게 되었다. 결국은 내가 1초 먼저 골인...ㅎㅎㅎ
먼저 도착한 분들과 안도의 한숨을 쉬었고, 그제서야 입가에 환한 미소가 번질 수 있었다.
그렇게 숨을 고르고 있을 때 쯤, 뒷주자들도 속속들이 골인하였다.
큰 걱정없이 다들 일찌감치 골인을 한 덕분에 스텝 분들께서 가슴졸이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또한, 모두다 책임감 있는 레이스를 한 덕분에 좋은 결과를 이룰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했다.
골인 후, 잠시 휴식을 하며 사진 촬영하기에 분주했고, 우리들이 탈의실로 이동할 때 쯤엔 대회가 마무리 되어가는 분위기였다.
경기장 골인 제한 시간이 2시간 45분이다보니, 내가 골인한 후, 10여분이 채 지나지 않아 공식적인 대회는 끝이 난 것이나 다름 없었다.ㅋㅋㅋ
그 시간내에 경기장에 들어온 주자만이 완주자 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이다. 숙소로 이동하는 발걸음은 가벼웠으며, 로비 1층에 있는 온천탕에 몸을 풀어주니 기분이 그렇게 상쾌할 수가 없었다.
또한, 다들 유쾌한 기분으로 저녁을 겸한 뒷풀이 장소에 도착하여 너무도 흥에 겨워 시간가는 것도 잊어 버린 듯 했다.ㅎㅎㅎ
참으로 유쾌한 느낌이었다.
= 이 대회에 참가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신, 서울마라톤 박영석 명예회장님을 비롯한 관계자분들(이장호 부회장님, 윤현수 부회장님, 이명직 부회장님, 한재호 감독님, 이문희 사장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또한, 낯선 곳에서 좋은 곳으로 안내해 주신 강호 형님 무진장 감사드리고요. 함께 하여 좋은 팀웍으로 좋은 성과를 이룰 수 있었던 분들(김광호님, 사희무님, 구병주님, 이범일님, 강호님, 이지원님, 이현석님, 유세준님, 박종욱님)께도 감사드립니다.
= 세계에서 출전할 수 있는 기준이 가장 까다롭다는 후쿠오카 마라톤에 참가하게 되면서 마라톤 선진국 일본의 힘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화려하진 않지만, 검소하고, 깔끔하고, 정확하고, 세심하게 배려해 주는 마라톤 대회가 아닐까?
또한, 일본에서 달리는 마라토너들은 정말로 행복한 달림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출발부터 시작해서 거리 곳곳엔 주자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줄을 쳐 놓아 안전을 도모하였고, 출발 후부터 경기장에 골인하기 직전까지 수많은 인파들의 열렬한 응원을 받으며 달릴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끝없이 외쳐되는 수많은 꼬맹이들(어른들보다 꼬맹이들의 열렬한 응원)의 외침 소리가 달리는내내 끊이질 않았다. "화이또~, 깐빠레~"
어릴 때부터 이런 모습을 보고 자란 아이들을 열렬한 환영을 받으며 달리는 마라토너로 자연스레 거듭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대회가 끝나기가 무섭게 내년 대회를 당연하게 기약하고 싶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았다. 출국에 앞서 새벽에 오호리 공원에 산책을 나갔는데, 어제 오후에도 훈련을 했다는 "올림픽 챔피언 사무엘 완지루" 선수를 만났다.
공원으로 향해가는 인도를 걷고 있는 뒷쪽에서 경쾌한 발걸음이 저멀리서 들려 오는데, 어둠속에서도 선수라는 걸 알았다.
한쪽으로 비켜서며, 나를 지나쳐 가는데 얼굴은 볼 수 없었지만, 달리는 폼이 "완지루"선수였다.
너무 놀라 나머지, "오우~ 완지루!!"라고 외쳤더니, 공원에 접어들면서 자기도 놀랬는지 "하이~인지 예~인지" 외마디 대답과 함께 오른쪽 손을 올리는 제스처를 보내 주었다.
사진을 찍어야 하는데, 밧데리가 방전이 되었다. 혹시나 싶어 시계를 확인해 보았더니, 2km 한바퀴를 6분 미만으로 달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ㅋㅋㅋ
달려가는 발걸음이 그렇게 경쾌할 수가 없었다.
서둘러 편의점에 가서 밧데리를 구입하였지만, 더 이상 그를 볼 수가 없었다. 날도 밝았는데...
평소와 같았다면 냅다 달려 가서 올 수 있었을테고, 짧게나마 함께 달려 볼수도 있었을텐데, 나의 두다리는 전력으로 풀코스를 달리고 나면 최소 3일간은 제대로 조깅도 할 수 없다는 것을....에구~~~~
= 기회가 된다면 아니 꼭 기회를 만들어서라도 향후 3년 또는 5년내에 비록 꼴지로 경기장을 나서게 되더라도 A그룹에 속하여 "운동장에서 출발하여 운동장으로 골인"하는 영광을 누려보리라!!!
- 초청 및 일반선수 : 90명 / 일반 마스터스 선수 : 559명
- 전체순위 : 162위
- 완주자 : 439명
- 유 니 폼 : 블루 숏 팬츠와 싱글렛(흰색과 파란색)
- 악세사리 : 오클리 파란 고글, 파란 팔토시, 파란 장갑, 파워젤 3개
- 레이싱화 : 아식스 수퍼매직
금요일 오후 서울행 열차를 타고, 서울역에 도착하여 지하철을 타고, 인천공항 인근에 숙소를 찾아 방황을 하게 된다.
그런데, 갑자기 불어닥친 한파로 인해 무진장 고생하며, 겨우겨우 모텔을 가장한 여인숙 같은 곳을 찾았고, 서둘러 여장을 풀었다.
함께 하기로 한, 세차 형님은 기상 악화로 인한 항공기 결항으로 부랴부랴 열차를 갈아타는 어려움 끝에 도착할 수 있었다.
나는 후쿠오카를 두 번이나 다녀왔던 강호 형님 말씀만 믿고, 조끼에다가 윈드브레이커 차림이었는데, 동장군으로 후쿠오카로 날아가기 전에 고생을 치른다...
어쨌거나 허름한 숙소에서 하룻밤을 지낸 후, 새벽에 일어나 근처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서 촌놈이 처음으로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게 된다.ㅎㅎㅎ
약속 시간이 임박해 올 쯤, 다들 쟁쟁한 선수들을 만났고, 서울마라톤 박영석 명예회장님을 비롯한 스텝 분들을 뵐 수 있었다.
비행기 타고 해외로 떠나는 여행은 처음 있는 일이다.ㅎㅎㅎ
사실 나는 장가를 가지 않으면, 해외 여행 갈 일이 있을까?하고 생각을 해 본적이 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럴만한 가능성이 전혀 없다"라고 단정지었다.
그러나, 달리기를 시작한 후, 배편이었지만 대마도 국경마라톤대회에 참가를 할 수 있었고, 2년전에는 이브스키 유채꽃마라톤 대회에도 참가를 하게 된 것이다.
어떻게 보면 별일이 아닌 것 같기도 하지만, 내겐 획기적인 일이었다.
이번엔 항공편으로 전세계적으로 지명도가 높은 "후쿠오카 마라톤"대회 투어를 겸한 마라톤 일정인 것이다.
후쿠오카 마라톤 대회 참가에 대한 기대보단 촌놈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2박3일간의 빡빡한 일정을 어떻게 하면 슬기롭게(이리저리 많이 둘러 볼 수 있을까?) 보낼 수 있을까?하는 설레임이 더 크게 다가오는 듯 했다.
하지만, 대회에 임박하여 서울마라톤 박영석 명예회장님께서 후쿠오카 마라톤에 마스터즈 선수를 파견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는지에 관한 말씀과 그 분께서 표현하신 마라톤에 대한 열정을 듣는 순간부턴 내일 대회 레이스는 지금까지의 해 왔던 것과는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명예회장님의 말씀을 듣게 된 후부터 머리칼이 쭈뼛하며, 머릿속에 자리잡은 안일한 생각은 순식간에 조각나 사라져 버렸고, 내게 주어진 것에 대한 강한 사명감만이 존재하기 시작하였다.
군시절에 국내선을 처음 타 본 후, 거의 15년만에 비행기를 타게 된 것이다. 역시나 익숙하지 않은 탓인지, 이륙할 때 귀가 멍멍하고 머리가 띵하고 아파온다. 그러면 어김없이 속이 메쓰껍다...ㅋㅋㅋ
다행히도 일본 후쿠오카는 그렇게 멀지 않았다. 1시간을 조금 넘긴 시간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냥 일행들과 함께 유치원생 마냥 줄지어 따라 다닌다.
후쿠오카 날씨도 한국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잠깐 눈빨이 날리기도 하였고, 영상 3도를 가르키고 있었다... 나홀로 파카를 입고 오지 않은 탓에 시종일관 추위에 노출에 될 수 밖에 없었다.
금요일 하루 먼저 따뜻한 부산을 출발했고, 후쿠오카는 부산보다 아랫쪽이기에 평균 기온이 높다고 했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었다.ㅋㅋㅋ
셔틀 버스로 지하철역에 도착하였고, 점심을 위해 텐진역에 도착하여 식사를 하고선 곧바로 사무국이 있는 호텔로 이동하였다.
정해진 코스 답사는 앞서 참가하셨던 분들이 계셨기에 패쓰... 덕분에 배번 수령시까지 여유가 생겨 우리들은 관광모드로... 강호형님, 병주형님, 세준형님과 함께 후쿠오카 시내를 둘러보았다.
아마도 강호 형님이 참가하지 않았다면 엄두낼 수도 없었겠지...ㅋㅋㅋ
짧은 시간 관광 후, 다시금 호텔로 돌아와 배번호와 기념품을 수령하고선 곧 바로 숙소로 이동하였다.
숙소에 여장을 풀기가 무섭게 강호 형님은 또다시 밖으로 향했다. 오른쪽 발바닥 상태가 좋지 않아 잠시 망설였지만, 지금이 아니면 기회가 없을 것 같아 다시금 나섰다. 이번엔 5명의 선수와 스텝 한 분까지 함께 하셨다.
택시를 타고, 후쿠오카 타워로 향했다. 타워에서 본 후쿠오카 시내 풍경은 한마디로 짜임새 있고, 깔끔해 보였다.
또한, 인공 해변을 멋지게 조성해 놓았는데, 너무나 맘에 들었다.
그리고, 야후돔을 멀리서나마 보기 위해 JAL 호텔로 이동하였으나, 개인 사진을 찍느라 정신을 판 사이 나홀로 외톨이가 된 것이다.ㅋㅋㅋ
이런 된장...
스카이 라운지로 찾아 가려다가 길이 엇갈리면 미아갈 될 것 같아서리 나중에 내려올 때까지 호텔 로비를 돌아다니며 셀카 놀이로 시간을 보낸다.
30여분 정도 흘렀을까??? 나를 찾으러 오셨다.ㅎㅎㅎ
시간이 조금 늦어진 탓에 서둘러 택시를 타고, 만찬회장이 호텔로 이동하였다.
만찬회장에 도착하였더니, 대회 참가자 대부분이 모인 듯 하였다. 엘리트 초청 선수를 제외하곤...
그렇게 많은 종류의 음식은 아니었지만, 마라토너들을 위한 음식으로선 손색이 없었다. 파티를 하는 것처럼 의자는 없었으나, 다들 익숙한 분위기에 젖어 맛난 음식을 챙겨 먹기에 바빴다.
여기서도 세번째 참가를 한 강호형님 뒤쪽에 붙어 빠르게 음식 섭취에 들어갔다.ㅎㅎㅎ 맛난 음식을 줄을 한번 더 선 다음, 다른 분들 음식까지 함께 받아가며, 서로 서로 챙겨가며 먹는다.ㅎㅎㅎ
일어를 전혀 못 하기에... 생각나는 영어단어 몇 개로 대충 의사 소통을 해 가며~~
일본 녀석들도 얼굴을 비스무리하게 생긴 놈이 일어를 못하고, 더듬되는 영어를 하니, 이상한 모양이다.ㅎㅎㅎ
대충 외국 선수라고 생각할테니, 그냥 이해해 주기를 바랄뿐이다.ㅎㅎㅎ
충분한 섭취를 넘어 과도하게 식사를 하고서 숙소로 돌아갔다. 일단은 배가 부르니 만사가 편하게 느껴졌다.
내일 출발 시간이 12시 10분이기에 조금 늦게 잠이 들더라도 수면 시간만큼은 충분하리라...
* 아래 기록은 후쿠오카 공식 홈페이지에 게시된 건타임 기록 *
00 ~ 05km 18' 07"
06 ~ 10km 18' 25"(0` 36' 32")
11 ~ 15km 18' 27"(0` 54' 59")
16 ~ 20km 18' 31"(1` 13' 30") 반환점 1` 17' 32"
21 ~ 25km 18' 16"(1` 31' 46")
26 ~ 30km 18' 30"(1` 50' 13")
31 ~ 35km 18' 40"(2` 05' 56")
36 ~ 40km 18' 53"(2` 27' 49")
41 ~ 골인 08' 30"(2` 36' 16")
[전반 1` 17' 32", 후반 1` 18' 47"]
= 출발 총성보다 라인 통과시 개인적으로 랩을 눌렀기에 3초 정도의 갭이 있었음!!
8시경에 일어났다. 대회 참가를 위한 4시간전 기상이었다. 발바닥이 그나마 빨리 이완될 수 있도록 기지개를 켜고, 스트레칭을 하며 몸을 깨웠다.
출발 3시간전 1층 로비 식당에서 평소보다 충분하게 식사를 했다. 어제 많이 먹은 탓인지 오히려 더 많이 먹고 싶었으나, 작은 공기로 한공기와 조금 더 먹었다.
그래도 아침밥은 내가 제일 적게 먹지 않았나?싶을 정도로 다들 충분한 식사를 하는 듯 보였다...(오히려 배가 더 고플텐데... 자기에게 맞도록 식사해야 할테니깐)
이제부터 제대로된 대회 준비가 시작된다.
발바닥에 반창고를 바르고, 비복근과 아킬레스건 테이핑을 하였다. 갑장 종욱이도 우리방에서 정성스레 테이핑을 했고, 햄스트링까지 추가한다. 나도 덩달아 추가~ 손해볼 것이 없을 것 같아서리~~~
숙소가 출발 지점과 10여분도 걸리지 않는 곳이라 10시쯤에 나섰다. 또한, 참가하는 선수들이 많지 않으니 그렇게 붐빈다는 느낌도 없다.
매트가 깔려져 있는 곳을 통과함으로서 첫번째로 참가 여부가 확인되었으며, 나중엔 순번대로 10열 종대로 정열을 하는데, 선수 명단을 일일이 체킹을 한다.
그리고, 물품 보관하는 트럭이 경기장과 공원 사이에 위치하고 있어 출발지점과 얼마 차이가 나지 않으니, 조급한 마음도 없다. 오히려 국내 대회 참가하는 것보다 훨씬 더 여유가 있다.
대부분 모든 것이 선수들을 위해 배려가 되어 있는 듯 했다. 10분전에 윈드브레이커를 벗었고, 물품을 맡긴 후 출발선으로 향했다.
시간이 임박해질 때마다 마이크로 방송을 했으며, 출발 5분전부턴 1분간격으로 알려준다.
언제부터 긴장할까?라는 질문을 내게 던졌는데, 역시 출발선에 섰더니 온 몸에 나른한 긴장감이 팽배해져 온다.
그러나, 우승을 위한 레이스 다툼이 아니기에 오히려 냉정함도 빠르게 찾을 수 있었다.
카운트 다운이 들어 갈 무렵, 다들 중장거리 출발 선수들처럼 상체를 숙이고 튕겨져 나가기 위한 자세로... 완전 자동이다...ㅎㅎㅎ 얼떨결에 나도 모르게~~~ㅎㅎ
나의 배번호는 6~7번째줄에 위치할 수 있었다. 출발선으로부터 7~8미터 정도 후방에 자리를 잡았다.
총성이 울렸고, 다들 튀어 나간다. 끝번호가 2번이었기에 인코너로 자리를 잡았다. 그나마 오호리 공원 1바퀴를 돌아갈 때도 적은 거리를 달리고 싶기도 하거니와 내측만이라도 막아서며 몸싸움을 줄이고자 하는 바램도 있었다.
1km 팻말을 통과하며 시간을 체킹하였더니, 3분 50초였다. 10~15미터 앞쪽에 강호형님과 병주형님이 나란히 달리고 계셨다.
이 페이스라면 형님들과 나란히 가도 될 것 같았다. 내가 붙었을 경우, km당 3분 45초로(5km 18' 45" 예상) 1구간을 부드럽게 통과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오호리 공원을 1바퀴 돌고 도로에 접어 들었다. A그룹(운동장에서 출발한 그룹)은 제대로 볼 수도 없었다.
공원에서 출발한 때도 총성과 함께 100여명 이상이 앞쪽으로 튀어 나갔기 때문에 내가 어느 정도 위치인지도 알 수 없을 뿐더러, 일단은 1구간 페이스를 무난하게 잡는 것이 우선이라는 생각 밖에 없었다.
그러나, 도로에 나왔지만 시종일관 주변 주자들과 무리를 이루며 몸싸움에 들어갔고, 뒷쪽에선 계속해서 치고 나가고 있다.
주변을 둘러보니, 나보다 빠른 배번호를 달고 있는 주자들이 없다.(번호를 앞뒤로 부착하기 때문에 알 수 있다.) 다들 400번대 이상 700번대까지 뒤죽박죽이었다. 그들도 하프 기록이 좋은 주자들이 있을테니까??
최대한 흐름에 몸을 맡기에 한그룹 앞에서 달리고 있는 형님들과 합류하고자 야금야금 페이스를 전개하며 4km를 통과하며 뭉칠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아주 잠시였다.
2분여 정도 형님들과 함께 했을려나.....
1구간을 통과하며 랩타임을 눌렸다. 18' 04"~~~~~(건타임은 18' 07")
전혀 고민하지 않았다. 주저없이 페이스를 낮췄고, 형님 두 분을 보내 드렸다. 그랬더니, 순식간에 뒷주자들이 앞쪽으로 빨려 나가는 것처럼 보였다.
그렇게 두 그룹을 보냈더니, 어느 정도 간격이 유지되는 듯 했기에 다시금 주변 그룹의 중간쯤에서 레이스를 전개해 나간다.
비록 1구간을 오버페이스(나의 계획엔) 했지만, 책임감 있는 레이스를 위해 조절을 한 덕택에 2구간은 18' 25"로 쾌적한 페이스를 찾았다.ㅎㅎㅎ
일단은 함께가는 그룹에 계속해서 몸을 싣기로 결정하였다.
급수대 파악을 제대로 하지 않은 탓인지, 급수가 들쑥날쑥 한 것 같았다. 또한, 급수할 때마다 그룹 인원이 많아서 서로 몸싸움이 나지 않도록 분주하다.
안정을 찾아 자리를 잡으면 그룹이 뒤쪽으로 밀리면서 나까지 밀려 버리고, 바깥쪽에서 레이스를 펼치려고 하니, 맞바람을 내가 맞아야만 했고, 급수할 때마다 불안해야만 했는데...
그러던 중에도 뒷쪽으로 밀리는 주자들이 몇 명씩 발생하였고, 앞쪽으로 계속해서 치고 나가는 주자들도 나타나기를 반복한다.
3구간을 통과하니, 그룹이 계속해서 깨어졌다가 뭉치기를 반복한다. 어쩔 때 자리를 빼앗기기도 하고, 빼앗기도 하면서 시종일관 안정감 있는 레이스 전개가 되질 않는다. 또한, 불규칙한 급수 때문에 불안하여, 파워젤을 13km쯤에 나온 급수대에서 조금 일찍 섭취하였다.
그렇다보니 두번째 섭취할 때에도 나도 모르게 맘이 급해진다. 나도 모르는 사이 파워젤 섭취 또한 15-25-35 순으로 몸에 배여 있었던 모양이었다.
(심리적으로 빨리 섭취한 탓에 후반부에 조금 더 힘이 들었던 것 같기도 했다. 나중에 느끼게 되었지만~)
4구간을 통과할 때 쯤, 도저히 그룹속에서 달릴 수가 없었다. 줄을 잘못 서면 앞주자의 페이스가 떨어짐에 따라 뒤쪽으로 밀려 버린다. 양 옆에 주자들이 있어 쉽사리 비켜 나갈 수도 없고, 비켜 주지도 않았다.
그럴때면 다시금 그룹에 함께 가려고 되돌아 나가며 페이스를 올리게 되어 체력적으로 손해가 될 것 같았기에 5구간을 향해갈 땐, 그룹 좌측으로 빠져 가능한한 이븐페이스로 레이스를 전개하는 것이 수월할 것 같았다.
하프 통과 시간을 확인했더니만, "딱이다. 딱~" 내가 임의로 정했던 1시간 17분 30초(공식은 32초)로 통과하였다.
이븐페이스로 달릴 수만 있다면 35분 00초로 최고 기록을 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쉽지 않으리라는 걸 잘 안다.
초반 1구간을 20여초 이상 빠르게 달렸다는 것으로 중반 가속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그래도 5구간 랩타임(18' 16")이 1구간을 제외하곤 가장 빠르게 체킹 되었다.
조금은 걱정스러운 맘이 들었지만, 가능한한 30초를 넘기지 않아야 한다고...그랬더니 6구간을 18' 30"... 참나!! 그냥 그대로 탄력을 이어가는건데~~
이때부턴 그룹이 길게 늘어나기 시작했고, 확연하게 뒷쪽으로 밀리는 주자들과 확실하게 치고 나가는 주자들이 구분되었다.
나는 그래도 후자에 해당되었다. 30km 지점이 다가올 무렵엔 앞서 나갔던 형님들이 시야에 들어왔다.
쉽게 거리가 좁혀지진 않았지만, 결국은 34km지점에서 병주형님 만나 나란히 달려가니 내게 추월을 허용했던 희무가 다시금 합류하였다.
병주형님이 중앙에 좌 희무, 우 피터~가 보필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일까?
시종일관 뒷쪽에서 치고 나오며, 수많은 다꽝들을 추월하며 합류하며 잠시 숨을 돌리며 일행들과 함께 하려 했던 것이 안일함이었을까?
35km 7구간을 통과하며 랩을 체킹한다. 역시나 탄력 받은대로 가야만 했다.
18' 40"...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찾으며, 마지막 구간을 조금이나 함께가는 것이 편하지 않을까?했던 레이스 탓에 페이스가 10초 떨어졌다.
6구간에 도착할 무렵에 찾아왔던 왼쪽 손바닥 경련 현상이라고 해야하나... 다들 춥지 않다고 했는데, 이곳에선 달리는 주자들을 위해 작은 물병 채로 급수를 하기 때문에 평소처럼 장갑을 벗지 않고, 급수를 하였는데 조금씩 젖다보니 바람으로 인해 왼쪽 손등이 얼었던 모양이다.
그 뒤부턴 주먹을 쥘 수가 없었다. 도저히 견딜 수가 없어, 왼쪽 장갑을 벗어 허리춤에 넣었고, 마른 오른쪽 장갑을 벗어 왼쪽에 낀 채, 오른쪽은 그냥 달렸다.
그나마 왼쪽 손등이 얼어 붙는 느낌은 없었지만, 떨어진 페이스가 회복되진 않았다.
공식 기록상으로도 7구간 스플릿 타임은 똑같이 나왔다...
그런데, 갈수록 나의 두 다리가 무디어진 느낌이 든다. 중반부 중간 중간에 경련의 느낌 같은 것이 들었으나, 예전처럼 조급하진 않았다. 테이핑도 단단히 했고, 최근엔 실제로 경련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자신감도 있었다.
순식간에 호흡이 거칠어진다. 그룹에서 조금씩 밀리기 시작한다.
그렇게 되면 나도 모르게 안간힘을 쓰게 된다. 희무와 병주 형님이 5미터 전방에 있는데, 쉽사리 따라가질 못하고 있다.
레이스 할 때처럼 적극적으로 붙어야 하는데, 일단은 자세를 가다듬고 현재의 몸을 추스리는데 치중할 수 밖에 없었다.
혹시나 하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기에...
38km지점을 통과 했을까??? 20여미터 이상 밀렸다. 최대한 안간힘을 써 보지만, 어렵다는 걸 안다.
그래도 여전히 주변의 주자들과 앞서거니 뒷서거리 하며 레이스를 하고 있는 중이다.
이젠 완전히 퍼진 주자들과 치고 나가는 주자들이 극명하게 들어나는 구간에 접어 들었다.
40km 표지판을 통과할 때 쯤엔 다른 주자들로 인해 시야에서 사라진 듯 했다.
그래도 마지막 구간에서 18분대를 넘기지 않았다.ㅎㅎㅎ 이 쯤이면 경기장이 보일만도 한데, 어디가 어딘지 알 수가 없다.
안내된 길을 따라 달리며, 좌측으로 우측으로 빠져 나갔더니 직선주로가 길게 보이는데, 대충 경기장 근처에 온 것 같기는 하다.
힘든 상황이라 그런지 41km지점 되는 직선 주로가 그렇게 길게 느껴질수가 없다. 그 길을 지나 좌회전을 하니, 아주 짧은 오르막이 있었는데 두 다리가 순간적으로나마 뭉치는 느낌까지 들었다.
왜 이리도 힘들까??? 그 순간 뒷쪽에서 경쾌한 발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만 범일 형님이 치고 나간다.
그냥 멍 하니 달려가며 앞을 응시했더니만, 32km쯤에서 월등하게 앞서 갔던 강호 형님이 코 앞에 있는 것이 아닌가???
언덕 같지도 않은 곳을 올라 다시금 좌회전을 하였더니, 곧바로 운동장이 나왔다. 트랙에 접어 들 때 쯤 강호 형님을 추월한다.
괜한 마음에 둘러 가려고 해도, 트랙이라 그럴만한 공간이 없다.ㅋㅋㅋ
100여미터를 지나면 좌측 골인지점을 통과하여 1바퀴를 더 달려야만 했는데, 약 300여미터 지점에서 거친 호흡으로 바짝 붙어오는 소리가 들리더니만, 마지막 코너링을 할 때엔 호흡과 발소리가 더욱 빨라졌다.
나도 모르게 다급해진 마음으로 스퍼트를 하게 되는데, 잠시 옆쪽으로 오는 듯 해서 보았더니, 일그러진 다꽝이었다.
이런 젠장할~~~ 직선 주로에서 하는 수 없이 두 다리를 쥐어짜게 되었다. 결국은 내가 1초 먼저 골인...ㅎㅎㅎ
먼저 도착한 분들과 안도의 한숨을 쉬었고, 그제서야 입가에 환한 미소가 번질 수 있었다.
그렇게 숨을 고르고 있을 때 쯤, 뒷주자들도 속속들이 골인하였다.
큰 걱정없이 다들 일찌감치 골인을 한 덕분에 스텝 분들께서 가슴졸이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또한, 모두다 책임감 있는 레이스를 한 덕분에 좋은 결과를 이룰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했다.
골인 후, 잠시 휴식을 하며 사진 촬영하기에 분주했고, 우리들이 탈의실로 이동할 때 쯤엔 대회가 마무리 되어가는 분위기였다.
경기장 골인 제한 시간이 2시간 45분이다보니, 내가 골인한 후, 10여분이 채 지나지 않아 공식적인 대회는 끝이 난 것이나 다름 없었다.ㅋㅋㅋ
그 시간내에 경기장에 들어온 주자만이 완주자 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이다. 숙소로 이동하는 발걸음은 가벼웠으며, 로비 1층에 있는 온천탕에 몸을 풀어주니 기분이 그렇게 상쾌할 수가 없었다.
또한, 다들 유쾌한 기분으로 저녁을 겸한 뒷풀이 장소에 도착하여 너무도 흥에 겨워 시간가는 것도 잊어 버린 듯 했다.ㅎㅎㅎ
참으로 유쾌한 느낌이었다.
= 이 대회에 참가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신, 서울마라톤 박영석 명예회장님을 비롯한 관계자분들(이장호 부회장님, 윤현수 부회장님, 이명직 부회장님, 한재호 감독님, 이문희 사장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또한, 낯선 곳에서 좋은 곳으로 안내해 주신 강호 형님 무진장 감사드리고요. 함께 하여 좋은 팀웍으로 좋은 성과를 이룰 수 있었던 분들(김광호님, 사희무님, 구병주님, 이범일님, 강호님, 이지원님, 이현석님, 유세준님, 박종욱님)께도 감사드립니다.
= 세계에서 출전할 수 있는 기준이 가장 까다롭다는 후쿠오카 마라톤에 참가하게 되면서 마라톤 선진국 일본의 힘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화려하진 않지만, 검소하고, 깔끔하고, 정확하고, 세심하게 배려해 주는 마라톤 대회가 아닐까?
또한, 일본에서 달리는 마라토너들은 정말로 행복한 달림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출발부터 시작해서 거리 곳곳엔 주자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줄을 쳐 놓아 안전을 도모하였고, 출발 후부터 경기장에 골인하기 직전까지 수많은 인파들의 열렬한 응원을 받으며 달릴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끝없이 외쳐되는 수많은 꼬맹이들(어른들보다 꼬맹이들의 열렬한 응원)의 외침 소리가 달리는내내 끊이질 않았다. "화이또~, 깐빠레~"
어릴 때부터 이런 모습을 보고 자란 아이들을 열렬한 환영을 받으며 달리는 마라토너로 자연스레 거듭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대회가 끝나기가 무섭게 내년 대회를 당연하게 기약하고 싶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았다. 출국에 앞서 새벽에 오호리 공원에 산책을 나갔는데, 어제 오후에도 훈련을 했다는 "올림픽 챔피언 사무엘 완지루" 선수를 만났다.
공원으로 향해가는 인도를 걷고 있는 뒷쪽에서 경쾌한 발걸음이 저멀리서 들려 오는데, 어둠속에서도 선수라는 걸 알았다.
한쪽으로 비켜서며, 나를 지나쳐 가는데 얼굴은 볼 수 없었지만, 달리는 폼이 "완지루"선수였다.
너무 놀라 나머지, "오우~ 완지루!!"라고 외쳤더니, 공원에 접어들면서 자기도 놀랬는지 "하이~인지 예~인지" 외마디 대답과 함께 오른쪽 손을 올리는 제스처를 보내 주었다.
사진을 찍어야 하는데, 밧데리가 방전이 되었다. 혹시나 싶어 시계를 확인해 보았더니, 2km 한바퀴를 6분 미만으로 달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ㅋㅋㅋ
달려가는 발걸음이 그렇게 경쾌할 수가 없었다.
서둘러 편의점에 가서 밧데리를 구입하였지만, 더 이상 그를 볼 수가 없었다. 날도 밝았는데...
평소와 같았다면 냅다 달려 가서 올 수 있었을테고, 짧게나마 함께 달려 볼수도 있었을텐데, 나의 두다리는 전력으로 풀코스를 달리고 나면 최소 3일간은 제대로 조깅도 할 수 없다는 것을....에구~~~~
= 기회가 된다면 아니 꼭 기회를 만들어서라도 향후 3년 또는 5년내에 비록 꼴지로 경기장을 나서게 되더라도 A그룹에 속하여 "운동장에서 출발하여 운동장으로 골인"하는 영광을 누려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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